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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1028th]공중전화 점검

괴담 번역 2025. 3. 2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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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겪게 된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저는 NTT 하청 업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업무 중에는 공중전화의 점검 및 수리를 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공중전화 쪽 업무는 무척 편하기 때문에, 그날은 점검을 담당하게 되어 아침부터 신을 내고 있었습니다.

점검이라고는 해도 동전이나 전화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고장 판정을 내고 수리를 하는 것인데, 매달 다른 업체가 돌아가며 점검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장난 채 방치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날은 하루 동안 4곳을 천천히 돌고 사무실로 돌아갈 계획이었습니다.



오전에는 공원과 아파트 앞에 있는 공중전화를 각각 점검하고, 점심을 먹은 뒤 2시간 정도 낮잠을 잤습니다.

그 후 다음 장소로 향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내비게이션을 설정했습니다.

세번째 점검 장소는 제가 살고 있는 현에서는 꽤 유명한 심령스폿인, 터널 근처의 공중전화였습니다.



저는 원래 무서운 건 딱 질색이라 영 내키지가 않았지만,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공중전화는 산 쪽에 있었기 때문에, 출발지인 편의점에서는 30분 정도 거리였습니다.

가는 동안 지나다니는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마주오는 차도 없었습니다.



터널 앞 공중전화에 도착한 뒤, 점검을 위해 공중전화 박스를 여는 열쇠와 드라이버, 그리고 점검용 스마트폰을 챙겨 부스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공중전화 부스를 열려고 해도 무언가 단단히 잠겨있기라도 한 것처럼 꿈쩍도 하질 않았습니다.

부스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점검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본사 쪽에 연락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산 속이라 그런지 전파가 약해 통화가 터지질 않아, 신호가 잡히는 곳까지 걸어가야만 했습니다.

조금 걸어가니 전파가 잡혀서, 본사 쪽에 연락해 세번째 점검 장소인 터널 공중전화 부스 문이 열리지 않으니 수리업체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그 순간,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슬쩍 공중전화 쪽을 바라보니, 긴 머리의 여자가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느 정도 거리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고, 산 속이라 안개인지 습기인지가 끼어 명확히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전화 중이었지만 그만 이상한 소리를 내고 말았습니다.



본사 쪽에서는 수리업체에 전달해야 하니 현장 사진을 몇장 찍어 보내라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무서워서 거절할까 싶기도 했지만, 곧이곧대로 이야기를 해봐야 믿어주지도 않을 것 같아 그냥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다시 공중전화 쪽을 바라보니 아까 있던 여자는 사라지고 없어서, 내가 잘못 봤나 싶었습니다.



공중전화 쪽으로 다가가서 바깥 사진을 몇장 찍고, 문이 열리지 않는 모습을 찍으려 부스 문에 손을 댔는데, 아무 문제 없이 문이 쓱 열렸습니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문이 열려버렸으니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동전을 넣고 수화기를 들어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봤습니다.



문제 없이 신호가 갔습니다.

동전 쪽은 OK.

그 다음 전화카드를 넣어보려 했는데, 기계로 카드가 들어가질 않았습니다.



이럴 경우 공중전화 내부의 전력장치가 고장났거나 카드 삽입부가 고장일 수 있어, 차에서 그 두 부품을 가지고 와 교체해 보기로 했습니다.

대부분 카드 삽입부 쪽이 문제였던 경험이 있기에, 우선 삽입부 쪽을 교체해봤습니다.

새로운 부품으로 갈아끼우니 전화카드가 정상적으로 들어가고 전화도 잘 갔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점검을 마치고 차로 돌아가 네번째 점검 장소로 향했습니다.

네번째 점검도 무사히 끝났고, 시간이 꽤 남아 나쁜 줄은 알면서도 근처 공원에서 또 낮잠을 잤습니다.

오후 4시 반에 알람이 울려 회사로 돌아갔죠.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세번째 공중전화에서 교체한 카드 삽입구를 상자에 담은 채 정비 담당자에게 전달했습니다.

2층 사무실에서 차량 사용일지를 작성한 뒤, 선배와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때우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정비 담당자에게 전화가 오더니, 부장이 1층에 가서 확인 좀 해보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1층으로 가서 정비 담당자 쪽으로 갔더니, 심각한 얼굴로 말을 꺼냈습니다.

[아까 네가 가져온 전화카드 삽입구를 확인해 봤는데, 모터 부분이...]

그러면서 내게 삽입구를 보여주었습니다.



삽입구 모터에는 긴 머리카락이 빽빽하게 엉켜있었습니다.

전화카드가 들어가지 않았던 이유는, 엉킨 머리카락 때문에 모터가 회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순간 공중전화 부스 안에 있던 긴 머리의 여자가 떠올라, 등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정비 담당자에게는 교체한 장소만을 전달하고, 그날은 그대로 퇴근했습니다.

며칠 후 그날 찍었던 사진을 다시 확인해 봤지만 이상한 것은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그 터널에서 무슨 사건 같은 건 없었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조사도 해봤지만, 딱히 짚이는 바는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그 후로 딱히 이상한 일을 겪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꺼름칙해지는 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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