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320x100
300x250

 

 

옛날 아주 싼 방을 하나 찾았다.

이른바 사고 물건이었다.

그 방에 살던 사람이 자살했다고 집주인이 그러더라.



나는 그런건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 그대로 방을 빌렸다.

딱히 방안에 인기척이 느껴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살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서 그게 다 하나하나 귀신이 되어 남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그 방에는 묘한 그림자가 있었다.

누군가 사람이 서 있는 듯한 그림자였다.

뭔가 싶어서 바라보면 금세 사라진다.



기분 탓인가 싶었지만, 같은 일이 몇번이고 일어났다.

끝내는 누군가가 내 주변을 맴돌고 있는 듯한 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치 아이가 달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내 옆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곤 했다.

자살한 사람은 어른이었기에, 내가 지레 겁먹은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느날 침대에서 문득 눈을 떴는데, 아이가 위에서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는 걸 보고 말았다.



그런 일이 몇번 있은 뒤, 얼굴을 트게 된 옆집 이모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 방에서 자살자가 나온건 사실이지만, 그 전에 아동학대로 인해 여자아이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아동방임이라는 것.



부모가 자식에게 식사도 주지 않아 굶어죽었다고 한다.

그 후, 그 방을 빌린 사람은 나까지 모두 다섯명.

대부분 금세 방에서 도망쳤던 모양이다.



자살한 건 내가 오기 전전번의 사람.

아이의 원령에게 저주받아 죽은 게 아니냐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었단다.

그 뒤 나는 어떻게 됐냐고?



어깨를 으쓱하고 이야기를 흘려보낸 뒤, 계속 그 방에 살았다.

아이의 기척은 그 후에도 느낄 수 있었지만, 무시하면 그 뿐이었다.

2년 정도 살다 그 방에서 나왔다.



그때는 그걸로 그 아이와 이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새로 얻은 방에도 그 아이는 나타났는걸.



지금도 대개 무시하고 있지만, 가끔 말을 걸어주면 아이가 반갑게 웃곤 한다.

 

 

 

  1. 오늘의 괴담은 자살자가 나온 집에서 살면서 겪은 알 수 없는 체험에 관한 이야기.
    원래 집에 씌여있던 아이의 영혼이 주인공에게로 옮겨 붙은 것 같은데...
    해도 끼치지 않는 것 같고, 정도 느끼는 것 같아 안쓰럽고 다행이네요.
    제대로 피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아이들 이야기는 늘 씁쓸합니다.
  2. 슬프고 훈훈해지네요 ㅜㅜㅠㅠ
  3. 도미너스 2020.11.23 17:38
    시설 괜찮고 집값만 싸다면 살아볼 의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저런 집이 없겠죠...
    갭투기로 보증금 빼먹는 사기꾼들이나 귀신이 잡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이야기도 잘 보고 갑니다.
    • 우리나라에도 저런방 있어요
      지난주에 모 부동산거래 인터넷커뮤에 글올라온거보니
      깨끗한데도 이상하게 으스스한 분위기의 방사진(이런 집사진을 오랫만에봤음)이 있고 수도권근처의 그 넓은 원?투룸이 고작 100/15라고 하더라고요
      고독사 /자살한집이겠지요
  4. 저건 아무래도 따라붙은 거겠죠. 원래 사고물건에 있던 아이 귀신이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따라 붙었기 때문에 이제 처음의 집에는 아무일도 안 일어날 겁니다.
  5. 코쿠리상이었나? 귀신 꼬마랑 동거하는 일본소설 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