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떡먹기라고 생각하며 맹인 노인의 집에 침입한 세 강도.
하지만 그 노인은 예삿 노인이 아닌데...
예고편 처음 나왔을 때부터 기대하며 기다렸던 작품인데, 다행히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되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쪼여주는 좋은 영화입니다.
원래 이런 작품에서는 심리를 최대한 긴장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그 중요한 과제를 아주 깔끔하게 잘 수행해 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안할 수가 없네요.
제가 이 호러 영화 짧평을 통해 누누히 말씀드려왔듯, 호러는 비주류 장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저예산으로 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래 들어 하우스 호러가 득세하고 있는 것도, 집 하나만 무대로 삼으면 되기 때문에 세트 만드는 비용이 조금밖에 안 들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한정적인 공간에서 수십배에서 수백배의 효과를 뽑아내는, 가장 경제적인 장르라는 이야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맹인 노인의 집 하나에서, 최대한 뽕을 뽑아냈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지상 2층과 지하층까지, 이 작품은 집 한채에서 빼먹을 수 있는 건 죄다 빼먹으면서 적재적소에서 환경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재미있는 것은, 일반적인 구도였다면 이 영화는 그냥 액션 영화였을 거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감정이입의 대상이 어느 쪽으로 갈지 잘 유도했고, 그걸 굳혀주는 장면들을 추가하면서 꽤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줬죠.
그게 바로 액션과 스릴러를 구분짓는 지점이 아닌가 싶어요.
더불어 맹인 노인 역을 맡은 스티븐 랭의 호연을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과거 아바타에서 메인 악역으로 등장한 적이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맹인 연기를 멋지게 해내면서 극의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줬습니다.
진짜 맹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관객에게 심어주는, 멋진 연기였어요.
사실 이 영화는 예고편만 봐도 대략 어떤 이야기일지 예측이 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너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된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잘 만든 영화고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고 평하고 싶네요.
명색이 호러 영화라면, 그래도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예측 가능한, 하지만 그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것을 보여주는 영화.
제 점수는 7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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