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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358th]백사

괴담 번역 2012. 6. 1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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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무서운 것이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지만, 어쩌면 지금도 진행 중인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날, 우리 할머니가 아침부터 밭일을 하고 계셨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근처의 창고에서 [어머니!] 라고 그 집 장남 A가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 들렸다.


할머니는 [무슨 일이지?] 라고 생각해서 그 창고에 가 봤다.


창고에는 그 집 아줌마 B가 목을 매달고 있고, A가 망연자실한 채 주저 앉아 있었다.




[큰일 났구나!] 라고 느낀 할머니는 [우리 아들 데려올테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라고 말하고 집으로 달려갔다.


할머니가 삼촌을 데리고 왔을 때, A는 필사적으로 목을 맨 B를 내리려고 하고 있었기에 도와주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그 때 B씨는 농사가 망해서 노이로제가 있었던 것 같아.] 라고 말하셨다.




하지만 곧 덧붙이기를,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그 죽음은 뭔가 이상했어.] 라고 하셨다.


모든 일의 발단은 백사(白蛇)였다고 한다.


아직 어머니가 어릴 때, 그 옆집 처마 밑에 백사가 집을 짓고 도사렸다고 한다.




그렇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뱀이 기분 나빴던 그 집 주인 C는, 뱀을 잡아다 밭에 던져 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날, 뱀은 또 그 집 처마 밑에 똬리를 틀고 있었다.


기분이 나빠진 C는 뱀을 더 멀리 던져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날이 되자 뱀은 또 돌아왔다.


그리고 그게 며칠 동안 반복됐다고 한다.


그 와중에는 아침에 뱀을 버리고 일을 하고 왔더니, C보다 뱀이 먼저 돌아와 있는 일마저 있었다고 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는 C는 뱀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죽여 버렸다.


그리고 며칠 뒤, C는 원인 불명의 병에 걸렸다.


고열에 시달리고 가슴을 치다, 금새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이후 그 집에서는 불길함을 느끼고 기도사를 불러 제령을 부탁했다.


기도사의 말에 따르면, 뱀 때문에 탈이 났으니 4발 달린 동물의 고기를 먹지 말라는 비법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도 그 비법을 실제로 지켰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 뒤, 어머니보다 2살 많던 그 집의 장녀 D가 진학 문제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D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당시만 해도 시골에서 여자가 고등학교까지 가는 것은 무척 드물었다.


가장인 C가 죽은 상황에서 무리해서 D를 고등학교까지 보낼 여유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D는 진학을 단념해야만 했다.


D는 좌절에 빠져, 당시 어린 어머니의 눈에마저 D가 점점 이상해지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D는 [고등학교 가고 싶어... 더 공부하고 싶어...] 라고 어머니에게 울면서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노이로제에 시달리던 D는 자기 집 다락방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되었다.


얼마 뒤, 그 집의 둘째 딸 E가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시집간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머니는 전혀 모른다고 하셨다.




다만 시집 간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E가 투신 자살했다는 소문이 났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사실은 목을 매서 자살했다더라. 같은 집 사람이 같은 방법으로 죽었으니 시골에서는 영 시선이 곱지가 않았거든. 그래서 뛰어 내렸다고 말을 바꿨던 거야.]




그리고 셋째 딸 F가 시집을 가서 자식을 낳았다.


그러나 F는 육아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려, 갓난아기를 껴안고 투신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근처의 사람들이 그것을 발견해 미수에 그쳤다.




하지만 그대로 놔두기에는 정신적으로 너무나 불안했기에, F는 잠시 친가에서 휴양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그 때는 모내기철이었다.


그래서 친척까지 동원되어 모내기를 하는 와중에, 텅 빈 집에서 F는 혼자 목을 매어 자살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막내 아들인 A도 결혼을 했다.


하지만 A 부부 사이에는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몇 년 만에 겨우 얻은 아이는 기형아였다.


게다가 그나마 낳은 아이마저 장애 때문에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B는 그 탓을 모두 며느리에게 돌렸고, 잔뜩 화를 냈다고 한다.


결국 A 부부는 머지않아 이혼했고, 그 집에는 B와 A 모자만 남았다는 것이다.


나는 중학교 때 이 이야기를 어머니께 들었다.




그 때는 이미 그 집에 남은 사람이라곤 A 밖에 없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이, 설날에 할머니 댁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설날이니 그 집에도 친척이 모여서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꽤 야단스러웠다.


몇 사람씩이나 자살한 집에서, 밤에 문조차 닫지 않고 일부로 자랑하듯 시끄럽게 잔치를 벌이는 꼴이 묘하게 으스스했다.


나는 우연히 어느 영능력자와 만나게 될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어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자 그 영능력자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아아, 그것은 신이 되려던 뱀입니다. 그 백사는 바다에서 천 년, 산에서 천 년, 마을에서 10일을 수행하면 신이 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10일간의 수행을 앞두고 목숨을 잃고 만 것이지요. 그것을 신으로 모셔주지 않는 이상 재앙은 계속 될 겁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그 집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려 해도, 어디론가 이사를 가서 할 수가 없다...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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