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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51st]목만 있는 병사

실화 괴담 2012. 2. 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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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이나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이야기를 투고받고 있습니다.
*유우나기님이 투고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제가 군대에 있었을 때 겪은 일입니다.

저는 몇 번 정도 이상한 일을 겪기도 해서, 귀신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다.

또 괴담도 무척 좋아했구요.



그래서 저는 후임들과 근무를 설 때면 후임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아는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제 밑에 새로 후임 한 명이 들어왔습니다.

그 후임은 사회에서 이른바 좀 놀던 친구였는데, 거기에 아마추어 복싱 선수였기 때문에 모든 일에 자신만만한 친구였습니다.



후임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고, 그런 것은 모두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후임과 근무를 설 때면 저는 귀신 이야기를 하고, 후임은 사람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술 훈련 때문에 저희는 산으로 올라가 각자 진지에 투입되었습니다.



저는 기관총 사수였고, 후임은 부사수였기 때문에 함께 산병호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꼽등이가 수십 마리나 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후임은 벌레 공포증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어쩔 수 없이 분대장에게 진지를 옮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후임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다른 진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밤이 깊도록 대항군은 오지 않았고, 저는 교대로 자면서 기다리자고 후임에게 제안한 뒤 먼저 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왠지 오싹한 느낌이 들어서 저는 자다가 눈을 떴습니다.



하늘을 보자 보름달이 떠 있어서 그걸 보면서 집 생각을 하고 있었죠.

후임은 졸고 있는 것인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군생활 하느라 힘들거라는 생각에 그냥 내버려뒀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 후임은 조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뜬 채 멍하니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놀라서 후임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후임은 [이 일병님은 그거 못 보셨습니까?] 라고 되물었습니다.



뭔가 있었구나 싶어서 무슨 일인지 캐묻자, 후임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자고 있는 사이 후임 역시 살짝 졸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잠을 깨서 졸던 자세 그대로 눈만 떠서 바닥이 보이는데, 저와 후임 사이에 군복을 입은 다리가 보이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아, 망했구나... 소대장님에게 걸렸나?] 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들었는데,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저였다면 이미 그 시점에서 귀신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 후임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기에 그냥 헛 것을 봤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호 안에 누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제 쪽을 봤지만 저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참호 안에 있는 사람은 무릎을 꿇고 한 쪽 무릎을 세운채 무릎에 팔을 짚고 턱을 괸 채 경계를 서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우선 군복이 얼룩무늬가 아니라 회색의 단색이었습니다.

또 방탄 헬멧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자를 쓰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상한 점은 목의 각도였습니다.



하지만 후임은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 않았던 탓에 자세히 바라봤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니 그 사람은 목이 없어서 손으로 머리를 들고 경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날 이후 그 후임과는 귀신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한 3달 정도 지난 뒤 저는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너 지금도 귀신 안 믿냐?]

[조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훅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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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식빵 2012.02.15 19:54
    뀨 내가1등이당오늘도잘읽고갑니데이
  2. 역시 보이는 만큼 믿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 같네요.

    자신만만한 성격의 아마추어 복싱 선수를 얼어붙게 만들 정도의 공포감이라니....

    역시 어떠한 계기가 가치관과 생각을 변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p.s - 진지 안에 나타난 병사의 혼령은.. 아무래도 6.25 동란 당시의 전사자일지도?
  3. 꼽등이 수십마리라니... 벌레공포증이 없어도 못들어가요!!!
  4. 스탈릿 2012.02.15 22:45
    해방이후 과거 육군 군복이 여러 변화를 거듭하는 동안 회색 군복은 단 한번도 없었고
    일본군이나 북한군 역시 마찬가지이니.. 결국 주한미군의 현재 전투복이 유일하니 그건 미군유령이었던 걸까요
  5. 꼽등이ㅎㄷㄷ 2012.02.16 01:11
    꼽등이가 가장 무서웠...
  6. 육군에는없엇나 모르겟지만 해병대에는 칠십년대인가 팔십년대인가 그쯤에 회색비슷한색의 단색의 전투복이 존재햇엇습니다
  7. 한국전쟁당시 전사했을 경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 쓰신 분의 복무지역이 한반도 남부지역이라면 백프로입니다.
  8. 말에는 힘이있죠 없던것도 자주 말하고 거론 하면 생기는 법이죠
  9. 재밌어요! 출처 남기고 살포시 퍼갈게요 ^^;
  10. 손으로 머리를 들고 경계를 섰다니,,,완전 듀라한인데요.
  11. dogdrip.net으로 퍼갈게요
  12. 전위대 2013.09.06 18:26
    국군이 공포증 고려해줄만큼 신사적인 군대였나?
  13. 구라얌 2013.11.02 04:57
    에이 실화는 아니다...언제부터 일병하고 후임이 같이 초소근무를가지?
  14. 일병은 조장으로 경계근무를 나갈수 없습니다...
    그리고 회색군복이면 98년까지 전경복이 회색이었죠
  15. 유우나기 2016.08.19 12:49
    투고자입니다.
    일병과 이병이 같이 경계근무를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실화가 아니라는 분들이 계신데요.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경계근무가 아니라 전술훈련이었습니다. 제가 기관총사수, 후임이 기관총부사수였기 때문에 같은 진지로 편성됐습니다.
  16. 으으 저는 목없는 귀신보다 수십마리 곱등이가 더 소름끼쳤던ㄷㄷ 차라리 귀신있는 진지를 선택하구 싶네요...
  17. 그렇습니다 2016.11.10 18:31
    이 글은 수십마리의 곱등이라는 단어 뒤의 내용에는 전혀집중이안되는글입니다
  18. 토미에 2017.05.08 09:13
    전형적인 선잠가위라 볼 수 있다.
    군대에서 말하는 조상귀신 할매귀신 민무늬귀신 등등.
    내 의식은 분명 멀쩡하지만, 눈 앞에 지나가는 것은 무엇인가 고민에 빠졌었다면 이미 당신은 가위눌림 중.
    잔뜩 긴장이 된 상태에서 눈치 잠을 잘려니 걸릴 수 밖에 없는 군대병.
  19. 토리토리 2021.06.10 18:57
    오죽 답답하면 죽어서도 제대를 못한 선배가 '근무는 이렇게 서는거야!'라며 직접 나와서 대신 봐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