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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벨: 인형의 주인, 2017

호러 영화 짧평 2017. 8. 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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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했던 영화 "애나벨" 은 제임스 완이 제작한 영화 중 가장 평이 저조한 작품에 속할 겁니다.


물론 재정적으로는 40배를 남겨먹는 희대의 대박이었지만요.


아무튼간에 컨저링 1, 2가 성공을 거두며 아예 컨저링 유니버스를 구축할 생각을 먹은 제임스 완 입장에서는, 애나벨의 실패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겁니다.


기왕 흥행도 대박을 쳤겠다, 프리퀄을 제대로 만들어서 시리즈의 유일한 오점을 덮어보고 싶었겠죠.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 바로 이번 영화, 애나벨: 인형의 주인입니다.


애나벨이 컨저링의 프리퀄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영화는 프리퀄의 프리퀄이라는 독특한 작품인 셈이네요.




감독은 "라이트 아웃" 에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데이비드 샌드버그 감독이 내정되었습니다.


전작이 말아먹을만큼 말아먹어놨으니, 이제 리바운딩만 남은 셈이었죠!


여기저기서 호평이 들려와서 저도 참 기대가 컸는데... 컸는데...


그게, 전작보다는 낫긴한데 말입니다...





컨저링 시리즈의 핵심 요소를 꼽으라면 악마의 빙의와, 그걸 내쫓기 위한 엑소시즘일 것입니다.


본편 시리즈인 컨저링 1, 2에서는 각자 치열하게 악마와 대결하는 워렌 부부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애나벨: 인형의 주인에서는 정작 그 엑소시즘 요소가 완전히 제거된 수준입니다.


뭔가 흉내를 내긴 하는데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제가 보기에는 악마 스스로도 자기가 왜 퇴치된건지 잘 모를 겁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등장하는 악마가 사탄 그 자체가 아니냐는 언급이 있는데...


만약 그렇다고 치면 사탄은 아주 안일하거나 아주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더불어 애나벨이라는 영화 제목과는 달리, 애나벨이 딱히 큰 의미가 있었는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힘을 여기저기 나눠쓰지 말고 한 곳에 집중했더라면 악마가 더 강력해보이고 위압감이 느껴졌을 겁니다.


마치 계란을 두 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양쪽 계란이 천천히 다 썩어가는 스타일의 분산 투자였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느낌입니다.


오히려 메인 악마보다는 다른 악마가 더 시선을 끌기도 하고요.


영화 전체적으로 밀어주는 걸 보면 혹시 이 영화는 내년에 개봉할 더 넌을 위한 기나긴 티저영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보는 내내 겹쳐보였던 영화가 있는데, 작년에 개봉했던 "위자 : 저주의 시작" 이었습니다.


두 영화 모두 빙의에 관해 다루고 있고, 빙의의 방식도 비슷할 뿐더러 프리퀄이라는 점도 동일하죠.


거기에 룰루 윌슨이라는 호러 전문 아역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같습니다.


두 영화 모두 합격점은 넘었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점도 똑같아서 너무 안타깝네요.





하지만 제가 느낀 것과는 달리, 아마 이번에도 제임스 완은 흥행에 성공할 겁니다.


하우스 호러의 창시자이자 마스터인 이 양반은, 결코 손해볼 장사는 벌이지를 않는 사람이니까요.


이미 또다른 스핀오프 더 넌이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고, 컨저링 3의 제작도 곧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시리즈는 한동안 승승장구 할 것 같습니다.


대중에게 소구하는 제임스 완만의 공포 스타일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저랑은 조금 안 맞는 거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라이트 아웃에서 좋은 영화를 만들었던 데이비드 샌드버그 감독의 감 자체는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컨저링 유니버스말고 라이트 아웃처럼 새 시나리오를 들고 감독했으면 좋겠네요.


애나벨은 프리퀄에 프리퀄까지 우려먹었으니 이제 다시 볼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워렌 부부의 창고에서 편히 쉬렴, 못생긴 인형아.




제 점수는 6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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