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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469th]주술

괴담 번역 2014. 9.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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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카는 왕따를 당하던 끝에 학교를 옮겼다.


[어서 친구들을 잔뜩 사귀어서, 같이 놀고 집에도 데려오렴.]


어머니는 아이카를 배웅하며 말했다.




하지만 새 학교 아이들은 묘하게 쌀쌀맞아, 좀체 말을 걸어 주질 않는다.


그 뿐 아니라 아이카의 물건들이 도난당하거나, 아무 말 없이 침묵만이 지속되는 전화가 몇번이고 집으로 걸려온다.


아이카는 또 다시 왕따를 당하는 것이라 여기고 괴로워 했지만,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칠까봐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날, 아이카는 책상과 의자에 기분 나쁜 문양들이 잔뜩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저주의 주술을 걸기 위한 것 같은.


그렇게까지 미움을 사고 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아이카는, 끝내 손목을 그어 자살을 선택했다.




아이카의 장례식날, 장례식장에 나타난 반 친구들은 [아이카, 왜 자살 같은 걸 한거야...] 라며 통곡했다.


어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억장이 무너져 쏘아붙였다.


[너희가 아이카를 괴롭혀서 자살하도록 몰아넣은 거잖아! 그 아이 일기장에 전부 써 있었어!]




하지만 반 친구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네들의 속마음은 완전히 반대였던 것이다.


반 친구들은 다들 아이카가 귀여워서 친하게 지내고 싶어했다.




하지만 다들 다가갈 계기를 찾지 못해 우물쭈물대다가, 결과적으로는 아이카를 경원시하는 꼴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물건을 훔치거나 아무 말 없는 전화를 걸었던 것도 아이카를 동경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책상과 의자에 새겼던 문양도 저주의 주술이 아닌, 우정의 주술이었다...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혼자 남아, 어머니는 아이카의 영정을 향해 말을 건넸다.


[엄마 말이야... 옛날에 친구한테 우정의 주술이라고 속이고, 저주의 주술을 가르쳐 준 적이 있었어... 왜냐하면 그 아이의 남자친구를 뺏고 싶었으니까... 그게 너희 아버지였단다. 엄마는 지금 그 때 지은 죄 때문에 벌 받는거구나...]


장례식장에서 돌아오는 길, 반 아이들은 이야기를 나눈다.




[저기, 아이카가 오해했던 게 당연한 건지도 몰라. 그 우정의 주술, 나중에 찾아보니까 진짜 저주의 주술이었어...]


[말도 안 돼! 그 주술을 처음 알려준 게 누구였었지?]


[아마 분명... 선생님이었을걸.]




아이들과 나란히 걷고 있던 여교사가 싸늘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그래. 옛날 친구한테 배웠던 우정의 주술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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