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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귀신

[실화괴담][22nd]낡은 의자

실화 괴담 2011. 5. 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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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아인리스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몇 년 전, 제가 어렸을 적에 있던 일입니다.

저는 저와 두 살 차이나는 저희 언니와 함께 밤 늦게 집으로 오던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사를 가서 어떻게 변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옛날에 살던 집과 그 주변은 저녁 7시 정도만 되어도 주변이 어둑컴컴해져서 오싹한 느낌이 드는 골목길이었습니다.

만약 가로등이 켜지지 않으면 말 그대로 어둠의 거리를 걷는 것 같았죠.

그리고 저는 집으로 들어가다가 그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당시 저희 집은 지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문을 열고 나서도 계단을 2, 3칸 내려가야만 했죠.

그 계단을 내려오면 두 개의 문이 보이는데, 그 중 오른쪽 문이 우리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 옆에는 또다른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올라가면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 공간에는 옛날에 누군가 버린 매우 낡고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의자가 정면을 향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따라 그 의자가 신경에 쓰였던 제가 집에 들어가면서 그 의자를 올려다 봤던 것입니다.



그 의자에는 하얀 소복을 입고 검은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긴 머리를 가진 어느 이상한 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여자가 귀신인지도 모르고 언니에게 [언니, 저기 어떤 여자가 앉아 있어.] 라고 말했습니다.

언니는 제가 가리킨 곳을 보았지만, 언니에게는 낡고 허름한 의자만이 보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니 역시 오싹한 한기 같은 것을 느끼기는 했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언니는 그저 멀뚱멀뚱 바라만 보며 제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그 여자가 벌떡 일어서서는 우리에게 한 발자국씩 빠르면서도 느리게 걸어오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서 언니에게 [언니! 저 여자가 우리한테 오고 있어!] 라고 말했고, 언니는 그제서야 [위험하다!] 는 생각에 저를 들쳐 업고 집으로 뛰쳐 들어갔죠.

지금 와서야 생각나는 거지만, 당시 우리 동네 옆 동네에는 불타 없어진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다른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곳에서 장난 치고 놀곤 했었는데, 혹시 그 집과 이 사건이 연관된 건 아니었을지 불현듯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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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18th]기숙학원

실화 괴담 2011. 4. 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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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어메님이 투고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9년의 일입니다.

저는 공부에 영 취미가 없어 영화에 게임에 빠져 살고 있었죠.



그런 저를 보다 못한 어머니가 제게 제안을 하셨습니다.

[너 혹시 기숙학원에 한 번 들어가 볼 생각은 없니?]

하지만 공부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기숙학원 같은 건 전혀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머니께서 제게 30만원을 내미셨습니다.

[다녀오면 너한테 줄게.]

겨우 30만원과 방학을 바꾸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돈이 궁했던지라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죠.

[그 대신 선불로 주세요.]



그리하여 저는 30만원을 선불로 받고 안양에 있는 어느 기숙학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저였으니만큼 수업은 밥 먹듯 빠지고 몰래 숙소로 도망쳐 낮잠만 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그 학원의 숙소는 총 3개였는데, 2층 침대를 쭉 이어 붙여 놓은 구조였습니다.



제 자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안쪽의 2층 침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제 자리에서 낮잠을 즐기다 문득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바로 말로만 듣던 가위에 눌린 것입니다.

저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소리도 못 내면서 눈만 뜨고 있었습니다.



[아, 이런게 바로 가위구나... 그런데 어떻게 해야 풀리지?]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뚜벅뚜벅하고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저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이 나에게 오면 내가 죽겠구나 하는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순간 문이 끼이익하고 열리더니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머리가 긴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분명히 남자 숙소에서 자고 있었는데 말이죠.

너무 무서웠던 저는 눈을 반대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쾅쾅쾅하고 철제 사다리를 밟고 2층 침대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옆으로 다시 눈을 돌리니 그 여자가 저에게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2층 침대를 쭉 붙여 놓은 구조여서 침대가 20개 가량 붙어 있었거든요.

[아... 가위를 못 풀면 죽는다더니 이렇게 죽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아직 해보지도 못한 것이 많은데다 이렇게 죽기에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저는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행히 얼마 지나자 가위가 풀리면서 여자가 사라졌습니다.



식은 땀이 비오듯 흐르고 무서워서 거기서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원에 이야기를 해서 숙소를 옮겼습니다.

침대도 2층은 무서워서 1층으로 바꿨구요.



그 후 얼마 뒤,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숙소에 남아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자다가 문득 눈을 떴는데, 지난번 겪었던 그 공포감이 다시 몰려오는 것입니다.



[설마...?] 하고 눈을 떠보니, 저 끝에서 그 여자가 침대 위로 슬슬 기어오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지난 번과 똑같은 여자가요.

정말 무서워 죽을 것 같았습니다.



지난번처럼 몸부림을 쳐 봤지만 이번에는 가위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 이젠 정말 끝이구나...] 하고 자포자기 할 무렵, 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가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제 눈에는 그 여자가 여전히 보였지만, 그 친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그냥 저에게 쭉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저에게 도착할 무렵, 친구가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제가 걱정된 것인지 저를 깨웠습니다.

순간 가위가 풀리더군요.

그 친구가 얼마나 고맙던지...



[많이 아프냐? 땀을 왜 그렇게 많이 흘려? 약은 먹었냐?]

친구의 질문에 저는 [아, 그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봐. 자꾸 가위에 눌리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너 혹시 머리 길고 하늘색 원피스 입은 여자애가 너한테 다가오지 않냐?] 라고 묻는 겁니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기도 했구요.

친구에게 [어떻게 알았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학원에서 가위에 눌리는 사람이 저 뿐만이 아니었던 겁니다.

다른 아이들도 가위에 자주 눌렸는데, 언제나 그 여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자살을 한 여자아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그 여자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이 학원에서 나타나는 건지는 아무도 모르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 날, 밤 12시가 넘게 자율학습을 하고 자기 전에 친구들과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 학원은 남자 숙소 건물과 여자 숙소 건물이 따로 있고, 중간에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남자 숙소 옥상에서는 여자 숙소 옥상이 훤히 보였죠.



그런데 여자 숙소 옥상에서 왠 여자 한 명이 깔깔깔 웃으면서 뛰어다니는 겁니다.

옥상 위에서 말이죠.

왠 미친 여자인가 싶었습니다.



입시 스트레스가 사람 하나 망쳤다며 친구들과 낄낄대고 있는데, 갑자기 센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 여자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순간 치마가 펄럭거렸죠.

그리고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치마 밑에 당연히 있어야 할 다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 하고 소리를 쳤는데, 옆의 친구도 똑같이 [어?!]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서로 봤냐면서 물어보며 의아해하고 있는데 문득 제가 이상한 걸 하나 더 찾아 냈습니다.



건물 옥상에는 전등 하나가 달려 있는데, 전등 아래서 깔깔거리며 뛰고 있는 여자에게 그림자가 없는 겁니다.

[어? 왜 그림자가 없지...?] 하고 제가 말한 순간, 친구 하나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계단을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영문도 모른 채 덩달아 뛰기 시작했는데, 저는 5명 중 끝에서 두번째로 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깔깔깔거리면서 무언가가 쫓아오는 겁니다.

저는 뒤를 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무서워서 미친 듯이 계단을 구르다시피 내려왔습니다.

저도 그렇게 무서웠는데 제 뒤에서 마지막으로 달리던 친구는 오죽했을까요.



결국 그 친구는 그 날로 학원을 그만뒀고, 저 역시 기간을 마저 채우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원을 나왔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꾸며낸 이야기다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저뿐 아니라 당시 학원을 다니던 아이들도 많이 목격했던 일입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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