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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우리 집은 아오모리 해안의 시골 마을에 있었다.


바다가 근처였기에 나는 어릴 적부터 자주 바닷가에서 놀곤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마을은, 연말 한 주간은 저녁에 바닷가에서 노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3학년이던 해 섣달 그믐날, 나는 그 규칙을 깨고 말았다.


연말이라 부모님은 여기저기 모임에 불려다니느라 바쁘다.


혼자 지루했던 나는, 친구와 둘이 바닷가에 가 규칙을 어기고 밤 늦도록 놀고 있었다.




해안에는 바위가 깎여 작은 동굴처럼 만들어진 곳이 있었는데, 우리는 언제나 거기를 아지트로 삼고 모닥불을 피우거나 만화책을 읽곤 했다.


그리고 그 날도 그 동굴 안에서 놀고 있었는데, 거기서 이상한 것을 만난 것이었다.


그것은 작은 사람이었다.




첫번째로 나타난 녀석을 필두로, 여러 녀석들이 따라 나왔다.


하지만 첫번째로 나타난 녀석과는 달리, 나머지 것들은 사람이라기보다는 비슷한 형태의 애완동물 같은 느낌이었다.


작게 울음소리를 내며, 이성이 없는 듯 그저 돌아다닌 뿐이다.




그러나 맨 처음 나타난 첫번째 녀석은,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예쁜 돌을 내밀었다.


왠지 무서운 느낌은 전혀 없고, 나도 친구도 [대단하다! 신기한 걸 찾았어!] 라며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


내가 작은 사람에게 돌을 받자, 어느새 그것들은 사라져 버렸다.




깜짝 놀라 동굴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어디에도 작은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나와 친구는 포기하고, 작은 사람에게 받은 돌을 누가 가질지를 놓고 다퉜다.


하지만 돌을 보여달라며 받아갔던 친구가 돌려주지 않은 탓에, 돌은 그대로 친구 차지가 되었다.




나는 몹시 분해서, [내가 받은건데! 다음에 만나면 꼭 돌려받을거야!] 라고 씩씩대며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친구는 그 날 밤 죽었다.


밤 사이 고열이 오르며 앓더니, 아침이 되자 이미 숨을 거뒀다고 한다.




부모님은 우리가 그 날 바닷가에 갔던 것을 모른다.


하지만 내게 있어 친구의 죽음은 작은 사람에게 받았던 그 돌 때문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만약 그 날 내가 그 돌을 가지고 돌아갔더라면, 죽은 것은 내가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하노라면, 지금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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