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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

[번역괴담][2ch괴담][750th]사신 아줌마

괴담 번역 2016. 8. 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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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이야기다.


그녀가 초등학생일 무렵, 하천 부지에서 강아지를 주웠단다.


아쉽게도 집에서 기를 수는 없었기에, 다리 아래 골판지 상자를 가져와 담요를 깔고 거기서 몰래 돌보기로 했다.




방과 후면 먹고 남은 급식이나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 가져다주곤 했다고 한다.


강아지도 그녀를 몹시 따랐고.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강변에서 강아지랑 놀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어머, 정말 귀여운 강아지구나.]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처음 보는 아줌마가 싱글벙글 웃으며 보고 있더란다.




[저기, 이 강아지, 네 강아지니?]


계속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에요. 엄마가 기르면 안 된다고 해서...]




그렇게 대답하자, 아줌마는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그러면 혼자 있을 강아지가 걱정되겠네. 좋아, 아줌마가 그 걱정거리를 없애줄게!]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아줌마는 강아지를 가리켰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머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껄껄껄껄껄껄...




즐거워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은 표정인데, 눈만은 결코 웃고 있질 않았다.


아줌마는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절대 멈추지 않고 계속 웃었다.


그녀는 섬뜩해져 도망갈 생각으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갑자기 발밑에 있던 강아지가 쓰러졌다.


몹시 몸을 떨더니 그대로 멈춰서 움직이질 않았다.


당황해서 손을 뻗었지만, 강아지는 이미 죽어 있었다.




[잘됐네! 이걸로 쓸데없는 걱정 따위 안 해도 되겠어!]


아줌마는 그렇게 말한 뒤 콧노래를 부르며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한동안 거기서 멍하니 서 있었다고 한다.




그 아줌마는 지역에서 상당히 유명한 사람으로, "사신 아줌마", "껄껄 마녀" 등으로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가리키고 껄껄 웃으면 작은 동물들이 그대로 죽는다는 것이다.


아줌마는 그 후 큰 애완동물 가게에서 소란을 피웠다가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먼 친척이 거두었다는 말도 있었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도 있었지만, 진상은 모른다.


그녀는 그때 그 광경이 트라우마가 되어 개를 기르지 못하고 있다.


[기르고 싶지만... 어느 개를 봐도 그때 그 강아지가 죽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니까...]




정말 쓸쓸하게, 그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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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할아버지와 둘이서 산에서 캠핑했다.


숯구이였던 할아버지 오두막에 놀러 갔었던 것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정리를 끝낸 다음 오두막으로 들어가려는데 할아버지가 새파란 얼굴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에 들고 있던 숯을 던졌다.


나를 향해.


아직 뜨거운 숯은 깜짝 놀라 굳어 있는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둔한 충돌음과 함께 작은 비명이 울려 퍼진다.


갑자기 뒤에서 바람이 일어난다.


비명은 분명히 사람 목소리였다.




그것도 젊은 여자 목소리.


놀라 뒤를 돌아봤지만, 부스럭부스럭하고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어둠 속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마음이 놓인 듯했다.


나는 곧바로 오두막으로 끌려와 잠을 청해야 했다.


무슨 질문을 해도 할아버지는 입을 꽉 다물고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 후 할아버지는 나를 산으로 부르지 않았다.


나 역시 산에 오르는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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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63rd]물방울

실화 괴담 2016. 8. 1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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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행인님이 방명록에 적어주신 이야기를 각색 /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로 귀신을 본 것도 아니고, 소름 끼치게 무서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싱거운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묘한 일이라 투고해봅니다.




2004년인가 2005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밤이었습니다.


저는 드레스룸 겸 컴퓨터방으로 쓰던 방에서 여느 때처럼 컴퓨터를 하고 있었죠.


밤 10시쯤 어머니가 수박을 가져다주셨고, 더위에 지쳤던 저는 30분 만에 수박을 죄다 해치웠습니다.




빈 접시는 컴퓨터 책상 왼쪽에 있는 탁자에 올려뒀죠.


새벽 2시가 넘어갈 때쯤이었습니다.


탁자에 왼쪽 다리를 턱 올려놓고 컴퓨터에 열중하고 있는데, 왼쪽 허벅지에 뭔가 차가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싶어 내려다보니 마치 수박즙 같은 연한 붉은빛 액체 한 방울이 허벅지에 번져 있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티슈를 뽑아 닦아냈죠.


새벽이라 정신도 없고 딱히 별생각도 안 들었죠.




그렇게 물을 닦고 손을 다시 키보드로 가져가는데...


이번에는 손등 위에 물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몇 초 동안 멍하니 손등을 바라보다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잠도 확 깨서 불 다 켜고, 미친놈처럼 허공을 휘휘 저었습니다.


의자에 올라가 천장도 만져보고 티슈로 천장을 다 훑어봤지만, 습기 하나 없었습니다.


수박이 담겨있던 접시는 여전히 탁자 위에 있었고, 그나마 있던 즙도 더운 날씨에 다 말라 사라진 후였습니다.




도대체 그 물방울은 어디서 떨어졌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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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48th]산이 부른다

괴담 번역 2016. 8. 1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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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미 산지, 쿠마노유 온천 주인장에게 들은 이야기다.


어느날 저녁, 쿠마노유 온천 근처에서 [산나물 채집 도중 발을 헛디뎌 조난했어요!] 라는 구조 요청이 들어왔단다.


온천 주인도 현장으로 뛰어갔다.




이미 경찰과 구조대가 잔뜩 몰려와 서치라이트를 밝히려 준비하고 있었단다.


그 옆에는 아직 쉰이 채 되지 않은 듯한 남자가 울면서 [빨리 아내를 구해주세요!] 라고 간절히 외치고 있었다.


그 지점은 텐구고개와 아카시 대교 중간 지점이라, 가드레일 아래에는 험난한 벼랑이 펼쳐져 있었다.




남편 말에 따르면 부부가 같이 산나물을 캐러 왔었다고 한다.


문득 한눈을 판 사이 아내의 비명이 들려왔고, 이미 벼랑 아래로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시라카미 산지는 아직 추웠기에, 서치라이트 점등을 기다리는 사이 구조대원과 경찰관들은 모닥불에 모여 불을 쬐고 있었다.




조난자의 남편은 그 옆에서 [불이나 쬐지 말고 어서 아내를 구해달라고요!] 라며 원망스러운 듯 애원했다.


이윽고 서치라이트 점등 준비가 끝나고, 강한 빛이 골짜기 아래로 비쳤다.


조금씩 둥근 빛을 좌우로 움직이며 시체 수색이 시작되었다.




이윽고 누군가 [앗!] 하고 외침과 동시에 서치라이트가 멈췄다.


"이게 무슨 일이람. 이미 숨은 끊어졌겠군."


온천 주인은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20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아득한 아래, 바위가 크게 솟아있는 골짜기 한가운데 여자가 떨어져 있었다.


구조대원이 확성기로 계속 소리를 쳐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숨이 끊어졌구나.




온천 주인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가 그렇게 직감했다.


하지만 발견 지점은 까딱하다간 구조대원까지 휘말려 사고를 당할 험난한 벼랑이다.


구조대원들이 골짜기 아래로 내려갈 방법을 논의하는데, 갑자기 조난자의 남편이 허겁지겁 뛰어왔다.




[빨리 도와주세요! 아내가 부르잖아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닙니다.]


구조대원은 필사적으로 남편을 달랬지만 들은 체만 체였다.




빨리 도와달라는 말과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이 계속 오갈 즈음이었다.


남자는 신음하듯 내뱉었다.


[아아... 왜 너희들한테는 들리지 않는 거지? 아내가 부르고 있잖아! 안 들리는 거야?]




그리고 다음 순간.


남자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나가 그대로 가드레일 너머로 뛰어내렸다.


누군가 외친 비명에 구조대원들은 모두 얼어붙었다.




남자의 몸이 바위에 부딪히며 으깨지는 기분 나쁜 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진다.


황급히 구조대원들이 벼랑 아래를 내려다보니, 서치라이트 불빛 아래 아까 그 남자가 떨어져 있었다.


기묘하게도 남자의 시체는 아내 바로 옆에 떨어져 있었다.




마치 "구하러 왔어." 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게 무슨 일이람...]


온천 주인이 그렇게 중얼거렸을 때였다.




차 한 대가 현장으로 다가오더니 30대가 채 안 된 것 같은 남자가 달려 나왔다.


[우리 부모님이 떨어지셨다고 들었는데요...]


그 부부의 아들이었다.




다들 할 말을 잃었다.


[지금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보지 마세요.]


누군가 말했다.




[그런 소리 마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골짜기 밑바닥에서 부르잖아요!]


다들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사이, 아들은 가드레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경찰관 한명이 허리를 붙잡고 늘어졌다.




[이 사람 말려! 말리라고! 안 그러면 이 사람까지 끌려갈 거야!]


그 경찰관의 말에 다들 정신이 들었는지, 다른 경찰관들도 뛰어가 아들을 뜯어말렸다.


[뭐하는 짓이야! 네놈들한테는 우리 부모님이 울부짖는 게 안 들리냐! 이 짐승만도 못한 것들아!]




아들은 반쯤 미쳐 날뛰었지만, 누구의 귀에도 그런 소리는 들리질 않았다.


결국, 하도 심하게 날뛴 탓에 아들은 경찰관들에게 연행되어 경찰차 뒷좌석에 갇혔다.


산악 사고 구조현장 같지 않은 기괴한 광경이었다.




아들은 계속 [아버지 어머니가 부르고 있어...] 라며 신음을 냈고, 틈만 나면 경찰차에서 뛰쳐나오려 해 다들 애를 무진 먹었다.


하지만 몇시간 지나, 부부의 시체가 골짜기 밑바닥에서 인양되었다.


그 순간 아들은 마치 악령이 몸에서 나간 것 마냥 얌전해졌다고 한다.




아들은 부모님의 시체 앞에서 통곡했지만, 아까 전과는 너무나 다른 아들의 태도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모골이 송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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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47th]콧쿠리상

괴담 번역 2016. 8. 1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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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무렵, 반 아이들이 여럿 모여 여름이니까 콧쿠리상이나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다들 동아리에서도 은퇴할 무렵이었기에, 나도 포함해 꽤 많이 모였다.


방과 후 교실에서 시끌벅적 모여 콧쿠리상을 시작했다.




역시 누군가 손가락에 힘을 줬다.


"야, 힘 넣지 마!" 라고 한소리 할 작정이었는데, 참가하고 있던 여자애 중 한명이 몹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


평상시에는 잘 웃는 보통 여자애였는데, 누군가 손가락에 힘을 준 순간 [이상한 짓 하면 저주받아!] 라며 험악한 얼굴로 소리치는 것이었다.




주위 녀석들도 저런 애였구나 싶었는지, 곧 분위기도 식었다.


다들 더 하고 싶질 않아 해서, 그날은 다들 그냥 돌아갔다.


다음날, 콧쿠리상을 했던 책상 위에 사람 이가 놓여있었다.




앞니부터 어금니까지, 위턱에서 아래턱까지.


나란히 줄지어 차례대로 놓여있었다.


그날 두 번째로 일찍 왔던 내가 직접 봤다.




가장 먼저 왔던 여자애는 대경실색해 넘어져 있었다.


잇몸까지 붙어있어서 꽤 끔찍한 꼴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학교 안에서는 엄청난 소란이 일었고 범인을 찾으려 온갖 수단이 동원됐지만, 범인은커녕 학생 중 이 하나 빠진 사람 없었다고 한다.




마치 이를 펜치로 잡아뽑아 그대로 살점이 붙어 있는 것 같은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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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끼리 작은 방범회사를 설립하고 8년 정도 지났다.


지방은행에서 빌렸던 큰 빚도 거의 갚고, 순조로이 이익이 늘어갈 무렵 덜컥 아내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그 이후로 일에서 손을 뗐다.




스스로도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비즈니스 약속도 무시하고 하루종일 불단 앞에만 앉아있었다.


폐인 그 자체였지.


당연히 사업은 망조에 접어들었고, 빚은 쌓여만 가는데다 사무실도 방치된채 한달이 흘렀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이미 빚도 산더미인데다 그간 쌓아온 모든 게 무너진 후였다.


나는 자살하기로 마음먹었다.


길게 자란 머리 그대로, 가장 굵은 로프를 사온다.




집에 돌아와 천장 팬에 묶고 의자 위에 섰다.


목에 로프를 감았지만, 생각보다 그리 떨리지는 않았다.


의자를 차면 이제 죽는구나 하는 생각 뿐.




주마등이라던가 자살하려는 각오라던가, 그런건 죄다 헛소문이구나 하고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다.


슬슬 죽으려고 다시 발밑 의자로 시선을 옮기는데, 문득 앞에 뭐가 보였다.


그것은 삼등신 정도 되어보였다.




기름기가 많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트렸는데, 그 사이로 보이는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입은 기분 나쁘게 실룩실룩 웃고 있다.


내가 서 있는 의자를 보며, 빨리 넘어지라는 의사를 보내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무심코 입을 떡 벌리고 바라보고 있자, 그놈도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시선이 마주쳤다.


놈도 꽤 놀랐는지 입을 떡 벌렸지만, 곧 실룩실룩 웃기 시작했다.


[네가 죽으면 아이는 데려가도 되지?]




아저씨 목소리로 말했다.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안 죽어.] 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내가 무슨 바보짓을 하려는건가 정신이 퍼뜩 들었다.




나한테는 아직 다섯살 난 딸이 있고, 아내가 죽고나서는 사돈 어르신께 맡겨두었는데.


그 사실 자체는 한달동안 완전히 잊고 있다 그 순간에서야 떠올린 것이었다.


나는 곧바로 로프를 풀고 의자에서 내려왔다.




놈은 사라져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거기 있었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나는 그대로 사돈댁을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했다.




그리고 딸을 꼭 껴안고 엉엉 울었다.


딸도, 장인장모님도 울면서 용서해주셨다.


지금은 빚을 갚으며 딸을 키우고 있다.




세일즈맨으로서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아직 모른다.


저런 이상한 놈은 분명 있고, 나도 딸도 그놈이 노리고 있다는 것만 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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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라이트 아웃(2016)

호러 영화 짧평 2016. 8. 1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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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라이트 아웃이라는 이름은 스쳐가다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겁니다.

 

2013년 제작된 이 단편 영화는 3분이 채 안되는 길이임에도 수많은 이들을 놀래키는데 성공했죠.

 

불을 끄면 닥쳐드는 귀신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아주 효과적인 소재 덕분이었습니다.

 

누구나 어둠에 대한 공포는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영화는 Who's There Film Challenge에서 감독상을, FANT Bilbao 2014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고, 이대로 좋은 단편 공포 영화로 기억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이 영화는 장편 영화로 거듭나 세상에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작금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공포 영화 감독 겸 제작자, 제임스 완의 눈에 들었거든요.

 

원작 감독 데이비드 샌드버그가 그대로 감독을 맡으면서,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습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하우스 호러에 능한 제작자와, 인디에서 이미 역량을 보여준 감독의 만남이었으니까요.

 

 

 

 

아니나다를까, 라이트 아웃은 기대했던만큼 아주 만족스러운 공포 영화였습니다.

 

사실 원본이 짧디 짧은 단편 영화인데다, 이미 그 안에 공포를 조성하는 요소가 모두 갖춰졌기 때문에 장편 영화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있어 다소간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사족이 붙어 원작을 망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죠.

 

 

 

하지만 새롭게 추가된 스토리라인과 뒷설정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스티븐 킹 작품에서 강하게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인데, 다이애나라는 이름을 얻은 귀신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근원은 무엇인지 나름대로 납득이 갈만한 설명을 내놓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공포에 맞서야 한다는 메세지는 다소 진부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귀신의 의도와 결부해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유가 있는 메시지기도 하고요.

 

 

 

 

라이트 아웃에 등장하는 귀신은 빛을 두려워하기에 빛 속에서는 모습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빛이 존재하면 언제나 그림자도 존재하기 마련이고, 빛이 꺼지는 그 순간 공포는 엄청난 속도로 엄습합니다.

 

마치 여고괴담에서 귀신이 순간순간 다가오듯, 네온사인이 점멸할 때마다 가까이 다가오는 귀신의 존재는 엄청난 긴장감을 빚어내죠.

 

작정한 듯 여러번 깜짝 놀래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게 될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귀신입니다.

 

공포 영화 감상에 있어 강력한 한방을 중시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제목이 라이트 아웃이니만큼, 이 영화는 조명에 아주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태양광부터 시작해 형광등, 백열전구, 네온사인, 자외선 램프에 촛불과 벽난로까지 온갖 광원은 다 등장합니다.

 

공포 영화에 있어 조명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감독이 아주 잘 이해한 듯 한데, 적절한 역광과 그림자 연출 덕에 분명 빛이 켜져 있는 상태임에도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이 구성됩니다.

 

당연히 어디서 귀신이 튀어나올지,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관객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긴장하게 되죠.

 

더불어 아주 독특한 광원들이 후반부에 등장하기도 하고요.

 

 

 

 

제작자로 참여한 제임스 완의 역량은 이 영화에서도 충분히 발휘됩니다.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하우스 호러는 여기서도 그대로 이어지죠.

 

정신병에 시달리는 어머니는 모든 빛을 차단하려 듭니다.

 

낮인데도 어두컴컴하고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음침한 집.

 

그리고 정적 속에 천천히 들려오는 발소리.

 

집이라는 한정적인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공포를 만들어 낼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의 노하우가 그대로 전수된 느낌이었습니다.

 

컨저링이나 인시디어스 시리즈에서 자주 보이던 익숙한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죠.

 

 

 

 

감독 데이비드 샌드버그는 첫 장편 상업 영화를 훌륭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제임스 완의 눈에 들었는지, 향후 애너밸 2 감독 자리도 내정받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매력적인 호러 영화를 만들어낼지 기대되네요.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공포 영화였습니다.

 

모름지기 공포 영화라면 이래야지! 하는 느낌?

 

자주 놀래켜주고, 납득할만한 스토리를 이끌어가다 괜찮은 엔딩을 보여줍니다.

 

 

 

기본 점수로는 8점을 주고 싶네요.

 

여기에 단편 영화 라이트 아웃을 재미있게 봤고, 장편 영화를 기대해왔다면 1점 추가.

 

그간 제임스 완이 작업해 왔던 하우스 호러 영화들의 팬이라면 1점 더 추가하면 되겠습니다.

 

 

국내 개봉까지 한참 남은 게 좀 아쉽네요.

 

늦여름 개봉보다는 한여름 개봉이 입소문이나 관객 동원에 더 좋았을텐데.

 

개인적으로 후반기에 기대하던 노조키메, 라이트 아웃, 귀담백경 세 작품 중 노조키메가 무너진 상황이었기에 더 반가웠습니다.

 

 

 

더불어 보러 가시기 전에 2013년에 나온 원작 단편 영화는 한번씩 보고 가시면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사실 2013년 버전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완성된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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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45th]폴더폰 카메라

괴담 번역 2016. 8. 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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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했었다.


폴더폰이 고장나서 한 부부가 사내아이를 데리고 가게에 찾아왔다.


접수는 내가 했고.




찍는 사진마다 이상하게 변한다며, 부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하지만 정작 일선에서 수리를 하다보면 이런 일은 그리 드물지도 않다.


휴대폰도 기계니까 어디 하나 고장나는 건 흔한 일이고.




심령사진이라며 꺅꺅 떠들어대는 고객도 있지만, 대개는 그냥 단순히 데이터나 카메라에 고장이 생긴 것 뿐이다.


이번에도 아마 그럴거라 생각해, 일단 사진을 보기로 했다.


사내아이의 얼굴과 목 근처에 빛이 들어온 느낌의 사진이 찍혀있었다.




수백장은 더 될 사내아이 사진이 전부 다 그랬다.


하지만 일단 우연일거라 여기고, 손님에게는 수리를 제안했다.


확인을 겸해, 우선 그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가게 안이나 다른 직원들 사진을 찍어봐도 평범하게 나올 뿐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이번에는 바로 그 사내아이를 찍어봤다.


찍고 나서 그 사진을 응시하고 있자니, 방금 찍은 사진에서 사내아이 얼굴 부분만 점점 무너져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되었다.




눈앞에서 일어난 걸 보고, 손님은 물론이고 나조차 얼굴이 새파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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