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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380th]냄비 요리

괴담 번역 2012. 8. 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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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 A와 통화하던 도중, 그 녀석이 [어떻게 생각해?] 라며 말했던 이야기입니다.


믿기 힘들었지만, 솔직히 조금 무서웠습니다.


A의 집 근처에는 강이 있고, 그 위에는 기차가 지나다니는 철교가 있습니다.




그 철교 아래에는 노숙자들이 잔뜩 푸른 비닐 텐트를 널어놓고 살아서, 동네에서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노숙자들은 주로 빈 깡통 같은 고물을 모아다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A가 회식이 끝난 뒤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두 사람의 노숙자가 폐품 수집의 세력권을 놓고 말다툼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딱히 엿들으려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사이 시끄럽게 소리를 쳐서 듣게 된 것인데, 둘 중 한 사람이 이상한 말을 했습니다.


[철교 밑에서 하는 짓을 들켜도 괜찮아! 나도 너도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그리고 소리를 지른 남자는 격노해서 상대방에게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얼굴에 강하게 펀치가 들어가 맞은 사람은 넘어졌고, 당황한 A는 달려가 싸움을 겨우 말렸다고 합니다.


때린 사람은 욕을 내뱉으며 어딘가로 가버렸지만, 얻어 맞은 남자는 거기서 웅크리고 앉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A는 손수건을 강물에 적셔 남자의 얼굴에 대주고, 근처 공원의 벤치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사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문득 A가 [조금 전에 철교 밑에서 하는 일을 들킨다고 그 사람이 말했잖아요. 저 그 철교 옆에 살거든요.] 라고 말하자 갑자기 남자의 얼굴이 굳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 거는 묻지 않는 편이 좋아. 변변치 않은 이야기야.]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수록 궁금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A가 끈질기게 캐묻자 남자는 주머니에서 몇 장의 종이조각을 꺼내며 말했습니다.


[그것을 말하면 나는 그 놈들한테 잡혀서 경을 칠거야. 그러니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 그 대신 이것을 보고 스스로 생각해 보라구. 하지만 이걸 가지고 있는 걸 그 놈들에게 들키면 그것도 위험해. 아마 너 같이 착실하게 사는 사람이 그런 놈들과 엮일 일은 없겠지만, 비밀로 해 주라고.]




그것은 모두 광고지 뒤에 손으로 글씨를 쓴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냄비 요리 파티권]이라고 써 있고, 200엔의 가격이 매겨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200엔을 내면 이 티켓으로 냄비 요리를 사 먹을 수 있는 듯 했습니다.




날짜는 3일 정도 전이었습니다.


다른 몇 장은 복권이었습니다.


1회차는 빠져 있었지만, 맨 위에 제 2회, 제 3회라고 써져 있어서 복권인 것은 확실해지만, 이상하게 X표가 있었습니다.




이 복권은 도대체 뭘까 싶어서 들여다 보던 A는 이상한 것을 눈치챘습니다.


전체 참가자 수는 증감이 있었지만, X표가 쳐져 있던 사람은 다음번에는 무조건 명단에서 이름이 사라져 있었던 것입니다.


A가 한동안 멍하니 그 복권을 보고 있자, 남자는 [이제 됐지?] 라고 말한 뒤 억지로 종이를 빼앗은 후, 인사도 하지 않고 떠나갔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종이들의 의미를 생각하던 A는 기분이 나빠져서 나에게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왠지 그 X표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벌이가 시원치 않은 고물 수집인데, 이렇게 노숙자가 늘어나서는 경쟁도 치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배조차 채우기 힘들겠지요.


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물의 양은 한정되어 있어. 그럴 때 한 사람이 모으는 고물의 양을 줄이지 않고 적절하게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고물을 나눠가지는 사람의 수를 줄이는 것 밖에는 없겠지. 그래서 난 사람이 줄어들 때마다 철교 밑에서 냄비 요리 파티가 개최되는 거라고 생각해... 그럼 도대체 식재료는 뭘까?]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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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워 죽겠네요.
    다들 건강 주의하셔요.
    내일은 이사를 갈 예정이라 글이 안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미리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카페와 블로그에서 제 책 서평단 모집 이벤트가 있습니다.
    제 책에 관심 있으신데 아직 안 사신 분이 계시면 기대해주세요.
  2. 항상. 재밋게 보고가여
  3. 사... 사람?

    요새 들어선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것 같아요.

  4. 그 냄비 요리라는 것이,

    일종의 인육 파티였던 셈이로군요;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권의 분배를 위한 섬뜩한 러시안 룰렛이라니.... 위의 Tooz님 말씀처럼 때로는 산 사람이 악령보다 더 무서운 세상인 듯 싶습니다;; =_=)
  5. 까부남 2012.08.03 12:41
    아이고 무시버라...
  6. 철교 밑에서 하는 짓을 들켜도 괜찮아?로 바꾸는 편이 더 이해하기 쉬울지도요 ..ㅎㅎ
  7. 사람고기라니..
  8. 사람고기라니..
  9. 그렇게 200엔씩 모인 수익금은 유니세프에...응?
  10. xhxh님 말대로 ?로 바꾸는것이 문법상이나 흐름상으로나 어울립니다. 여기서는 ?를 사용하여 의문사로 꾸며주셔야 올바른 문장이 됩니다. !를 쓰시면 들켜도 된다고 강조하는 말이 되어버립니다
  11. 하늘위에서 널 보는... 2013.03.01 23:02
    사회의 밑바닥에서는 욕망을 위한 그 어떤일도 일어날수 있다는 이야기
  12. 류오량 2013.11.04 00:23
    너무 픽션냄새가 진하게 나서 패스
  13. 일본의 약자혐오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