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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괴담][83rd]아파트의 불빛

실화 괴담 2017. 1. 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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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느그느그링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작년 초에 있었던 기묘한 일을 하나 제보하고자 합니다.


2016년 2월 13일에 있었던 실화입니다.


당시 고3 수험생이었던 저는, 수능을 망치고 재수학원에 등록할 예정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학원에 등록하기 전까지 딱히 할 것도 없던 저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친한 친구와 새벽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방문을 닫고 게임을 하다보니 살짝 덥기도 했고, 목도 말라서 새벽 3시쯤 친구에게 같이 시원한 사이다나 사서 밖에서 마시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친구도 마침 시원한게 마시고 싶었는지, 알겠다며 곧 나오기로 했죠.




저희 아파트 단지 상가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작은 편의점이 있습니다. 


언제나 단골손님인 저와 제 친구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아주머니 점장님이 계신 곳이죠. 


친구가 사는 동보다 제가 사는 동이 더 가까워서, 친구가 저희집 앞까지 온 뒤에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대충 옷을 걸쳐입고 밖으로 나온 저는 친구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평소에도 약속시간에 조금씩 늦는 친구라, 이번에도 늦는구나 싶어서 작게 한숨을 내쉬고 앞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대략 60개 정도의 동이 있는 큰 단지입니다. 


덕분에 동 현관 앞에 서 있으면 다른 동을 정면으로 볼 수 있죠.


제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다른 동 비상계단에 나 있는 창문이었습니다. 




대략 30개의 창문이 수직으로 죽 늘어서있는 그런 광경이죠.


제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한 이유는, 약 30개의 창문에 전부 환하게 불이 켜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아파트 단지에 산지도 어느덧 8년째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모든 비상계단에 불이 환하게 켜진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불이 켜지려면 밑에 사람이 지나가서 센서가 감지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두세층이 동시에 켜지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한번에 모든 층에 불이 켜지는 건 보기 힘든 일입니다.




저는 눈을 비비고 다시 비상계단을 전부 확인했지만, 비상계단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무언가 움직이는 그림자조차 없이, 텅 빈 비상계단에는 전부 환하게 불이 켜져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나온 터라, 카메라 어플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거의 없던 안개가 그날 새벽따라 자욱해서 그런지, 환하게 켜져있던 불은 제 핸드폰 카메라에는 아주 희미하게 찍히더군요.


저는 기독교인이기도 하고, 딱히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막상 그 기묘한 현상을 봤을때도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언제 저 불이 꺼질까 하고 계속 쳐다보고 있었죠.




한 3분쯤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저 멀리서 친구가 저를 부르면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친구녀석에게 왜 이렇게 늦었냐고 구박을 하고 친구에게도 그 광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친구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신기해했죠. 


그러자 그 순간 갑자기 비상계단의 모든 불이 꺼졌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저와 친구는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저는 애써 편의점으로 가자고 친구의 팔을 잡고 갔지만, 편의점에 도착할 때까지 저희 둘은 정체불명의 두려움에 아무 말도 못했죠.


귀신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참 기묘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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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82nd]의문의 전화

실화 괴담 2017. 1. 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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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랜서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중3때 겪은 일입니다.


그날 저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핸드폰을 하다가 뺏겼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일주일 뒤에 돌려준다며 서랍에 보관하신다고 하셨죠.




핸드폰을 워낙에 사랑하던 저는 여러번 그런경험이 있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핸드폰을 뺏겼다는 말을 하고, 학원에 가기 전에 잠깐 컴퓨터를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집에 전화가 오더니 조금 곤란해 하시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엄마가 약간 놀란 얼굴로 [너 핸드폰 뺏긴거 맞니?] 라고 물어오셨습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죠.


하지만 그 후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의문투성이였습니다.




그날, 보충이 있다고 일찍 오라는 말을 전하러 학원선생님께서 제 폰으로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전화를 받은 뒤, [여보세요.] 라고 대답까지 했다는겁니다.


학원 선생님이 [A야. X학원이야.] 라고 말씀하자 갑자기 제가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건 학원에 갔을때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전화를 받을 때 나오는 버릇을 그대로 알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전화를 받을 때 "여보세요" 라는 말을 하기가 굉장히 귀찮아서, 평소에도 여보세요보다는 "여ㅂ세ㅇ" 정도에 가깝게 말을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제가 딱 그런식으로 전화를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선생님은 이전까지 저와 통화를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놀랄 수 밖에 없었죠.


선생님이 쓸데없이 장난을 치셨을 것 같지도 않고요.




저는 절대 아니라고, 핸드폰은 담임선생님한테 있고 그분은 여자분이시며, 핸드폰을 뺏길 때도 꺼져있는 상태였다고 구구절절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학원 선생님께서는 믿지 않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자동녹음된 파일이 있다고, 진실을 밝히자며 학원 교무실로 들어갔습니다.




그 파일을 틀었을 때 저와 그곳에 계셨던 모든 선생님들이 들었습니다.


[끼기기기기기기긱...] 하는 알수 없는 파열음 같은 소리를요...


중간중간에 선생님의 목소리까지 들렸습니다.




[A...야... X학..원...이..야...]


그날 제가 무서워서 잠을 설치던 중, 아버지께서 달마가 그려져 있는 부적을 주셨습니다.


다음날 아침, 어떤 꿈을 꾸었는지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습니다.




잘 때 땀이 젖을 정도의 계절은 절대 아니었던 것만 기억합니다.


그 뒤로 저는 그 부적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영적 존재를 믿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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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81st]제사상과 두부

실화 괴담 2017. 1. 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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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광절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거실에서 가족끼리 치킨을 뜯으면서 티비를 보고있었는데, 모 미식 프로그램에서 두부가 나왔습니다. 


가마솥에 두부를 끓이는 것을 보며 어머님께서 저희 외갓집은 제사상에 두부를 내놓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두부구이를 제사상에 내놓는것이 드물거나 유별난 일도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옛날, 다들 집에서 가마솥으로 밥을 하던 시절에는 두부도 집에서 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과학시간에 두부를 만들어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두부는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손이 모이는 명절날, 그것도 돈 좀 있는 양반집이나 먹었다고 합니다. 


그날은 명절날, 새 며느리가 부엌에서 두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두부는 제조 공정상 끓이면서 계속 저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며느리는 가마솥에 불을 때우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나무주걱으로 갈아내서 걸러낸 콩물을 열심히 저었습니다.


이 며느리는 아들을 낳은 며느리였습니다. 


그것도 집안의 첫 손주였습니다.




아이를 낳고 몸조리 기간동안 쉬다가, 손이 필요한 명절이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주방에 들어간 것입니다. 


등에는 아직 젖먹이를 포대로 업은 상태였습니다. 


가마솥을 실제로 써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이게 굉장히 깊고 큰데다, 가마솥의 높이가 주방일을 하기에 굉장히 비효율적인 높이입니다. 




불은 앉아서 때야 하고, 솥 안을 보려면 허리를 숙여야 하는 높이지요. 


요즘 인테리어로 보면 인체공학에는 영 꽝입니다. 


돈 많은 양반집이니 식구도 많고, 먹는 입이 많으니 먹는 양은 또 오죽하겠습니까. 




게다가 옛날에는 한번 만들면 옆집에도 주고 그랬잖아요. 


거기에 나라 관리가 된 양반은 백성들에게 항상 은덕을 배풀어야 하는 입장이라, 양반이 한번 일을 벌이면 그 마을사람들은 양반나으리나 먹는 귀한 음식을 먹을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대대로 무관에 급제하던 집안이었기 때문에, 유서 깊은 지방 유지 집안의 며느리는 당연히 가마솥 가득 콩물을 끓였답니다. 



 

군대에서 삽질 했던 분들은 아마 아실겁니다. 


아니 삽질까지 갈 필요도 없나요.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가보거나, 취사병 일하시는걸 보신 분들은 큰 솥에 쓰던 나무주걱이 굉장히 크다는걸 아실겁니다. 




삽만큼 큰 나무주걱을 온몸으로 젓다보면 허리가 아프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가득 콩물을 담았으니 힘들기는 또 엄청 힘들겠죠. 


출렁거리는 콩물을 젓다가 겨우 한숨 내쉬며, 며느리는 콩물이 얼마나 끓었나보려 몸을 좀 더 숙였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등에 업혀있던 젖먹이가 가마솥 안에 풍덩 빠졌습니다.  


펄펄 끓던 가마솥에 젖먹이가 통으로 빠졌으니 그 고통이 오죽했을까요.


채 돌도 지나지 못한 아이는 온몸이 익어서 죽어버렸습니다.



 

집안의 첫 손주였으니 그 슬픔은 더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갓난손주의 죽음에 즐거워야 하는 명절은 비탄과 절망 속에서 보냈고, 당시 집안어른이셨던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나 죽고나서는 제사상에 두부를 올리지 말거라.] 



 

저희 외갓집에서 4, 5대 전에 일어났던 실화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저희 외갓집은 제사상에 두부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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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80th]남자친구의 전화

실화 괴담 2016. 12. 3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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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의유머 매콤소금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예고시절 연습실에서 겪은 무서운 경험들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 역시 제가 예고 시절 겪은 기이한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에겐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집에서 그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며,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죠.


방과 후 귀가했기에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습니다.


평소랑 다른 점이라면 집 안이 이상하리만치 푸르스름했다는 것 정도?




하지만 공포 분위기를 좋아하는 저는 그저 좋은 색감이다 싶어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그 때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다짜고짜 저한테 고래고래 화를 내며 장난치지 말라는 겁니다.




무슨 얘기인가 자조치종을 물어봤죠.


남자친구가 저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제가 받더니 이렇게 말하더라는 겁니다.


[어... 야, 있잖아... 내가... 꺄아아아아!]




말하다가 갑작스레 비명을 내질렀다는 거였죠.


위험할 때 나는 째진소리가 아니라, 진짜 고래고래 지르는 비명을요. 


아무리 제 이름을 부르고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하길래, 결국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엔 제대로 제가 받았고요.


몇번이고 물어봤지만, 남자친구가 들은 목소리는 제 목소리가 맞았다고 합니다.


그 때 한창 연습실에서 이상한 일들에 시달리던 터라, 더욱 무서운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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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79th]동굴 속 할머니

실화 괴담 2016. 12. 2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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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Name No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 한 동굴이 있었다.


동굴이라고 해도 산속에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을 가운데 지나는 철도를 건너기 위해, 건널목이 아니라 그 아래를 굴로 만든 인공굴이었다.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듣기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경부선이 지나가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넓은 굴은 아니었기에, 자동차는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자전거도 통행금지 안내판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비가 오면 중간중간 비가 새어, 지나갈 때 옷이 젖지 않기 위해선 타이밍 맞춰 새는 곳을 지나가야 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공사를 해 자동차도 지나갈 정도로 확장되었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 그 동굴이 작았던 무렵, 내가 학생일 때 이야기다.


어느날, 친구와 그 동굴을 지나가려 하고 있던 터였다.


맞은편에서는 한 할머니가 우리 반대편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원래 통행량이 많지 않은 동굴이었기에 그리 이상한일은 아니었다.


할머니가 친구와 나를 지나치고 3,4 발자국을 더 갔을까.


갑자기 뒤에서 [어이, 학생.] 하고 할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동굴은 소리가 울리니 우리 뒤에 누가 들어왔다면 발자국 소리로 알수 있었을 터였다.


당연히 할머니가 우릴 부른 것이라 생각해, 친구와 난 가던 길을 멈추고 그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 또한 우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혹시 우리가 흘린 물건이 있어 불러세웠나 싶어 어두운 바닥을 내려봤다.


하지만 할머니는 우리를 향해 손짓하며 오라고 하고 있었다.


몇걸음 되지 않았기에 내가 다가가려 하자, 친구가 팔로 내 팔꿈치를 쿡 찔렀다.




[야, 가자.] 


그리고는 친구 혼자 다시 가던 길로 걸어갔다.


같이 걷던 친구와 거리가 멀어지자, 나는 조금 보폭을 빨리해 거리를 맞췄다.




[왜 그래?] 


걸음은 유지한 채, 뒤를 보며 [저 할머니가....] 까지 말하고 나는 입을 멈췄다.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를 따라잡고선 바로 다시 고개를 할머니 쪽으로 돌렸는데, 그 짧은 시간 사이 할머니가 사라진 것이다.


내가 잠시 상황을 이해 못하고 멍하니 있자, 친구는 다시 [가자.] 라고 말했다.


친구가 뒤를 돌아본건 아니었지만, 왠지 친구는 알고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돌아올 대답이 무서워, 나는 아직까지도 진실을 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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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78th]수상한 아저씨

실화 괴담 2016. 12. 2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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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별빚넴님이 방명록에 남겨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가 있죠.


직접 그런 경험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3학년 때였습니다. 




그때는 아파트가 아니라 주택에서 살았는데, 동네에 저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이 많아서 맨날 같이 어울려 놀곤 했죠.


같이 놀면서 문방구 오락기에서 게임하기도 하고, 피씨방 가서 당시 유행하던 카트라이더도 같이 하고, 강가에 놀러가서 게도 많이 잡고 그랬던게 기억나네요.


그런데 어느날이었습니다. 




저희 동네에 작은 분식가게가 있었는데, 거기 앞에 평상이 있었습니다. 


그 평상에는 동네 어른분들이 모이셔서 이야기하고 쉬곤 하셨죠.


그날도 마찬가지로 저희 할머니를 비롯해서 동네 어른분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계셨고, 저는 킥보드를 타며 동생들과 놀고 있었습니다.




근데 골목 저 끝에서 왠 아저씨가 저희를 계속 지켜보고 있더라고요.


저는 동생들한테 [저 아저씨 계속 우리 쳐다보는거 같아.] 라고 말했는데, 동생들은 그냥 그 아저씨 한번 쳐다보고는 그냥 계속 놀더군요.


저는 그 아저씨가 뭔가 이상했지만, 그냥 우리들 노는거 구경하는 동네 어른인가보다 하고 계속 놀았습니다.




그러다 그 아저씨가 있나 없나 궁금해서 슬쩍 보니, 과일상자를 들고 이쪽으로 오고 계셨습니다. 


동생들도 그걸 봤고, 누군가 [우리 저 아저씨 도와주자.] 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결국 나이가 가장 많았던 제가 그 아저씨를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제가 아저씨에게 다가가자, 아저씨는 [이 물건, 저기 앞에 있는 슈퍼까지만 네 킥보드에 싣고 가줄래?] 라고 물어왔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네.] 라고 대답했죠.


동네 어른들이 앉아있는 평상 앞을 지나갈때는, 그 아저씨가 [아휴... 짐이 워낙 무거워서요, 하하...] 라고 말하던게 기억나네요. 




물론 우리 할머니도 그 말을 들으셨고 말이죠.


슈퍼 앞에 상자를 내려놓고 돌아가려는데, 그 아저씨가 도와줘서 고맙다며 맛있는거 사줄 돈을 주겠다며 저를 큰길로 이어진 골목길로 데려가더군요. 


그 아저씨는 앞서가고 저는 뒤에서 따라가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흰색 트럭으로 걸어가더라고요. 




그 안에는 마스크와 모자를 쓴 또 다른 사람이 타고 있었고.


저는 뭔가 공포를 느꼈습니다. 


더이상 따라가면 안된다는걸 느꼈죠.




아저씨는 저한테 오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저는 그냥 뒤돌아서 킥보드 타고 최대한 빠르게 도망쳤습니다. 


도망치며 뒤돌아보니 그 사람들은 트럭을 몰고 다시 큰길로 나가더군요.




그때 뒤돌아 보고난 후,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무릎과 팔에 상처가 났죠.


평상에 가니 할머니께서 저보고 어쩌다 그리 다쳤느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반쯤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 아저씨가 나를 끌고가려 해서 도망치다가 넘어졌다고 말씀드렸죠. 


동네 어른분들은 저희 할머니보고 [할머니, 얘 다신 못볼뻔했구먼.] 하고 한마디씩 건네시더라고요.


저는 그날 저녁 집에 가서 할머니께 된통 혼났습니다. 




낯선사람 따라갔다고.


그 아저씨의 정체는 뭐였을까요?


참, 그 상자 있잖아요. 




저도 할머니가 다른 어른이랑 말씀하시는거만 들었는데...


누가 벽돌을 넣은 상자를 슈퍼앞에 버리고 갔다고, 별 희한한 사람이 다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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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77th]빡빡산의 귀신

실화 괴담 2016. 12. 2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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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genasona3님이 방명록에 남겨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 일이니 90년대 후반이겠군요.


당시 저는 의정부에 살았습니다, 가능동. 


평안운수라는 버스회사 뒷쪽에 살았는데, 삼촌댁도 그 근처여서 주말이면 초등학생이던 사촌동생과 어울려 놀았습니다.




외삼촌댁에는 조그만 뒷산이 있었는데, 사실 산이라기보단 돌, 모래, 잡풀들 그리고 나무 몇그루로 된 조그만 언덕이였습니다. 


우리는 그 곳을 "빡빡산" 이라고 부르며 메뚜기, 잠자리도 잡고, 모래썰매도 타며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종의 자연 놀이터인 셈이었죠.




빡빡산을 기준으로 오른편엔 삼촌댁이 있는 주거지역이 있었고, 왼편은 숲이 우거진 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숲이 우거진 산과 빡빡산 사이에는 동네주민들이 가꿔놓은 텃밭들이 크게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사슴벌레 잡으러 갈 때면, 텃밭을 5분정도 가로질러 숲까지 걸어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렇죠.


무언가에 푹 빠져있다가도 금세 다른곳으로 관심이 넘어가잖아요.


우리는 팽이치기가 한참 유행하기 시작하며 한동안 빡빡산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과 놀러 나가려는데 어머니께서 저녁은 삼촌댁에서 먹을거니까 놀다가 그리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점점 날이 어두워지자, 저는 친구들과 다음날을 기약하며 삼촌댁에 갔습니다.


어머니와 외숙모님께서 식사 준비중이셨습니다.




아버지와 외삼촌이 퇴근해 집에 오실때까지 밖에서 놀다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사촌동생과 밖으로 나섰습니다.


동생이 스케이트보드를 샀다길래 언덕에서 타보자는 생각에, 오랜만에 빡빡산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빡빡산은 더이상 제가 알던 그곳이 아니었습니다.




도로를 내기위해 언덕을 허물어 아스팔트로 덮힌 오르막길이 되어있었습니다.


언덕 중간까지 아스팔트가 깔려있었고, 언덕 위에서 보니 길 나머지는 숲이 우거진 산을 왼쪽으로 감싸듯 비포장으로 이어져있었습니다.


저는 놀이터가 사라진 것보다, 스케이트 보드를 더 재밌게 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들떠있었습니다.




아스팔트길까지 올라간 저희는 보드 위에 앉아서 내리막을 내려가는 시시한 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푸르스름하게 해가 지고 있던 그때, 날도 어둑해지고 생각보다 아픈 엉덩이에 동생과 두어번만 더 타고 집에 가자는 얘기를 하며 다시 언덕길을 올라갔습니다. 


우리가 서있는 곳을 기준으로, 앞은 정돈된 포장도로, 뒤는 몇걸음 앞도 보이지 않는 비포장 도로가 펼쳐져 있었죠.




일은 여기서 일어났습니다.


포장도로로 스케이트보드 타고 내려가는 중간에 앞을 보니, 하얀색 옷을 입은 누군가가 우리가 올라왔던 언덕길을 올라오는게 보였습니다.


우리는 그 누군가를 스쳐 지나갔고 내리막 막바지에 멈춰섰습니다.




사촌동생은 또 타자며 언덕으로 다시 뛰어 올라갔고, 저도 보드를 들고 동생을 따라갔습니다.


올라가면서 중간에 스쳐지나간 사람이 보였습니다.


하얀색 블라우스에, 하얀색 긴치마가 땅에 닿을듯 말듯.



 

고개를 푹 숙여 흩내려진 긴 머리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아줌마나 할머니가 아닌 누나의 느낌이 나는 사람이였습니다.


하얀 옷은 저물어가는 해 때문인지 푸르스름한 빛이 나는것 처럼 새하얬습니다.


그 누나는 터벅터벅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전 그 누나를 지나 언덕에서 사촌동생과 다시 보드에 앉았습니다.


[저 누나 뭐지?]


[몰라. 형, 얼른 출발하자.]




우리는 또 그 하얀 누나를 스쳐 지나갔고, 내리막 끝에서 동생은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타자고 졸랐습니다.


언덕길을 다시 올라가는 중에 다시 옆을 지나갔지만, 그 하얀 옷을 입은 누나는 아까처럼 고개를 숙이고 언덕길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사촌동생도 뭔가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는지, [형, 진짜 이거만 타고 얼른 집에 가자...] 라고 하더군요.




다시금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덕 오르막길 끝에는 아무것도 없고 숲으로 가는 거 같은데... 


저기 갈 이유가 없을텐데....




쭈뼛쭈뼛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아, 언덕 중간에서 보드를 멈추고 언덕 오르막길을 올려다 봤습니다.


그 언덕길에 하얀 옷을 입은 누나는 없었습니다.


우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왼쪽을 돌아보았습니다.




텃밭 너머, 수풀 사이 중간 나무에, 그 누나가 두손을 나무에 기댄채 고개만 오른쪽으로 돌려 우리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우리를 보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텃밭의 거리가 멀어 이목구비가 잘 보이지 않았는데도 시선이 느껴졌으니까요.




우리는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다, 제가 먼저 도망갔습니다. 


언덕 내리막길을 내려와 한숨을 돌릴때쯤 사촌동생이 같이 가자며 눈물범벅으로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조금 진정이 되고, 내리막길 또랑에 빠진 스케이트보드를 찾아 다시 올라갔지만, 그곳에는 이미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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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76th]담력시험

실화 괴담 2016. 12. 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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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가린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블로그에서 재밌는 글들을 많이 봐서, 혹시나 보답이 될까싶어 경험담을 올립니다. 


전 영감 같은 것도 없을 뿐더러, 굉장히 평범한 삶을 살아온 24살 남자입니다. 




그런데 어릴 적에 기묘한 경험을 한 적이 있고, 그게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초등학생일 무렵, 저는 합기도 도장에 다녔었습니다.




도장에서는 여름마다 합숙훈련을 빙자한 캠핑을 가곤 했습니다. 


한 20명 정도 갔는데, 전부 초등학생들이었어요. 


저는 그중 유일한 6학년이라, 아이들이 저에게 많이 의지를 했었죠.




그 외에도 대학생 형 둘, 누나 둘이 관장님을 도와 합숙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정신교육 같은 것도 받고, 훈련도 받고 그랬습니다.


솔직히 10년이 지난 일이라 훈련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를 않네요.




하지만 마지막날 밤에 일어난 사건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서울로 돌아오기 바로 전날 밤이었습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담력시험이 준비되어 있었죠. 




합숙을 하던 곳이 워낙 교외여서 그랬는지, 차를 타고 조금 이동했습니다.


산비탈에 크게 늘여진 공동묘지가 있더라고요.


그곳이 담력시험의 장소였죠. 




길은 외길이고, 좌측으로는 경사진 절벽, 우측으로는 묘지들이 있는 곳을 오르는게 목표였습니다. 


걸어서 끝까지는 한 10분정도 걸린다고 했죠. 


우리는 두명씩 한 조로, 5분 간격을 두고 출발했습니다.



 

저는 친한 동생들끼리 나름 꾀를 내어, 먼저 올라간 조가 뒤에 따라올 조를 기다려 넷이서 같이 올라가자고 했습니다. 


동생 둘이 먼저 출발을 했고, 곧이어 출발한 저희 조와 만나는데 성공해 그렇게 넷이서 묘지를 오르고 있었습니다. 


산을 오르고 있는데, 나무 뒤에서 탈을 쓴 대학생 형이 큰 소리를 내며 위협하듯이 뛰쳐나왔고 저희는 당연히 놀라 자빠진 기억도 생생하게 나네요.



 

동생 한명이 울자, 대학생 형은 탈을 벗으며 미안하다고, 용기내서 끝까지 올라가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저희 넷은 손을 꼭 잡고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죠. 


그때, 아주 기묘한 것을 봤습니다. 




왼편에 굉장히 컸을 듯한,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위에 소복을 입고, 땅에 닿을 정도로 긴 머리를 한 사람이 쭈그려 앉아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울보였던 동생 한 명은 다시 울기 시작하고요.



 

근데 정말로 이상한게, 보통 담력시험을 할 때는 숨어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와 놀래켜야 정상이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은 그냥 우두커니 앉아있었습니다.


굉장히 멀리서부터 이 사람을 발견했기에, 저희는 정말 기어가는 속도로 천천히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앞뒤로 조금씩 몸을 흔들면서 앉아있는 모습이 너무 무서워, 결국 어느 지점에서 발을 멈추었습니다. 


거리는 꽤 가까워졌고, 저는 차라리 지금이라도 소리치면서 우리를 놀래켜줬으면 싶었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더 편하게 올라가겠다는 생각에서였죠.



 

열 걸음조차 남지 않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저희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들어보니, 그 정적 사이로 소복을 입은 사람이 계속 뭐라고 중얼중얼대고 있었습니다. 


빠르게 말하는 것도 아닌데,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어요. 




용기를 내어 그 사람을 지나쳤고, 저희가 지나치는 와중에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계속 몸을 앞뒤로 흔들며 중얼거리고만 있었죠. 


그 사람을 지나침과 동시에, 공포가 극에 달해 저희 넷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산 정상까지 달려갔습니다. 


대체 누가 저런 분장을 한건지, 또 대체 왜 저러고 있던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끝나고 그 사람을 찾아내 마구 때려줄 생각을 하고 있었죠. 


담력시험이 끝나고 숙소 복귀를 위해 모였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입구에서 저희를 올려보낸 형, 탈을 쓰고 놀래켰던 형, 정상에서 아이들을 받아주던 관장님, 관장님과 함께 아이들을 받아주던 누나.



 

저는 당연히 남은 누나 한명이 그 소복 입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모이고 보니 그 누나는 무당들이 입을 것 같은 오색의 화려한 한복을 입고 있던겁니다. 


게다가 머리는 단발이고, 얼굴에는 구미호 분장이 되어 있었죠.




저희 넷은 서로를 바라보며 엄청난 혼란을 느꼈습니다. 


그 누나에게 말을 거니, 숨어서 기다리고 있는데 저희 넷이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정상으로 전력질주를 하더랍니다.


그래서 놀래키러 나갈 타이밍을 놓쳤다더라고요.




즉, 저희는 탈을 쓴 형을 지나 그 누나에게 가기 전, 소복 입은 "무언가" 와 마주쳤고, 거기 놀라 도망치느라 그 누나를 지나쳐버린거죠. 


저희는 소복 입은 사람 이야기를 꺼냈지만, 형들과 누나들은 하나도 믿어주질 않고 비웃는 표정으로 그런 장난은 안 통한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관장님에게도, 그리고 다른 조 동생들에게도 물어봤지만, 그런 사람을 봤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저 놀리지마라, 그런 이야기 해봐야 하나도 안 무섭다, 그런 장난 쳐봤자다... 


결국 저희 넷만 거짓말쟁이가 되었죠. 


10년, 정확히는 11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 날 그 상황만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납니다. 




대체 뭐였을까요, 그 사람은?


차라리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만약 사람이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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