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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455th]터널 안의 괴이

괴담 번역 2014. 8. 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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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직접 겪은 이야기다.


술친구들과 함께 술을 퍼 마시다, 심령 스폿에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남자 둘 여자 둘의 뻔한 조합으로, 귀신이 나온다는 지역 터널로 가게 되었다.




터널에 관한 소문은 많았다.


안에서 클락션을 울리면 귀신이 나온다더라, 손자국이 철썩철썩 창문이 나타난다더라...


그런 도시전설 같은 것이 대부분이었기에, 우리는 별 기대도 안 하고 시끌벅쩍 떠들며 A의 차에 타고 터널로 향했다.




가장 신이 난 건 어릴 적부터 친했던 A였다.


혹시 차체에 손자국이 나지는 않을까 기대된다며, 오는 도중에 세차까지 하고 올 정도로 오컬트 매니아였다.


B와 C는 그냥 술친구로, 딱히 영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덩달아 따라온 듯 했다.




나는 친구라고는 해도 일단 여자애들과 술 먹고 드라이브를 나선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시골 산길을 달려, 30분만에 터널에 도착했다.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라, A는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이러저런 무서운 이야기를 해댔다.




클랙션을 빵빵 울리고, 천천히 터널 안으로 들어선다.


터널 안은 불이 켜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어슴푸레하다.


다들 말이 없어진 것을 신경 쓴 것인지, A가 [좋아, 여기서 클락션 좀 울려 볼까?] 라고 신나서 말한다.




여자아이들은 [무서워~] 라면서도 재미있어 보인다.


두근거리며 A를 부추긴다.


A는 [간다!] 라고 외치고 클락션을 울렸다.




그러자 [푸힝~] 하고 말도 안 되게 한심한 소리가 터널 안에 울려퍼졌다.


다들 빵 터져서, [뭐야, 이 소리?], [진짜 웃긴다.] 라며 다들 무서운 건 잊고 웃고 있었다.


맛이 들린 우리는 클락션을 연타에 337 박수를 치는 등 배꼽 빠지도록 웃었다.




[풉푸힛푸히힝] 하고, 누르면 누를 수록 괴상한 소리가 난다.


하지만 이변은 이런 웃음판 와중에 갑자기 일어났다.


갑자기 모두가 웃음을 멈추고 차 안에 정적만이 남았다.




어라? 하고 뒷좌석의 여자아이들을 보자, 입을 뻐끔거리며 웃고 있다.


뭐라고 할까, 얼굴에 힘이 빠진 것 같은 모습이다.


내 귀가 이상한 것이라고 알아차리는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완전히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뿐 아니라, 나 자신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큰 소리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다들 똑같은 현상에 빠진 것인지 입만 벙긋거리며 손으로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할 따름이었다.


A는 몸을 덜덜 떨면서도, 서둘러 차를 출발시켰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뒤도 돌아볼 수 없었다.


무언가 보고 말 것 같다는 두려움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었다.


터널을 통과해도 귀는 들리지 않아, 아무리 소리를 쳐도 마찬가지였다.




10분 정도 달려 산길을 빠져나온 후에야, [다들 괜찮아?] 라는 B의 목소리가 들려 그제야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B와 C는 뒷좌석에서 무서웠다고 펑펑 울었다.


한심한 일이지만 나도 겨우 안심해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A는 터널에서 나올 무렵부터 울고 있었기에, 전원 울면서 드라이브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꼴이 되었다.


겨우 주변의 편의점을 발견해, 커피라도 하나씩 사고 좀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다들 아까 일어났던 일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와 B, C가 흥분해서 아무 것도 들리지 않게 됐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A가 [나, 너희가 갑자기 이상해져서 정말 무서웠다고.] 라며 또 울기 시작했다.


기묘하게도 A만은 아무런 이상을 겪지 않았던 것이다.


계속 웃고 있던 우리들이 갑자기 큰 소리로 [아, 아!] 하고 외치거나, [뭐야, 이거? 아무 것도 안 들려!], [도와줘!] 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혹시 우리가 미친 것은 아닌가 싶어 너무나 무서워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눈물을 흘리며 떨고 있는 A 앞에서, 우리는 모두 할 말을 잊었다.


지금은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터널을 지나갈 때마다 두렵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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