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이상한 가게를 발견했다.
[인식(人食) 마트...?]
어쩐지 기분 나쁜 이름이다...
그렇지만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대로 가게 문을 열어 젖혔다.
[실례합니다!]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뒤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비웃는 것 같아 부끄럽다.
잠시 후 나온 것은 40대에서 50대 사이인 것 같은 아저씨다.
[무슨 일이신가요?]
상냥한 미소를 띈 아저씨의 얼굴에 마음이 놓인다.
[아, 가게 이름이 신기해서요.]
주변을 돌아보니 10엔짜리 껌이나 불량과자 같은 옛날 과자들이 늘어서 있다.
뒤편에는 밥에 뿌려먹는 양념과 기름 같은 것도 있었다.
[아이고, 손님이 오시다니 이게 얼마만인가? 10년 전쯤 손님이 사 간 과자에 우연히 벌레가 들어 있던 탓에 손님이 많던 이 가게도 요즘에는 그냥 건물만 세워져 있습니다그려.]
[왜 이름이 인식인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기쁜 듯이 웃고 있는 아저씨를 보니 그럴 마음은 나지 않았다.
나는 일단 30엔짜리 초콜릿 하나와 50엔어치 껌을 사서 가게를 나섰다.
집에 돌아와 여동생에게 자랑하며 먹었다.
다른 가게의 과자와 그다지 다르지 않게 맛있었다.
매일 싸게 과자를 살 수 있다니 왠지 두근두근 거린다.
어느 날, 이빨이 간질간질했다.
거울을 보니 구내염이 여러개 생겨 있었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싶었지만 왠지 낫지 않는다.
한 번은 그 가게를 의심해 보기도 했지만 그래서야 저 아저씨가 불쌍하다.
우선 그 가게의 일은 완전히 잊기로 마음 먹었다.
다음날 그 가게에 가니 진열된 과자의 양이 꽤 줄어 있었다.
나는 초콜릿과 불량과자를 사서 가게를 나섰다.
[파지직.]
아야!
입 안에서 따끔함이 느껴진다.
나는 집으로 서둘러 돌아와 거울로 입 안을 비춰보았다.
어째서인지 입 속의 구내염이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다른 구내염에서도 아픔이 느껴진다.
[으와아, 아파!]
당황해서 그 쪽을 거울에 비춘다.
서서히 고통이 심해져 참을 수 없을 정도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데굴데굴 구르며 아파하고 있는데 또 [파지직] 하는 소리가 들렸다.
거울을 보니 두번째 구내염도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으아아...]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는 나로는 공포에 질릴 수 밖에 없었다.
[파지직.]
[파지직.]
[파지직, 파지직, 파지직, 파지직...]
거울로 보고 있는 눈 앞에서 하나하나 구내염이 터져 나간다.
터져나간 흔적 속에서 무엇인가가 꾸물거리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꾸물꾸물 바깥으로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엄청난 격통이 몰아친다.
발버둥치며 울었다.
이미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드디어 그것은 입 속에서 뛰쳐나와 방바닥에 하나 둘 떨어진다.
그것을 본 나는 무서워 죽을 것 같았다.
바닥에는 무수한 구더기가 꾸물꾸물꾸물꾸물꾸물...
이어서 구더기가 떨어지며 우글우글 몰려 춤을 춘다.
입에서는 계속해서 구더기와 피가 흘러내린다.
구더기는 구내염에서 계속에서 흘러내린다.
내게는 계속 엄청난 아픔이 전해진다.
결국 정신을 잃을 것 같아진 나는 쓰러진다.
구더기들이 가득 모여 있는 곳으로 얼굴이 떨어진다.
[콰직.]
싫은 소리다.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떠 보니 예상대로 바로 눈 앞에 무수한 구더기가 꾸물거리고 있다.
[으... 으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구더기가 입으로 들어온다.
코로 들어온다.
눈꺼풀의 뒷편으로 기어 들어온다.
얼굴 전체, 아니 몸 안에 격통이 흐른다.
나는 어찌 할 수도 없이 쓰러진 채 발버둥만 치고 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그 가게의 이름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인식(人食) 마트.]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먹는 것이었다.
이제서야 깨닫고 후회한다.
그 아저씨는 분명 교활하고 사악한 사람일 것이다.
과자 하나 하나에 구더기의 알을 주입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조금씩 조금씩 의식을 잃어갔다.
격통 속에서 여러가지를 생각하며.
다음 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가 발견한 것은 무수한 구더기에게 얼굴을 뜯어 먹힌채 죽어있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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