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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466th]반쪽

괴담 번역 2014. 9. 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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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게 들은 이야기다.


후배는 4형제의 막내인데, 그 중 첫째 형이 겪은 일이라 한다.


그 형이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의 일이다.




그 날, 형은 친구 몇 명과 함께 근처 공터에서 야구를 하며 놀고 있었다.


공터 주변은 잡목림으로 둘러싸여 어슴푸레했다.


야구를 하던 형이 문득 숲 쪽으로 눈을 돌리자, 누군가가 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건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로, 나무 뒤에서 얼굴을 반만 내밀어 이 쪽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모르는 아이였지만 계속 이 쪽을 보고 있었기에, 형은 혹시 같이 놀고 싶은건가 싶어졌다.


그래서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고, 여자아이에게 다가가 함께 놀자고 말을 건네기로 했다.




야구를 그만 두고 숲으로 다가간 후, [같이 놀자.] 고 변함 없이 그 자리에 있던 여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나무 뒤로 쏙 숨어 버렸다.


형은 여자아이가 부끄럼을 타는 것이라 생각하고, [저기...] 라며 나무 뒤편을 봤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라?]


이상하다 싶어 근처를 둘러보자, 조금 떨어진 나무 뒤편에서 아까처럼 얼굴을 반만 내민 여자아이가 이 쪽을 보고 있다.




형은 다시 말을 걸려고 여자아이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또 나무 뒤로 숨어 버린다.


여전히 나무 뒤에는 아무도 없다.




다들 모여 나무 주변을 찾았지만 여자아이는 없었다.


그런데 또 저 편 나무 뒤에서 여자아이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다시 가까이 가 봐도 얼굴을 숨기고, 나무 뒤를 보면 온데간데 없다.




게다가 여자아이가 움직이는 모습은 아무도 보지 못했는데, 어느샌가 다른 나무 뒤로 가 있다.


그런 일이 몇 번이고 거듭되니 형과 친구들도 슬슬 기분이 나빠졌다.


누군가 한 명이 돌아가자고 말을 꺼내자, 다들 우르르 집에 가려 해서 여자아이는 내버려두고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


아까 그 여자아이 뭔가 기분 나빴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친구 중 한 명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 녀석은 뒤를 보며 [저거! 저거!] 라며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들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여자아이가 전봇대 뒤에 숨어 얼굴을 반만 내밀고 있었다.


이제 기분 나쁜 수준을 넘어 다들 겁에 질렸다.


[도망치자!] 는 누군가의 외침을 시작으로 다들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으로 바라보니, 분명히 아까 전까지 뒤에 있었던 여자아이가 앞에 있는 전봇대에서 얼굴을 반만 내민 채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형과 친구들은 패닉에 빠져 비명을 지르며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다.




형은 눈을 감은 채 전봇대 옆을 지나, 전속력으로 집까지 달려간 후 벽장에 틀어박혀 부모님이 돌아올 때까지 거기서 내내 울고 있었다고 한다.


[...집에 들어가는 순간에, 뒤돌아봤는데 거기에도 있던 거야. 전봇대 뒤에서 날 바라보고 있더라구.]


그 이후 그 여자아이는 두 번 다시 보지 못했다고 한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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