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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55th]탄약고 사건

실화 괴담 2012. 6. 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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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스탈릿님이 투고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제가 군복무 하던 시절 일어났던 탄약고 사건입니다.


새벽 2시 반쯤에 탄약고 초소 초병 두 사람이 각기 한 발씩 공포탄을 발포해서 부대가 뒤집어졌던 사건이었죠.


제가 근무한 부대의 탄약고 초소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무성한 곳이었습니다.




실제로 초소 옆에 위치한 통신 창고에서 자물쇠를 잠궈 뒀는데도 한밤 중에 난데 없이 와장창하고 무엇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거나, 비오는 날만 되면 빗소리에 섞여 따닥따닥 하고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초소 바닥에서 들려오곤 했습니다.


모 사단 포병 독립 중대 소속으로 당시 제대를 2개월 앞둔 말년 병장이었던 저는,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 당직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당직사관(하사), 당직부사관(저), 그리고 순찰자(후임, 상병 5호봉) 까지 세 명이 당직 근무를 서게 되었고, 그 날 외출했다 돌아온 관측장교 한 분이 사오신 치킨을 나눠 먹은 뒤 꾸벅거리며 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 반.


초병 교대 시간이었던 탓에 근무 교대자들이 행정반에 들어와 총기 수령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p96k 무전기로 무전이 들어왔습니다.




[행정반, 행정반, 행정반, 행정반!]


대단히 다급한 목소리에 잠이 확 깬 저는 곧바로 무슨 일이냐고 무전에 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급한 목소리로 괴한 두 명이 초소 아래에서 초소 바닥을 마구 두드리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당직사관은 곧바로 부대 비상 사이렌을 울렸고, 거수자 상황을 전파하던 도중 갑자기 초소 쪽에서 몇 초 간격으로 두 발의 총성과 고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후 전 부대에 비상이 걸려서, 자다 깬 중대원 수십 명이 진압봉을 들고 초소로 뛰어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초소에는 사방에 총을 겨누고 정신을 못 차리는 초병 두 명만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상황 파악을 위해 초소 주위를 수색하는 한편, 초병들에게 사정을 물었지만 둘 다 정신을 놓아서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겨우 조금 진정이 된 뒤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근무 교대 십 분을 앞두고 철수할 기대에 정신이 말짱한 상태였는데, 어느 순간 초소 앞 도로 멀리서 사람 하나가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순찰자라고 짐작한 초병들은 초소 창문을 열고 암구어를 외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로 중간쯤에서 그 사람이 갑자기 매우 빠른 속도로 뛰어오기 시작하더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 형체를 식별할 수 있는 거리에 이르자 그 사람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것은 너덜너덜한 거적때기를 걸친 시커먼 사람이었습니다.


게다가 손에는 둔기로 보이는 짧은 막대마저 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초병들은 행정반에 즉시 무전을 날렸다고 합니다.




그 뒤 초소 바로 앞까지 달려온 괴한은 암구어를 무시하더니, 갑자기 둘로 나뉘어서 초소 좌우측 아래로 뛰어들어 오더랍니다.


그 순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초병들은 총을 고쳐 잡고 확인을 위해 초소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괴한이 초소 바닥을 사방에서 마구 두드렸고, 고함에 가까운 암구어를 외쳐도 어떠한 응답조차 하지 않은채 오직 바닥만 두드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협을 하기 위해 사수가 한 발, 부사수가 한 발씩 공포탄을 발사하고 나서야 두드림이 멈췄고, 곧이어 중대원들이 달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전 중대원이 한밤 중에 온 부대를 샅샅이 수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시간여에 걸친 수색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날이 밝은 뒤 대대장까지 찾아와 보다 자세히 수색을 했지만, 초소 바닥에서 약간의 긁힌 자국이 발견 된 것 이외에는 어떠한 이상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쨌거나 공포탄 두 발이 격발된 것은 사실이었기에, 그 사건은 멧돼지에 의한 오발 사건으로 종결되었습니다.


그 후 부대의 철조망을 보수하고 멧돼지에 대한 대응 방법을 교육받는 것으로 그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그 초병들은 그것은 분명 멧돼지가 아니라 사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초병들은 그 후 탄약고 초소 근무를 한사코 거부하여 끝내 탄약고 초병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과연 그 때 그것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아직까지도 그것이 진짜 멧돼지였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초소 바닥을 어째서 두드린 것인지, 멧돼지가 1.5m 높이의 초소 바닥을 두드릴 수 있는 것인지, 그 멧돼지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둘로 나뉘어 초소 바닥을 미친 듯 두드렸던 그것이 무엇일지, 아직도 저에게는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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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미있게보고가요
  2. 해당 초소가 지표면으로부터 사람 키 정도의 높이만큼 이격되어 있는 구조였던 모양이군요.

    그렇다면야 멧돼지가 초소 아래에서 폴짝 폴짝 뛰기라도 하면서 바닥을 쿵쿵 들이받지않는 이상 그런 기묘한 상황이 발생하기는 힘들 것인데...

    게다가 분신술(!)까지; 무슨 만렙(?) 멧돼지도 아니고... [...]


    아무튼, 초병들 입장에서는 정말 혼절할만큼 무서웠을 듯 싶네요.

    혹시 북한 특수부대원이 침투한 것은 아닐까 등등... 순간적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을 듯; =_=);;

    p.s - 그나저나 이번 괴담도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D
  3. 옛날이었으면 딱 빨치산으로 이어지기 좋은 이야기네요:(
  4. 기글기글 2012.06.21 10:10
    군대 괴담들을때마다 새벽 3시에 초소 무전기 안된다고 당직근무 서던 나를 혼자 순찰보낸 행정관이 생각난다. 행정관 개객끼야 무섭다고 ㅠㅠ
  5. ranranroo 2012.06.22 20:33
    초병 말중초반에 몰리서라고 오타나셧네요 ㅎㅎ 몰리서 말고 멀리서요 ㅎㅎ
  6. 손님 1 2012.06.23 20:17
    거수자:제트스트림 어택이다!
  7. 초야에 묻혀사는 고수
  8. 전위대 2013.09.06 18:21
    옛날엔 곰보다 큰 맷돼지도 많았지만 일제의 해수구제사업 이후 씨가 말라 지금은 송아지 크기 맷돼지도 보기 힘들텐데...괴이한 일이군요
  9. 유키하라 2016.09.13 13:10
    군대얘기는 역시 신기해요 학교다닐때 쌤들이 군대얘기해주고 그랬는데 탱크를 각목으로 지고다녔다고했죠..하하... 근데 쟤가 원래 남의 말은 의심하면서 믿는성격이라 잘 속아요
  10. 국내 괴담으로 오니 갑자기 군대 괴담 수가 확 올라가네요ㅋㅋ 개인적으로 뭔가 더 생생한 느낌이라 무서운ㅠㅠ
  11. 토미에 2017.05.08 09:03
    군부대 최고의 심령스팟 탄! 약! 고!
    여지껏 그 어떤 곳도 이곳을 넘어 설 수 없었다.
    다만 부대 후문 정도가 겨우 뒤를 따를 뿐.
  12. 군생활하면서 별걸 다보죠 저같은경우도 3번 봤습니다.
    참 심리적요인으로인한것인지 정말 별꼴다봣네요 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