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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ch에서 자주 보고 하는 이 그림책이, 우리 집에는 어릴 적부터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어릴 때, 이 그림책에 나온 것 같이 생긴 도깨비가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우리 집은 아파트 5층이었다.




그런데 한밤 중에 눈을 떴더니, 베란다 유리창 너머에 도깨비가 있었던 것이다.


그림책에 나온 모습 그대로, 둥둥 떠 있었다.


[A야, A야.]




유리창 너머로 내 이름을 부른다.


[같이 놀러가자.]


그림책에 나오는 것처럼, 웃는 얼굴로 나를 부른다.




[같이 가자, 같이 가자.]


하지만 한밤 중에 놀러가면 엄마에게 혼난다.


나는 [미안하지만 그러면 안 돼...] 라고 거절했다.




그 후 며칠이 지난 어느밤, 도깨비는 다시 한 번 나를 찾아왔다.


그 날은 무척 더웠기에 모기장만 치고 유리창은 열어뒀던 터였다.


지난번과 똑같았다.




[같이 놀러가자.]


이번에도 거절했지만, 전과는 달리 도깨비가 화를 냈다.


[왜 같이 안 가는거야.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이리로 와 주지 않는거야.]




꽤 무서웠기 때문에, 나는 도깨비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며 찬찬히 이유를 설명했다.


[도깨비는 좋아하지만 엄마에게 혼이 나니까 안 되는걸. 같이 놀고 싶으면 내일 오라구.]


그랬더니 도깨비는 모기장을 넘어 방으로 들어왔다.




이대로 끌려가면 큰일이라 생각한 나는, 옆에서 자고 있던 아버지의 손을 잡아끌었다.


도깨비는 이제 명령하듯 소리치고 있었다.


[이리 와! 빨리 이리 와!]




그 소리에 아버지가 깨어나, [꺼져!] 라고 외쳐 도깨비를 내쫓았다.


그 이후 도깨비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내가 가지고 있던 기억이다.




하지만 얼마 전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다, 이게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실은 아버지가 결혼하기 전 사귀었던 여자가, 아파트 벽면을 타고 우리 집에 침입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꺼지라고 고함을 치자, 여자는 마구 날뛰어 집안이 난장판이 되었었다고 한다.




겨우 힘으로 여자를 제압한 후, 청테이프로 꽁꽁 묶고 그대로 경찰에 신고했었다고 한다.


나를 데려가려 했던 그 여자의 얼굴이 너무도 무서워, 지금도 종종 아버지는 그 시절의 악몽을 꾼다고 할 정도였다.


당시 내 나이는 4살 정도였고, 어머니는 마침 동생을 임신했을 무렵이라 병원에 입원해 있던 터였다고 한다.




아마 나는 그 때 봤던 광경이 너무 무서웠던 나머지, 기억을 제멋대로 바꿔 씌웠던 것 같다.


지금 그 사건을 떠올려봐도, 내게는 그림책 속의 도깨비 얼굴만 생각날 뿐이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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