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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680th]빛의 바다

괴담 번역 2016.04.15 22:23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나는 어느 배에서 삼등 항해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오키나와 쪽으로 항해하고 있을 때 일이다.


새벽 2시 즈음, 평소처럼 배 위치를 해도에 기입하고 뱃전으로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 있던 도중이었다.




문득 수면으로 시선을 돌리니, 파도 사이로 야광충 무리가 보였다.


야광충은 굳이 따지자면 더러운 바다일수록 많다.


드물게도 그날따라 한가했기에, 나는 같이 당직을 서던 조타수한테 슬쩍 말을 걸어봤다.




[밖에 야광충이 엄청 많네.]


하지만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수면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조차 꺼렸다.


[왜 그래?]




내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야광충은 말이야, 바다에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라고. 그런 걸 보고 싶지는 않아.]


그런 전설도 있구나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며, 나는 다시 뱃전을 지키러 돌아갔다.




잠시 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수면 전체가 창백한 빛에 뒤덮였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해 완전히 새까맸다.




눈앞에는 한가득 어두우면서도 창백한 빛의 바다.


우리 배는 그 빛 안을 나아가고 있었다.


방금 전, 조타수가 한 말이 진짜라면 무섭겠다 싶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배의 위치를 확인할 겸, 해도에 위치를 기입하러 갔다.


우리 배는 아쿠세키지마(悪石島) 근처에 있었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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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괴담은 새벽, 항해 도중 마주친 야광충 무리에 관한 이야기.
    괴담의 배경이 된 아쿠세키지마는 태평양 전쟁 말기 일반인과 아이들을 실은 쓰시마호가 격침되며 1,418명의 사망자가 나온 해역입니다.
    아름다우면서도 오싹한 광경이 눈에 그려지네요.
  2. 아쿠세키지마 쓰시마호 격침 사건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기사를 참고해 주세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33&aid=0000027374

    본문에 첨부된 야광충 사진은 홍콩에서 촬영된 것이라 합니다.
    http://www.scmp.com/news/hong-kong/article/1689856/hong-kong-bloom-stunning-photos-bioluminescent-micro-organisms-citys
  3. 아이구 이해가 안되서 2번이나 다시 읽어봤다가 댓글보고 이해했네요ㅠㅠ 지식이 부족하니 이야기도 못알아듣네...
  4. 야광충이 벌레인줄 알았는데 플랑크톤의 일종이라네요. 적조현상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5. 이것도 섬뜩한 이야기네요.
    왠지 오늘과 딱 맞는 얘기 같기도 하고요...
    잘 보고 갑니다.
  6. 현직 뱃놈으로 가볍게 태클걸고 갑니다.

    삼항사 당직은 0800~1200, 2000~0000입니다. 세벽 두시에 해도에 항로를 그리는건 2항사 업무고, 그 외에는 현재 포인트 표시만 합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혼자 당직을 섰다는 식으로 나오는데, 3항사까지 있는배에 2항사가 없을리는 없고....
  7. 실제로 아버지 고향에서 야광충을 딱 한번 본적이 있습니다
    이쁘고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저렇게 생각하니 섬뜩하네요
    고향에 계신 삼촌이 그러셨죠
    물놀이 왔다가 빠진 사람을 구해줄 때가 있는데 그 해엔 꼭 구해준 사람 수만큼 시체도 같이 건져 올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