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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84th]아이들의 산

괴담 번역 2017. 6. 2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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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누나에게 들은 이야기다.


몇년 전, 누나는 친구 A, B와 함께 영적 장소를 순회하고 다녔단다.


가이드북에 실려있는 유명한 영적 장소들은 대부분 다녀봤기에, 그 무렵 들어서는 평범한 사람들은 눈길도 주지 않을만한 곳까지 찾아가곤 했다고 한다.




그 중 어느 산에 갔을 때 일이다.


그 곳은 가이드북 같은데는 실려 있지 않은 곳이라,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가게 되었다고 한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 산은 여자가 들어가는 걸 금하는 곳이었던 것이다.


겨울이었기에, 세 사람은 모자를 쓰고 머플러를 둘러 얼굴을 가리기로 했다.


산기슭에 도착해, 세 사람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등산로는 잘 닦여있지 않아 지역 사람들도 그리 오르지 않는 곳이라는 게 느껴졌다고 한다.


한동안 산을 오르는데, 위에서 50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내려왔다.


엇갈리며 남자는 인사를 건넸지만, 세 사람은 대답하면 여자인 게 들킬까봐 가볍게 목례만 했다.




[잠깐 기다려 봐, 당신들...]


남자는 세 사람을 불러세우고 가만히 바라봤다고.


[아니, 아무 것도 아니네. 조심들 하게나.]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세 사람은 발을 옮겼다.


아무래도 들키지 않고 넘어간 것 같았다.


한동안 올라가자 넓은 장소가 나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누나와 B가 앉아 쉬고 있자, A는 [주변을 둘러보고 올게.] 라고 말하더니 어디론가 가버렸단다.


한동안 시간이 흘러도 A는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이 된 나머지 누나와 B는 둘이서 A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A를 찾고있는 사이, 어느새 B마저 놓쳐버려 누나 혼자 남게 되었다.


문득 등뒤에서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니, 나무 그늘에서 대여섯살 정도 되어보이는 사내아이가 바라보고 있었다.


어? 왜 이런 곳에 아이가 있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누나는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아이는 대답 없이 나무 그늘에 숨어 버렸다.


누나는 이상하게 생각하고는 그 아이가 숨은 나무 뒤편으로 다가갔다고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그 아이, 이렇게 추운데 얇은 셔츠 한장에 맨발 차림이었다.


어디서인가 수많은 아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누나는 깜짝 놀라 주변을 돌아봤다.


몇개의 나무 그늘에서, 아이들이 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는 패닉에 빠져 달리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니 산을 오르다 마주쳤던 남성과 B가 있었다.


남성은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세.] 라고 말하고는, 다시 혼자 산으로 들어갔다.


B의 말에 따르면, 누나와 둘이서 A를 찾던 도중 문득 혼자만 남아있었단다.




길을 잃을까 두려워서 산길 근처에 있었는데, 오르다가 마주쳤던 남자가 달려 올라오더라는 것이었다.


[이봐, 너희 괜찮아? 다른 두 사람은?]


B는 상황을 설명하고, 남자와 함께 누나와 A를 찾았다고 한다.




남자는 마주쳤던 무렵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하산하다 말고 다시 올라왔다고 한다.


누나는 산길 근처에 쓰러져 있었단다.


우선 남자가 누나를 업고 B와 함께 하산했다.




곧이어 남자가 A를 찾아 같이 내려왔다고 한다.


그 후 세 사람은 남자에게 산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세 사람이 영적 장소로 생각하고 찾았던 산은, 옛날 아이를 버리던 산이었다고 한다.




그 산에 여자가 들어서면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아이들의 영혼이 달라붙어 데려가버리기 때문에, 여자는 입산을 금지하게 된 것이다.


그 사건 이후, 누나와 친구들은 영적 장소를 찾는 걸 그만 뒀다고 한다.


[출입금지가 된 곳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더라.] 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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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83rd]단골이던 카페

괴담 번역 2017. 6. 1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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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친구에게는 옛날, 단골로 다니던 카페가 있었다고 한다.


세련된 것도 아니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흔한 카페였다.




하지만 마스터의 인품이 좋을 뿐 아니라 가게 안에 온화한 분위기가 흘러넘치는 곳이었다.


조금 먼 곳에 있었지만, 치유받고 싶을 때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마다 친구는 그 카페를 찾았다고 한다.


어느날, 그 카페에 A라는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왔다.




친구는 평범하게 대했지만, 이상하게 달라붙는 것 같은 웃는 얼굴이 마음에 걸리더란다.


다른 단골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A는 인간관계 문제로 틀어박혀 있다가 지인인 마스터의 도움으로 재활훈련을 겸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한다.


친구는 자신이 느낀 "달라붙는 것 같은 미소" 는 그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했다.




한동안은 이전처럼 카페를 찾았지만, 그 달라붙는 미소를 짓는 아르바이트생이 온 후로부터 카페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전처럼 온화한 분위기나 치유되는 기분을 느낄 수 없게되자, 친구는 점차 카페를 찾지 않게 되었다.


집에서 좀 멀기도 했고.




한동안 찾지 않던 그 카페를, 친구는 어느날 우연히 방문했다.


그리고 몹시 놀랐다고 한다.


마스터의 용모가 완전히 변해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마스터는 푸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살집이 있는 사람이라, 그 몸집에서부터 가게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마스터가 비쩍 말라있던 것이었다.


친구는 놀라서 [어디 몸이라도 안 좋으세요?] 라고 물었다.




마스터는 싱긋 웃으며 [다이어트를 좀 했어. 어때? 멋지지?] 라고 대답하더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정상적으로 살이 빠진 모습이 아니었다.


첫눈에 봤을 때 병이라도 걸렸나 싶었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뭐라고 더 캐물을 수도 없어서, 친구는 [아, 그렇군요. 대단하네요.] 라고만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고서야 깨달았지만, 어쩐지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전에는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듯 차를 마시며 따뜻한 분위기에 감싸여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도 드문드문하고, 마치 동굴 속에 있는 것 같은 무겁고 어두운, 서늘한 공기만이 감돌고 있었다.


A씨는 변함없이 있었다.


그러나 어딘가 분위기가 변해 있었다.




뭐라고 해야할까, 달라붙는 것 같은 미소가 사라져있었다.


다른 아르바이트생한테 지시도 내리고, 마스터와 반말로 친한 듯 대화하는 그 모습에 친구는 놀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A씨를 대하는 건 왠지 껄끄러웠단다.




괜히 왔다 싶어서, 친구는 커피를 마시고 서둘러 가게를 나섰다.


다시 오지 않기로 마음 먹으면서.


가게를 나와 역으로 가던 도중, 옛날 그 카페에서 자주 만나던 아저씨를 우연히 마주쳤단다.




친구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네요. 건강하셨습니까?]


그리고는 [간만에 그 카페에 가보려고 왔어요.] 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어... 너, 거기 갔다온거야? 그렇구나...] 라고 말하더란다.


친구는 그 아저씨의 말이 조금 신경 쓰였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가게 분위기가 이상해졌다고 말하기도 그래서 빙 돌려서 대답했다.


[네. 하지만 이제 이 근처에 볼일도 없으니 아마 그 가게도 거의 안 가게 될 거 같네요.]




그러자 아저씨는 어쩐지 마음이 놓인 것처럼, [그렇구나... 그게 좋을거야.] 라고 말하더란다.


신경이 쓰인 친구는, 과감히 아저씨에게 [저기... 그 가게, 혹시 무슨 일 있나요?] 라고 물었다.


아저씨는 [이런 이야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서 말은 안 했지만, 너도 더 안 갈거라면 뭐...] 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친구가 그 카페를 찾지 않게 된 후부터, A와 마스터는 점점 친밀해졌다고 한다.


A가 카운터를 보기도 하고, 마스터와 무척 친해져 마치 부부처럼 가게를 꾸려갔다고 한다.


단골 손님이 마스터와 대화를 하고 있으면 이야기 도중 끼어들어오곤 해서, 단골 손님들은 점점 A를 불편하게 여기기 시작했고.




그 기분이 A에게도 전해지니, A의 태도는 나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점차 단골 손님들이 줄어들어갔다고 한다.


단골 손님 중 영혼이 보인다는 아줌마가 있었는데, [마스터한테는 뱀이 얽혀있어. 지금 이대로라면 목을 졸려 죽을거야.] 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아줌마는 마스터에게도 직접 [당신, 조심해야 해. 큰 뱀이 얽혀서 단단히 조이고 있어.] 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스터는 마치 작은 아이처럼 머리를 움켜쥐고, [싫어, 무서워, 무서워...] 라고 호소할 뿐이었단다.


그리고 그 아줌마의 말에 따르면, 마스터가 그 꼴이 된 건 A씨 때문이라는 것이다.




친구는 당황해서 소리쳤다.


[네? A씨가 뱀이라는 거에요?]


아저씨는 [뭐, 나도 잘 모르지만 A씨가 뱀이 되서 마스터를 수중에 넣으려고 한다나 뭐 그렇다더라고.] 라고 대답했다.




아저씨는 말을 이었다.


[마스터 엄청 야위었던데 A씨는 건강하잖아. 나도 아줌마 말이 좀 신경 쓰여서 안 가게 되더라고. A씨도 별로 마음에 안 들고 말이야.]


친구는 그 이야기를 듣고나니, 그제야 A가 뱀이라는 말이 납득이 가더란다.




나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에게 물었다.


[A라는 사람은 어떤 느낌인데? 얼굴이 뱀 같기라도 하다는거야?]


[그게... 그 여자가 있을 때 가게에 몇번이나 갔었고 지금도 아마 거리에서 만나면 알아볼텐데 말이야, 아무리 노력해도 얼굴이 떠오르질 않아.]




친구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머리카락이 없는 희고 갸름한 얼굴만 떠오른다고 했다.


눈도 코도 없는, 하지만 붉고 씩 웃는 입만은 있는 얼굴이.


[하지만 왠지 모르게 뱀이라는 말을 들으면 바로 납득할 수 있더란 말이지...]




지금도 그 카페는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친구는 그 이후 한번도 카페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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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82nd]할머니의 49재

괴담 번역 2017. 6. 1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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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내가 고등학생일 무렵 이야기다.


6월 초였다.


홋카이도는 장마도 내리지 않는 곳이다.




우리 학교는 월말 문화제를 앞두고 이런저런 준비로 분주했다.


나는 축제를 정말 좋아하는 탓에, 반과 학년에서 모두 실행위원에 뽑혔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매일 서류를 제출하고, 밤까지 늦게 남아 실행위원인 친구들과 학교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작업을 하곤 했다.




그날도 밤 9시쯤이 되어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몇시에 돌아올건지 확인전화일 거라 생각하고 받았지만 아니었다.


같이 살고 있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 날아들었다.




그것도 사고사였다.


그날따라 바람이 강했는데, 국도에서 자전거를 타다 그만 바람에 휘말려 덤프트럭 뒷바퀴로 빨려들어가셨단다.


나중에 알았지만, 온몸 수십군데 뼈가 부러지고 안구가 파열된데다 뇌까지 다치셨다고 한다.




그렇게 큰 부상을 입고도 할머니는 즉사한 게 아니었다.


뇌사판정이 나와서 가족들이 연명치료를 포기했단다.


사고사 뒤 장례를 치루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라, 나도 축제 준비하던 걸 다른 사람에게 인계하느라 엄청 바빴다.




장례식 준비다 뭐다 해서 한 사흘 정도는 제대로 잠도 못 잤으니.


여러가지로 노도와 같은 나날이 지나갔다.


슬프다던가 이런저런 생각은 들었지만, 바로 앞으로 다가왔던 축제와 중간고사가 이어져, 한달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축제도 끝나고 잠시 지나자 할머니의 49재가 돌아왔다.


우리 집에는 꽤 많은 친척들이 찾아와 법회를 올리게 되었다.


스님이 불단에서 염불을 올린다.




나는 멍하니 상복을 입은 친척들의 등을 바라보다, 앞에 걸린 할머니의 영정으로 시선을 옮겼다.


문득 몇달 전 할머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느날 아침, 식사를 하는데 할머니가 이상한 꿈을 꿨다는 말을 꺼냈던 적이 있다.




[친척들이 집에 잔뜩 와 있지 뭐니. 눈앞에는 L씨 부부가 서 있고 말이야.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다들 왔던 걸까?]


나는 곧바로 주변을 돌아봤다.


할머니 말대로, 영정 바로 앞에 L씨 부부가 앉아 있었다.




딱 할머니 영정이 내려다보는 위치에.


어쩐지 나는 할머니가 자신의 49재를 미리 내다봤다는 걸 느꼈다.


안 좋은 예감이라고 해야할까, 할머니는 자신의 미래를 내다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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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81st]수로변 아파트

괴담 번역 2017. 6. 8.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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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이야기다.


대학교가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나는 자취를 했다.


대학교 근처 아파트 1층 방이었다.




수로가 많은 거리라, 살고 있던 아파트 뒤쪽에도 폭 5m 정도의 수로가 있었다.


창문을 열면 바로 수로가 내려다보인다.


수로에는 잉어가 많이 헤엄치고 있어, 종종 창문을 열고 빵찌꺼기 같은 걸 던져주곤 했다.




어느날 밤, 문득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를 지난 터였다.


자다가 새벽에 깬 건 처음이었기에, 왜 이런 시간에 눈을 떴나 의아해하던 찰나.




창밖에서 찰박, 찰박하고 희미하게 물소리가 들려오는 걸 깨달았다.


잉어가 튀어오르기라도 하는건가 싶어 창을 보았다.


커튼 너머로, 사람의 형태를 한 무언가가 창문에 달라붙은채 조금씩 올라오는게 보였다.




창밖에는 사람이 서 있을 공간 따위 없다.


창문에 딱 붙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자, 사람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그놈의 상반신이 커튼 너머로 보이게 될 무렵, 그놈이 천천히 손을 뻗어 창틀에 댔다.




창을 열려고 힘을 주는 것 같았다.


잠겨있는 덕에 창은 움직이지 않았고, 창틀이 끼긱하고 소리를 낸다.


놈은 움직임을 멈췄다.




지금 그 소리로, 내가 일어났는지 확인하려는 듯 기척을 살피고 있었다.


나도 이불 속에서 꼼짝하지 않고, 숨만 가볍게 몰아쉬었다.


서로 움직임을 멈추고 커튼 너머로 기척을 살피는 시간이 흘러간다.




실제로는 아마 5분도 되지 않았겠지만, 내게는 영원과도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놈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문에 달라붙은채, 서서히 2층으로 올라간다.




잠시 뒤, 놈의 발끝만이 보일 무렵, 2층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커튼 너머로, 놈의 발끝마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는 그놈이 2층 방, 천장 바로 위에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2층에 살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이미 알 바가 아니었다.


단지 움직이지 않은 채, 호흡조차 한없이 얕게 쉬며 윗방의 기척을 엿볼 뿐이었다.


아침이 올 때까지 나는 미동도 않은채 오로지 기척을 죽이고, 윗방의 기척을 살필 뿐이었다.




그 사이 윗방에서는 소리 하나 나지 않았다.


7시 지날 무렵, 옆집 샐러리맨이 문을 열고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뛰쳐나가 잠옷 차림으로 그 뒤를 따랐다.




큰길로 나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 이후 한동안 친구네 집에 묵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몰인정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윗방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때 수로에서 올라온 게 무엇이었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아예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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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80th]문소리

괴담 번역 2017. 6. 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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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는 할머니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밤 10시가 조금 지나면 철컥하고 그 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옆집은 우리 집이랑 같은 문을 쓰고 있어서 바로 귀에 들려오는 것이다.




문은 한동안 열려있다가 닫힌다.


평상시에는 소리가 들려봐야 그냥 산책이라도 하는가 싶어 넘어갔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니 문이 닫히고 난 뒤에도 누가 걷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우리 집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걸어도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벽이 얇은터라, 문이 닫히는 소리 말고도 다 들려오기 마련이다.




왠지 흥미가 동한 나는, 10시 되기 조금 전부터 할아버지가 무얼 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할아버지는 부인이 남기고 간 정원 관리에 무척 신경을 쏟고 있어, 우리집 쪽을 향해 화단이 높게 쌓여 있다.


거기 뒤에 숨으면 어두운데다 각도 상으로도 안 보일 거라고 생각해, 나는 그 화단 뒤에 숨었다.




뭐, 아무 일 없을테고 그걸로 의문도 풀릴거라고, 그때만 해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10시 17분, 스마트폰 밝기를 최소로 하고 게임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황급히 스마트폰을 껐다.




평소처럼 덜컥거리며 문이 열린다.


하지만 문밖으로 나온 할아버지의 이상한 광경에 나는 숨을 집어삼켰다.


할아버지는 문에 손을 댄 채, 얼굴만 밖으로 불쑥 내밀고 있었다.




그것 뿐이라면 그냥 밖을 내다보는구나 싶겠지만, 표정이 확실히 이상했다.


공포가 느껴질만큼 만면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얼굴근육이 지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양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묘하게 냉정해져서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었구나 싶었는데, 저벅저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을 돌아봐도 그런 소리를 낼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저벅저벅하는 소리는 내 앞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숨도 못 쉬고 굳어있는데, 할아버지가 눈을 크게 치켜뜨더니 내가 숨어있는 화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현관 불빛 아래 비치는 기분 나쁜 표정에, 나는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것만 같았다.


"들킨걸까? 아니, 저기서는 나를 볼 수 있을리가 없을텐데! 하지만 나를 보고 있어!" 




패닉에 빠진채, 나는 고개를 숙여 최대한 몸을 숨겼다.


그러자 현관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화단 근처에서 멈춰섰다.




필사적으로 숨을 참았지만, 그보다는 심장이 미친듯 뛰어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잠시 있다가, 화단 앞에서 현관으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닫히고, 잠긴다.




하지만 나는 할아버지가 앞에서 지키고 서 있을것만 같아 거기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겨우 침착을 찾은 후에야 조심스럽게 겨우 집으로 돌아왔다.


할아버지가 무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한 것보다, 들키지 않았을까 무서워서 지금도 어쩔 줄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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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면 방콕하고 게임이나 하기 마련이지만, 이따금씩은 아무 생각 없이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나설 때가 있습니다.


그날 역시 적당히 산길을 드라이브하고 있었는데, 앞에 누가 버린 건지 도시락 찌꺼기가 보였습니다.


거기 까마귀가 잔뜩 몰려들어 지나가는 길을 막고 있더군요.




평소라면 서행하며 까마귀들이 물러서길 기다렸겠지만, 그날은 어쩐지 이유도 없이 짜증이 나서 그냥 경적을 울려 쫓아내버렸습니다.


나중에 떠올린 거지만, 이때 놀라 날아가던 까마귀 중 유독 한마리가 나를 째려보더군요.


그로부터 30분 정도 산길을 달리던 와중,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차를 흔드는 충격이 왔습니다.




순간 동물을 치었나 싶어 차에서 내렸지만, 근처에도, 차 아래에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 일 없이 산에서 내려온 뒤, 집으로 가기 전 누나네 집에 들렀습니다.


마중나온 누나는 내 얼굴을 보더니 [아... 뭐, 괜찮겠지.] 라고 걱정 반, 기막힘 반인듯 말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멍청한 동생아, 너 어디서 까마귀 괴롭혔지?] 라는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산길에서 앞을 막고 있길래 경적을 울려서 쫓아냈는데.]


[그 중에 카라스텐구가 있었나봐. 네 차에 저주가 내렸다.]




[뭐라고? 아니, 그보다 누나는 그런걸 어떻게 아는거야?]


[아, 그러고보니 말 안해줬던가. 나는 그런게 보인단다.]


아무래도 누나는 중학생 무렵부터 영감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그 무렵에는 "현세와 피안의 교섭자" 라느니, "지불하는 자, 맑게 하는 자, 진정시키는 자의 칙명이니라. 날뛰는 영이여, 나를 따르라!" 라며 떠들어대서 그냥 중2병인 줄 알았는데.


누나의 말에 따르면, 쾅하는 충격은 카라스텐구가 저주를 걸기 위해 차 지붕을 때린 것이라고 합니다.


차가 저주를 받았다니 꺼름칙해서 좀 풀어달라고 부탁을 해봤지만, 깔끔하게 거정당했습니다.




누나 가라사대, [치명적인 저주도 아닌데다 나는 저쪽 편에서도 감시받는 몸이니까 지금은 멋대로 손대고 싶지 않구나.] 라나 뭐라나.


그날 밤은 무슨 저주가 내릴지 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다음날 아침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새똥이었습니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내 차가 마치 새들의 화장실이라도 된 것 마냥 새똥으로 잔뜩 뒤덮여, 출근 전에 세차장을 들러야 하는 나날이 이어졌습니다.


누나 말대로 치명적인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귀찮아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참다 못해 나는 재차 누나에게 도움을 청하려 전화했습니다.


[집 근처 뒷산 절에 카라스텐구를 모시는 신당이 있어. 거기다 공양을 바치고 용서를 빌어보렴. 안되면 미야지마에 있는 텐구님한테 두부를 바쳐야지 뭐.]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저주를 받아 동티를 맞았으니 이제부터는 누나가 도와줘도 되는 모양입니다.




조언대로 공양을 바치고 용서를 빌자, 다음날부터 새똥은 깔끔히 사라졌습니다.


미야지마까지 안 가도 되서 참 다행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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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878th]웅덩이

괴담 번역 2017. 5. 2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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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친구가 중학교 1학년일 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이었다.


공터에 주저 앉아 놀고있는 A군이 보였다.




A군은 옆집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 남자아이로, 친구는 남동생처럼 A군을 귀여워하곤 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A군은 웅덩이를 나무토막으로 찰박찰박 휘젓고 있었다.


[뭐하는거야?] 라고 말을 걸자, [보고 있어봐. 재미있으니까.]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디 보자...] 하고 옆에 쪼그려 앉아, A군은 웅덩이를 휘젓던 손을 멈췄다.


거칠어졌던 수면이 잔잔해짐에 따라, 거기 비치는 경치도 확실해져 온다.


작은 웅덩이니, 비치는 건 두 사람의 얼굴과 구름 정도 뿐이지만.




그러자 A군은 [실패네.] 라며 다시 웅덩이를 휘젓기 시작했다.


무엇이 실패인지, 뭐가 재밌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후로도 2번, 실패가 이어졌다고 한다.




친구는 슬슬 질리기 시작해 시선을 다른 데로 옮겼다고 한다.


그 순간, A군이 [앗.] 하고 입을 열었다.


곧바로 시선을 웅덩이에 되돌리자, 친구와 A 얼굴 사이에 모르는 아줌마의 얼굴이 비쳤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친구는 당황해서 다시 웅덩이를 봤다.


여전히 아줌마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친구는 "무섭다" 는 생각보다, "어떻게?" 라는 의문이 앞섰다고 한다.


자세히 본 얼굴은 무표정했고, 생기가 없었다.


이윽고 그 얼굴은 웅덩이 속으로 가라앉듯 사라져갔다.




A군은 다시 웅덩이를 찰박찰박 휘저으며, [조금 성공이야.] 라고 말했다.


[조금이야?]


[응. 아까 전에는 3개나 나왔는데.]




그제야 친구는 처음으로 무섭다고 느꼈다고 한다.


[돌아가서 같이 간식 먹자.] 라며, A군의 손을 억지로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차마 다른 2개는 무엇이었는지 묻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 아줌마 얼굴은 분명 영정사진이었을 거야.] 라고 친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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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낡고 주인이 없는 집에서 정리를 한 뒤 업자에게 넘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의뢰를 할 때도 있고, 해체업자 쪽에서 연락이 와서 현장에 나설 때도 있죠.


그날은 의뢰를 받아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친척네 집인데, 아무도 살지 않게 되어 수십년간 방치되어 있었다더군요.


폐가를 부수기 전, 빈집에 남은 물건을 정리해달라는 의뢰였습니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차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산속 마을.




사람은 그럭저럭 살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이래저래 많이 빠져나갔는지 여기저기 빈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꽤 큰 저택이라고 들었기에, 그날은 친구 아들인 T를 아르바이트생으로 데리고 온 터였습니다.


저택은 집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약간 떨어진 산비탈에 있었습니다.




도착할 무렵이 되자 길이 좁아져서, 비탈을 오르기 전 자갈밭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저택으로 올라갔습니다.


3분 정도 길을 걸어가자 이상하게 세로로 길쭉한 단층집이 나왔습니다.


산속 마을에 왜 이런 형태의 집을 세웠는지 의아했죠.




열쇠로 문을 열고, 우선 먼지와 습기를 제거할 요량으로 집안 창문을 T와 분담해서 열기 시작했습니다.


창문을 몇개 여는 사이, 몇몇 창문은 그냥 열려있다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뭐, 시골이다보니 별 생각 없이 넘어갔지만요.




가까운 방부터 순서대로 창문을 열며 안쪽 방으로 나아가는데, 안쪽에서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것 같은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순간 T가 나에게 말을 걸었나 싶어 위치를 확인해봤지만, 완전히 다른 곳에 있더군요.


기분탓인가 싶어 더 안쪽으로 나아가자, 복도바닥이 어느 부분을 경계로 엄청 낡은 것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세로로 긴 집은, 증축을 통해 지어진 것 같았습니다.


가장 안쪽 방에 겨우 도착해 문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문을 잡더니, 그대로 쾅 닫았습니다.




빈집이라고 들었기에, 난데없는 사건에 나는 완전히 패닉에 빠졌습니다.


[누가 있습니까?] 라고 어떻게 겨우 물어보자, [××××××××××××!××××××××××××!××××××××××××!]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지껏 들은 적 없는, 마치 신음소리가 같은 소리였습니다.




사람이 냈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짐승 같은 소리.


게다가 안에서 무언가가 미친 듯 날뛰고 있어서,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무서워져서 T를 바라보자, 그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T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이제 그만하고 돌아가자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황급히 현관을 뛰쳐나와, 문도 안 잠구고 온 길을 달려 내려갔습니다.


뒤에서는 계속 [××××××××××××!××××××××××××!××××××××××××!] 하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까지 들려왔습니다.




우리는 오금이 저리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차에 도착해 거기서 도망쳤습니다.


차로 휴게소까지 간 후, T와 둘이서 아까 도대체 무엇과 마주친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말을 했으니 인간인 것은 틀림없었지만, 말도 통하지 않았을 뿐더러 문을 잡아 당길 때의 힘은 도저히 노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의뢰를 받았으니 일처리는 해야했습니다.


문을 열어두고 온 것도 마음에 걸려, 나는 창문과 문이라도 닫을 생각으로 다시 그 저택에 가기로 했습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게 살그머니 창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쪽 방을 한번 더 확인하려 다가갔는데...


아까 전에는 분명 있었던 문이 없었습니다.


복도가 도중에 끊기고, 벽이 되어 있었습니다.




벽 아래 쪽에 눈을 돌리자, 무언가가 벽에서 흘러나온 듯한 자취가 남아있었습니다.


나는 T와 얼굴을 마주본 뒤, 허둥지둥 그 저택에서 나왔습니다.


만약 그 문 너머로 들어갔더라면, 어디로 이어져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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