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동료에게 들은 이야기다.
어느 산속 마을에 일을 나갔다가 돌아오던 길이란다.
도중에 벚꽃으로 유명한 공원이 있었다.
완전히 어두워진 후였지만, 밤벚꽃을 보고 싶어 그대로 차를 타고 들어갔단다.
산기슭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있는 그 공원에는 늦은 시간 때문인지 아무도 없었다.
그는 혼자 벤치에 앉아 벚꽃을 올려다봤다.
아무 생각 없이 한동안 멍하니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몸을 막 흔들었다.
놀라서 정신을 차려보니, 중년 남자가 무서운 얼굴로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고 있었다.
[당신, 이런 곳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요!]
난데없는 질문에 놀라 [어, 아뇨, 그냥 벤치에서 밤벚꽃을 보려고...] 라며 대답하던 와중.
자신이 처음 보는 곳에 와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사방이 흰 벽으로 둘러싸인 좁은 장소.
희미하게 악취가 난다.
그는 어느새인가 더러운 변기 위에 앉아 있던 것이다.
당황해서 아저씨랑 같이 밖으로 나왔단다.
공원 구석에 있는 작은 화장실이었다.
그 중 한 칸에 어느새인가 스스로도 모른채 갇혀 있었던 것이다.
[깜짝 놀랐다고. 주변을 지나가는데 화장실에서 사람 신음 소리가 들리지 뭔가. 어디 다치기라도 했나 싶었어. 몸상태는 좀 괜찮나?]
그렇게 말하는 아저씨 곁에는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밤산책 도중이었던 듯 했다.
[아뇨, 저는 저기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니까 아저씨가 앞에 계시더라고요...]
그렇게 설명은 했지만, 그 스스로도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싶더란다.
[그러면 상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화장실, 옛날에 두 명이나 자살한 사람이 나왔었거든.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신경이 쓰이더라니까.]
자살이라는 말에 무심코 움찔했다고 한다.
몸을 다시 훑어봤지만 다행히 어디 안 좋은 곳은 없었다.
그는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곧바로 공원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 후, 그 공원에는 결코 혼자 가질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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