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를 이따금씩 보곤 한다.
솔직히 과격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S는 성격이 밝은데다 덩치가 제법 있는 열혈남이었다.
왕따 같은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녀석으로 기억한다.
[나라면 차라리 저렇게 할 거야. 그냥 죽어버리는 건 너무 한심하지 않냐?]
다른 아이들의 의견은 어땠는지 잊어 먹었지만, S가 콧김을 거세게 내쉬며 그렇게 말했던 것만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원래 자주 어울리는 패거리가 아니었던데다 학교도 갈렸던 것이다.
그런데 졸업 후 반년쯤 지날 무렵, 나는 묘한 소문을 듣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상상이 안 됐다.
차라리 S가 따돌리는 역할이면 모를까, 따돌림을 당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 외의 일이었던 탓이다.
그 전까지 S는 나에게 한 번도 전화를 하지 않았었다.
무슨 일인가 갸우뚱거리며 어머니에게 수화기를 건네 받았다.
[......]
[여보세요? S냐? 야!]
[야, 오랜만이다. 잘 지내냐?]
[아... 응... 저기...]
[...아,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니야. 미안.]
그리고 S는 전화를 끊었다.
확실히 목소리는 S였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몹시 안절부절하고 있는 것이 목소리만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그 녀석도 S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나랑 비슷한 즈음에, 제대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는 것이다.
[야, S가 옥상에서 뛰어 내려서 자살했대!]
충격적이었다.
원인은 역시 왕따였다.
장례식은 밤샘도 없이, 친지들만 모여서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그 자리에 모인 거의 모든 친구들이 그 날 S에게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S는 그 누구에게도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던 모양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싶던 것일까?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하고 싶던 것일까?
이제 와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나에게는 그렇게나 밝던 S가 너무나 짧은 시간 사이 딴 사람처럼 변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무서웠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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