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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에는 적어도 3번, 죽었던 놈이 있다.

그 녀석을 A라고 해두자.

첫번째는 유치원 시절, 골든위크 직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였다.



우리 집은 사정이 있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골든위크 지나서 유치원에 가자 A는 아무 일 없었다는 얼굴을 하고서는 유치원에 와 있었다.

본인 말에 따르면 골든위크 전에 쉬었던 건 한발 앞서 가족여행을 갔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몇명의 친구들은 A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어른들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두번째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로, 분명 집에 불이 나서였다.

그때는 나도 장례식에 갔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까 A는 전학생이 되어 돌아왔다.



저학년 때는 아버지 전근 때문에 이사를 갔다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었다.

유치원 때와는 다른 친구들이었지만, 이번에도 몇명의 친구들은 A의 장례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대학생이고, A와는 종종 대화를 나누는 사이였다.



그런데 얼마 전, A에게 연락을 받았다.

봄방학 때 그가 유학을 가 있는 곳에 놀러오지 않겠냐는 연락을.

2달 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죽었을 A에게.



이번에는 유학을 간 것으로 된 것 같다.

역시나 A의 죽음을 기억하는 친구는 무작위로 몇명인가 있었다.

내가 세번 연속 A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아니, 어쩌면 내가 잊어버린 A의 죽음이 몇번이고 더 있었을지도 모를 일인가.

어쨌거나 나는 봄방학 때 A를 만나러 가려한다.

지금 그는 호주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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