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 개봉보다 먼저 보고 왔습니다.
이미 한참 전 실사영화가 실패했던 전력이 있는데다 아케인을 연상케 하는 아트 스타일 때문에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는데...
그 불안감이 깨끗이 씻겨나갈만큼 훌륭한 작품이 나와준 것 같습니다.
기나긴 원작의 내용 중 주요 인물들이 모이게 되는 "하늘이 불타던 날"을 기반으로 제작이 되었는데, 원작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파트 선정이 아니었다 싶네요.
해동밀교라는 소재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불교 중에서도 비밀스러운 수행을 기반으로 하는 밀교는 과거 공작왕이나 사바하 등의 작품에서도 대단히 흥미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냈는데, 퇴마록에서도 여지없이 흡입력 있는 세계관을 구축해 냈습니다.
원작 소설의 세계관 자체가 동서양의 다양한 종교를 기반으로 악과 싸우는 퇴마사들의 이야기였는데, 그 세계관적인 부분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잘 풀어낸 것 같습니다.
원작 소설 퇴마록이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다루는 장편 소설이었다보니 이야기가 중구난방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각 캐릭터들의 배경 설정을 잘 녹여내며 클라이막스까지 잘 이끌어 나갔습니다.
한번 실패했던 실사 영화 대신 애니메이션을 택한 것이 오히려 더욱 자유로운 표현법과 흥미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번 영화 분량은 딱 프롤로그 레벨인데, 쿠키 영상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히 후속작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네요.
영화로 시작을 했지만, 긴 호흡의 시리즈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면 그것도 참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케인의 영향이 없을 수 없는 아트 스타일이지만, 이제 드디어 이 정도 레벨까지 올라섰구나 하는 묘한 감개무량이 느껴지네요.
그 시절 호러 키드들에게 가져가서 보여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세기말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낳은 괴기하고 불길한 이야기가, 긴 세월을 지나 드디어 제대로 된 결과물을 빚어낸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 대서사시가 부디 마지막까지 계속 펼쳐져 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기대합니다.
제 점수는 8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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