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한국괴담

[실화괴담][87th]다른 차원의 사물함

실화 괴담 2017. 3. 14. 23:26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메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때는 고등학교 시절, 그날은 7교시 수업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5교시가 끝나고 두시간 수업이 더 남아있었던 저는, 수업이 끝난 교과서를 정리하기 위해 사물함으로 다가갔습니다.


조금만 더 견디면 친구들과 놀 수 있었으니 잔뜩 신이 나 있었습니다.




오래 전 기억인지라 애매하지만, 당시 제 자리는 뒤에서 두세번째 줄 정도였기에 교실 맨 뒤에 있는 사물함과 가까운 자리였어요.


출석번호가 일의 자리였던지라, 가장 우측에 있는 1번 사물함부터 10번 사물함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습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외국에서 사용하는 사물함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교 사물함에 비해, 사물함이 매우 길고 높았습니다. 




세로로 두줄씩, 긴 사물함들이 쭉 늘어서있었죠.


별 생각 없이 제 사물함에 다가갔는데, 제 사물함을 기준으로 우측 아랫쪽사물함이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미친듯이요.




마치 누군가가 그 안에 있어서 안간힘을 쓰며 나오려고 하는 듯한 기세였어요.


자세히보니 사물함의 열쇠가 꽂혀 반쯤 돌아가 잠겨있었습니다.


완전히 잠긴것이 아니라 꽂힌 상태로 3/4 정도 돌아가 있었죠.




그것을 보고 저는 별 생각없이 누가 장난으로 친구를 가둬놨구나 싶어서, 그 사물함 열쇠를 열기위해 다가갔습니다.


사물함 열쇠에 손이 다가가는 순간까지, 사물함은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열쇠에 손을 대기 바로 직전, "이 안에 사람이 들어가는 게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큰 사물함이라지만 체구 작은 여자애가 들어가더라도 힘들 것 같은 사이즈였고, 애당초 들어갈 수 있는 여자애였다면 낼 수 없는 힘으로...


여전히 사물함은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었거든요. 


쿵쾅거리는 소리는 덤이었구요.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영화나 기묘한이야기에서 봤던, 산채로 관에 들어갔을 때 사람이 발광하는 기세라고 해야할까요.


다른 사물함들은 그대로인데, 그 사물함만 쿵쾅거리는 그 기묘한 모습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앞에서 망설이는걸 알고있듯이, 그리고 망설이지 말고 얼른 문을 열라는 듯이, 사물함은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교실이 매우 시끄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할 정도로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게 기억이 납니다.


대체 이 안에 누가 들어가있는거고, 열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를 생각하며 한참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느낀 감정은 두려움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 사람은 많았지만 부를 생각조차 나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도중 갑자기 누군가가 제 어깨를 붙잡았습니다.


[사물함 앞에서 뭐해?]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였지만, 제가 사물함 앞에 멍하니 서있는 걸 보고 말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의 한마디에 갑자기 주변 소리가 돌아오기 시작했어요.


갑자기 엄청나게 시끄러운 교실소리가 귀로 들어왔고, 혼란스러워졌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말이 뜻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제 얼빠진 얼굴에 친구들이 하나 둘 다가왔고, 상황을 설명하자 친구들은 사물함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다시 보니 사물함에서 나던 쾅쾅소리와 흔들리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결국 함께 겁먹은 친구들과 함께 사물함을 열기로 했습니다.


전 도무지 용기가 나지않아서 뒤에 멀찍이 서있었구요. 


친구들이 사물함 문을 연 순간,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쥐라도 들어온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 안에는 쥐가 들어올 만한 구멍조차 없었습니다.


당연히 나갈 구멍도 없었구요. 


애당초 쥐가 낼 만한 힘으로 흔들린 것도 아니었어요. 




맹세하건대 사람이 정말 미친듯이 문을 열려고 하는 기세로 흔들렸는걸요.


그리고 그런 물리적인 힘이 가해졌다면 붙어있는 위쪽사물함도 함께 흔들리는 게 맞겠지만, 그 당시엔 그 사물함만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무서운 장난을 친다고 생각하며 장난으로 치부했고, 친한 친구들 몇 명만이 제가 울먹이며 이야기하자 겨우 믿어주었습니다.




그 사물함은 잠시나마 어딘가와 연결이 되어있었던 걸까요.


만약 그 사물함을 제가 열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어디와 연결되어 있었던 거고, 누가 그렇게 안간힘을 써가며 문을 열려고 했던 걸까요.




그 후 이런 경험을 한 적은 없지만, 다른 차원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문득문득 이 일이 생각납니다.



320x100

[실화괴담][86th]천장의 뒷모습

실화 괴담 2017. 3. 9. 23:18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무령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25살의 평범한 사회인입니다.


2년 전 겪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그해 여름, 여느때처럼 씻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는데, 천장에서 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얼룩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니었습니다.


80년대에 유행했던 여학생들의 땋은 양갈래 머리였습니다.




그게 뒷모습만 천장에 보이는 겁니다.


저는 제가 뭘 잘못봤나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여전히 보였습니다.


그런 기묘한 상태가 며칠이고 이어졌습니다.




불을 켜거나 낮에는 보이질 않는데, 불이 꺼지고 어두워지면 어김없이 보이더군요.


그렇게 며칠쯤 지났을까요.


어느날, 평소처럼 천장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그 뒷모습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고개를 돌리려는 것처럼요.


저 또한 그 모습의 정체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기에, 계속 천장을 노려봤죠.


그러다 어느 순간 얼굴이 보였는데...




저는 그대로 기절할 뻔 했습니다.


눈은 퉁퉁 부어있고, 입에는 피칠갑을 한 여자가, 저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나 다시 천장을 봤지만, 아무 것도 없더군요.




그 이후로는 천장에 아무 것도 나타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 그 얼굴만 떠올리면 온몸에 소름이 끼치네요.



320x100

[실화괴담][85th]알 수 없는 목소리

실화 괴담 2017. 2. 5. 23:41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미니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괴담이라고 치기에는 그저 무섭지 않고, 어찌보면 사소한 일을 세번 정도 겪었습니다. 


이게 저를 보살펴주는 귀신인지, 환청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일을 세번이나 겪고 나니 환청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고요.




처음 그 목소리를 들은 건 2012년 1월, 겨울이었습니다.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안검하수가 심한 편이기도 했고, 미용 목적도 겸해 처음 수술이란 것을 했었습니다. 


안검하수 수술과 쌍커풀 수술을 같이 했죠.




보기와는 다르게 병치레가 굉장히 잦고 허약했지만, 수술이란 건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부분마취로 진행을 했기에 큰 긴장과 기대를 안고 수술실에 들어갔었고, 다행히 예상과는 다르게 큰 고통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첫날은 붓기도 심하고 마취가 풀리면 아플테니, 하루만 벽에 등을 기대고 앉은 채로 자라고 하시더라고요.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앉아서 잤는데, 이게 생각보다 잠을 못잘 정도로 열도 나고 욱신거림이 심하더라고요. 


그래서 앓아 눕듯이 끙끙거리며 잠을 잤습니다.


이때, 가위가 눌렸습니다. 




그제껏 가위도 눌려본 적이 없었던 터라, 그 중압감에 조금 놀랐지만, 몸이 지쳐서 그렇겠거니 하고 다시 잠을 청하려던 터였습니다.


그 순간, [힘들어?] 라고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성의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엄마께서 말씀하신 줄 알고 [응... 힘들어...]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러자 맥이 탁 풀리기라도 한듯 가위가 풀리더라고요.


이때는 아프니까 별 일을 다 겪는구나 하며 단순하게 넘겼습니다.




그 일이 잊혀질 즈음, 그해 여름이었습니다.


음식을 잘못 먹고 탈이 나 심한 장염에 걸렸었습니다.


장염에 걸린지 일주일이 다 되어갈 쯤, 또 가위가 묵직하게 눌렸습니다. 




가뜩이나 온몸에 힘도 없는데 가위에 눌리니 숨도 벅차더라고요. 


결국 가위를 풀 생각조차 못하고 끙끙거리고 있었습니다.


또 [힘들어?] 라는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응... 힘들어...]


저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중얼거렸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맥이 풀리듯 가위와 잠이 달아났습니다.




이 일을 연속적으로 겪자 의아한 마음에 잠시 생각해보니, 두번째 가위는 저 혼자 집에 있었고, 첫번째 가위는 엄마께서 계셨지만 저희 엄마의 목소리와 전혀 다른, 높고 젊은 톤을 가진 여성의 목소리였습니다. 


엄마도 저에게 말을 건 적이 없다고 하셨고요.


또한 신기한 것은, 이 일을 겪고 또 겪어도 무섭기는 커녕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위에 풀리는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개운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그저 신기한 경험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년 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관해서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삶과 미래의 가능성에 고민만 하다 그냥 이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칼과 밧줄 같은 것을 구해다 비상키트처럼 박스 안에 넣어 놓고는 했습니다. 


심신이 지쳐 울다 잠드는 일이 빈번했고, 마침 원하는 회사의 면접에서 떨어져서 좌절감은 더욱 심해졌었죠.


무턱대고 손목을 그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겁이 많아 깊게 베지는 못해, 피는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아프기만 하더군요.


스스로의 죽음도 결정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고, 제대로 취직 하나 못하는 제가 한심해서 울다가 지쳐 잠들었습니다.


그 날, 또다시 가위가 눌렸습니다.




[힘들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응... 너무 힘들어...]




저는 울먹이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대답하면 바로 풀어주던 지난 때와는 달리, 이 말을 들려주고는 가위를 풀어주더라구요.


[괜찮아.]




다음날, 우을한 마음은 언제 있었냐는듯 상쾌한 마음으로 취직 준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왜 이런 힘이 솟았는지,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게 되었는지.




그 귀신 덕분인지 저는 취업도 잘 하게 되었고, 원하는 회사는 아니었지만 나름 만족하며 살아가는 번듯한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그 후로 가위를 눌려도 그 목소리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힘들때마다 찾아 와 주는 것을 보니 저를 보살펴 주는 수호신 같은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제가 힘든 나머지 들려온 환청이었을까요.


어느 쪽이었든, 저에게는 살아갈 힘을 준 소중한 목소리입니다.


만약 다시 듣게 된다면 그때는 힘들다는 말 보다,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320x100

[실화괴담][84th]가로등 밑 바이크

실화 괴담 2017. 1. 18. 22:18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shy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올해로 대학교 2학년이 된 사람입니다.


이 글을 쓰는게 9월 27일이니까...


거의 3주 정도 되었군요.




저는 학교를 애매하게 멀리 있는 곳에 가게 되어, 전철로 통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사람 많은 전철을 매일 타야하는 게 너무 싫었습니다.


그래서 통학용으로 125cc의 그럭저럭 쓸만한 중고 바이크를 좀 싼 가격에 구매했죠.




전 주인은 점화계통에 문제가 있다며 바로 그 자리에서 돈을 깎아 주셨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지출이 좀 있던 저로써는 고마운 상황이었죠.


바이크를 구매하고, 저는 바이크를 몰고 수리점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손을 좀 봤죠.


평소 바이크나 자동차가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고 있던 저에겐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이게 5달 전쯤 일입니다.




그 후로 저에겐 일종의 습관 같은게 생겼습니다.


밤 9시가 되면 어김없이 바이크를 타고,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동네에서 바이크를 실컷 타다 들어오는 거였죠.


그 동네는 오래 전에 문을 닫은 철물점이나 공업사 같은게 늘어서있는 매우 긴 직선도로가 있었거든요.




그 건너편에는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철도가 있었습니다.


오가는 차는 적었고, 당연히 저는 그 길 전체를 제것인냥 마음대로 누볐죠.


그리고 시간은 흘러, 아까 말했던 3주 전이 되었습니다.




중고 바이크의 특성이랄까 여기저기 잔고장이 많았습니다.


고장날 때마다 고치는것도 지쳐버려서 저는 그냥 포기한 상태였죠.


연료 게이지가 맛이 간 상태였는데, 저는 어느정도 연료가 남아있는지 대충 계산을 하고 다녔기에 별 신경을 안썼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바이크를 끌고 30분 거리의 동네로 나갔습니다.


한시간쯤 탔을까요.


그날따라 유난히 피곤했던 저는, 잠시 바이크에서 내려 가져온 음료를 조금 마신 후 한시간 정도만 더 타다가 집으로 가기로 했죠.




길가에 정차하고 바이크에서 내려서 가방을 뒤적거리는데, 좀 멀리 떨어진 곳의 가로등이 깜빡거렸습니다.


원래 좀 오래된 동네라 수명이 다 했나보다 하고, 저는 음료를 꺼내어 들었습니다.


가로등은 계속 깜빡거렸고 저는 거기에 눈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게 보였습니다.


불이 꺼질때 이상한 흰 덩어리랄까, 헐겊이랄까.


오래된 흰 옷감 느낌의 무언가가 잠깐 보였다가 사라졌습니다.




차를 잘못 본건가 싶어 계속 지켜봤습니다.


자세히 보니 머리칼 같은게 붙어 있더군요.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마치 괴담 속에 제가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그렇게 느낀 순간 가로등이 또다시 깜빡였는데, 그 흰것이 안보이더군요.


순간 "도망치자" 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저는 가방도 제대로 안 닫고, 무작정 가장 가까운 대로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방에서 필통이 떨어지고, 아까 마시던 음료수가 떨어지고, 담배도 떨어졌습니다.


주울 생각도 못하고, 신발이 벗겨져도 그대로 대로로 달려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말던, 저는 일단 살았다는 생각에 다리에 힘이 쫙 풀렸습니다.


그대로 편의점 안 의자에 주저앉았죠.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고, 가방 안에 뭐가 없어졌는지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가방 천이 뭔가 손 같은것에 강하게 당겨진 듯한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애써 무시하고 뭐가 없어졌는지 확인한 후, 새벽이 되어 하늘이 약간 밝아질 때까지 계속 편의점에 있었습니다.


해가 뜨자, 이제는 가도 될거란 생각에 왔던 길을 거슬러갔습니다.




담배, 음료수, 필통 등이 줄줄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주섬주섬 떨어진 물건들을 챙겨 가방에 넣고는, 바이크로 걸어갔습니다.


세워둔 자세는 제가 세워둔 그대로였지만, 연료통 쪽 도색이 길게 벗겨져 있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손톱을 세운 채, 바이크를 마구 긁은 것처럼.


그 이후로는 밤에 바이크 타러 나가는것을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통학은 계속 이 바이크로 하고 있지만요.




제가 그때 본것은 도대체 뭐였을까요?

320x100

[실화괴담][83rd]아파트의 불빛

실화 괴담 2017. 1. 10. 23:44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느그느그링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작년 초에 있었던 기묘한 일을 하나 제보하고자 합니다.


2016년 2월 13일에 있었던 실화입니다.


당시 고3 수험생이었던 저는, 수능을 망치고 재수학원에 등록할 예정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학원에 등록하기 전까지 딱히 할 것도 없던 저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친한 친구와 새벽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방문을 닫고 게임을 하다보니 살짝 덥기도 했고, 목도 말라서 새벽 3시쯤 친구에게 같이 시원한 사이다나 사서 밖에서 마시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친구도 마침 시원한게 마시고 싶었는지, 알겠다며 곧 나오기로 했죠.




저희 아파트 단지 상가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작은 편의점이 있습니다. 


언제나 단골손님인 저와 제 친구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아주머니 점장님이 계신 곳이죠. 


친구가 사는 동보다 제가 사는 동이 더 가까워서, 친구가 저희집 앞까지 온 뒤에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대충 옷을 걸쳐입고 밖으로 나온 저는 친구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평소에도 약속시간에 조금씩 늦는 친구라, 이번에도 늦는구나 싶어서 작게 한숨을 내쉬고 앞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대략 60개 정도의 동이 있는 큰 단지입니다. 


덕분에 동 현관 앞에 서 있으면 다른 동을 정면으로 볼 수 있죠.


제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다른 동 비상계단에 나 있는 창문이었습니다. 




대략 30개의 창문이 수직으로 죽 늘어서있는 그런 광경이죠.


제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한 이유는, 약 30개의 창문에 전부 환하게 불이 켜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아파트 단지에 산지도 어느덧 8년째입니다.




하지만 저렇게 모든 비상계단에 불이 환하게 켜진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불이 켜지려면 밑에 사람이 지나가서 센서가 감지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두세층이 동시에 켜지는 건 종종 있는 일이지만, 한번에 모든 층에 불이 켜지는 건 보기 힘든 일입니다.




저는 눈을 비비고 다시 비상계단을 전부 확인했지만, 비상계단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무언가 움직이는 그림자조차 없이, 텅 빈 비상계단에는 전부 환하게 불이 켜져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나온 터라, 카메라 어플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거의 없던 안개가 그날 새벽따라 자욱해서 그런지, 환하게 켜져있던 불은 제 핸드폰 카메라에는 아주 희미하게 찍히더군요.


저는 기독교인이기도 하고, 딱히 귀신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막상 그 기묘한 현상을 봤을때도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언제 저 불이 꺼질까 하고 계속 쳐다보고 있었죠.




한 3분쯤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저 멀리서 친구가 저를 부르면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친구녀석에게 왜 이렇게 늦었냐고 구박을 하고 친구에게도 그 광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친구도 처음 보는 일이라며 신기해했죠. 


그러자 그 순간 갑자기 비상계단의 모든 불이 꺼졌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저와 친구는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저는 애써 편의점으로 가자고 친구의 팔을 잡고 갔지만, 편의점에 도착할 때까지 저희 둘은 정체불명의 두려움에 아무 말도 못했죠.


귀신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참 기묘한 일이었습니다.

320x100

[실화괴담][82nd]의문의 전화

실화 괴담 2017. 1. 8. 23:46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랜서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중3때 겪은 일입니다.


그날 저는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핸드폰을 하다가 뺏겼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일주일 뒤에 돌려준다며 서랍에 보관하신다고 하셨죠.




핸드폰을 워낙에 사랑하던 저는 여러번 그런경험이 있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핸드폰을 뺏겼다는 말을 하고, 학원에 가기 전에 잠깐 컴퓨터를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집에 전화가 오더니 조금 곤란해 하시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엄마가 약간 놀란 얼굴로 [너 핸드폰 뺏긴거 맞니?] 라고 물어오셨습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죠.


하지만 그 후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는 의문투성이였습니다.




그날, 보충이 있다고 일찍 오라는 말을 전하러 학원선생님께서 제 폰으로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전화를 받은 뒤, [여보세요.] 라고 대답까지 했다는겁니다.


학원 선생님이 [A야. X학원이야.] 라고 말씀하자 갑자기 제가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건 학원에 갔을때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전화를 받을 때 나오는 버릇을 그대로 알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전화를 받을 때 "여보세요" 라는 말을 하기가 굉장히 귀찮아서, 평소에도 여보세요보다는 "여ㅂ세ㅇ" 정도에 가깝게 말을 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제가 딱 그런식으로 전화를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선생님은 이전까지 저와 통화를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놀랄 수 밖에 없었죠.


선생님이 쓸데없이 장난을 치셨을 것 같지도 않고요.




저는 절대 아니라고, 핸드폰은 담임선생님한테 있고 그분은 여자분이시며, 핸드폰을 뺏길 때도 꺼져있는 상태였다고 구구절절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학원 선생님께서는 믿지 않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자동녹음된 파일이 있다고, 진실을 밝히자며 학원 교무실로 들어갔습니다.




그 파일을 틀었을 때 저와 그곳에 계셨던 모든 선생님들이 들었습니다.


[끼기기기기기기긱...] 하는 알수 없는 파열음 같은 소리를요...


중간중간에 선생님의 목소리까지 들렸습니다.




[A...야... X학..원...이..야...]


그날 제가 무서워서 잠을 설치던 중, 아버지께서 달마가 그려져 있는 부적을 주셨습니다.


다음날 아침, 어떤 꿈을 꾸었는지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습니다.




잘 때 땀이 젖을 정도의 계절은 절대 아니었던 것만 기억합니다.


그 뒤로 저는 그 부적을 항상 가지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영적 존재를 믿게 되었죠.

320x100

[실화괴담][81st]제사상과 두부

실화 괴담 2017. 1. 4. 23:18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광절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거실에서 가족끼리 치킨을 뜯으면서 티비를 보고있었는데, 모 미식 프로그램에서 두부가 나왔습니다. 


가마솥에 두부를 끓이는 것을 보며 어머님께서 저희 외갓집은 제사상에 두부를 내놓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두부구이를 제사상에 내놓는것이 드물거나 유별난 일도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옛날, 다들 집에서 가마솥으로 밥을 하던 시절에는 두부도 집에서 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과학시간에 두부를 만들어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두부는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손이 모이는 명절날, 그것도 돈 좀 있는 양반집이나 먹었다고 합니다. 


그날은 명절날, 새 며느리가 부엌에서 두부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두부는 제조 공정상 끓이면서 계속 저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며느리는 가마솥에 불을 때우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나무주걱으로 갈아내서 걸러낸 콩물을 열심히 저었습니다.


이 며느리는 아들을 낳은 며느리였습니다. 


그것도 집안의 첫 손주였습니다.




아이를 낳고 몸조리 기간동안 쉬다가, 손이 필요한 명절이라 무거운 몸을 이끌고 주방에 들어간 것입니다. 


등에는 아직 젖먹이를 포대로 업은 상태였습니다. 


가마솥을 실제로 써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이게 굉장히 깊고 큰데다, 가마솥의 높이가 주방일을 하기에 굉장히 비효율적인 높이입니다. 




불은 앉아서 때야 하고, 솥 안을 보려면 허리를 숙여야 하는 높이지요. 


요즘 인테리어로 보면 인체공학에는 영 꽝입니다. 


돈 많은 양반집이니 식구도 많고, 먹는 입이 많으니 먹는 양은 또 오죽하겠습니까. 




게다가 옛날에는 한번 만들면 옆집에도 주고 그랬잖아요. 


거기에 나라 관리가 된 양반은 백성들에게 항상 은덕을 배풀어야 하는 입장이라, 양반이 한번 일을 벌이면 그 마을사람들은 양반나으리나 먹는 귀한 음식을 먹을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대대로 무관에 급제하던 집안이었기 때문에, 유서 깊은 지방 유지 집안의 며느리는 당연히 가마솥 가득 콩물을 끓였답니다. 



 

군대에서 삽질 했던 분들은 아마 아실겁니다. 


아니 삽질까지 갈 필요도 없나요.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가보거나, 취사병 일하시는걸 보신 분들은 큰 솥에 쓰던 나무주걱이 굉장히 크다는걸 아실겁니다. 




삽만큼 큰 나무주걱을 온몸으로 젓다보면 허리가 아프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가득 콩물을 담았으니 힘들기는 또 엄청 힘들겠죠. 


출렁거리는 콩물을 젓다가 겨우 한숨 내쉬며, 며느리는 콩물이 얼마나 끓었나보려 몸을 좀 더 숙였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등에 업혀있던 젖먹이가 가마솥 안에 풍덩 빠졌습니다.  


펄펄 끓던 가마솥에 젖먹이가 통으로 빠졌으니 그 고통이 오죽했을까요.


채 돌도 지나지 못한 아이는 온몸이 익어서 죽어버렸습니다.



 

집안의 첫 손주였으니 그 슬픔은 더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갓난손주의 죽음에 즐거워야 하는 명절은 비탄과 절망 속에서 보냈고, 당시 집안어른이셨던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나 죽고나서는 제사상에 두부를 올리지 말거라.] 



 

저희 외갓집에서 4, 5대 전에 일어났던 실화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저희 외갓집은 제사상에 두부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320x100

[실화괴담][80th]남자친구의 전화

실화 괴담 2016. 12. 31. 20:37
320x100



*방명록이나 vkrko91@gmail.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의유머 매콤소금님이 메일로 보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예고시절 연습실에서 겪은 무서운 경험들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 역시 제가 예고 시절 겪은 기이한 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에겐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집에서 그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며,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죠.


방과 후 귀가했기에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습니다.


평소랑 다른 점이라면 집 안이 이상하리만치 푸르스름했다는 것 정도?




하지만 공포 분위기를 좋아하는 저는 그저 좋은 색감이다 싶어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그 때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다짜고짜 저한테 고래고래 화를 내며 장난치지 말라는 겁니다.




무슨 얘기인가 자조치종을 물어봤죠.


남자친구가 저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제가 받더니 이렇게 말하더라는 겁니다.


[어... 야, 있잖아... 내가... 꺄아아아아!]




말하다가 갑작스레 비명을 내질렀다는 거였죠.


위험할 때 나는 째진소리가 아니라, 진짜 고래고래 지르는 비명을요. 


아무리 제 이름을 부르고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하길래, 결국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엔 제대로 제가 받았고요.


몇번이고 물어봤지만, 남자친구가 들은 목소리는 제 목소리가 맞았다고 합니다.


그 때 한창 연습실에서 이상한 일들에 시달리던 터라, 더욱 무서운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