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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번역

[번역괴담][2ch괴담][755th]뼈폭포

괴담 번역 2016. 8. 3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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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 친구네 고향에는 작지만 예쁜 폭포가 있다고 한다.


폭포 아래 웅덩이는 어째서인지 한여름에도 수온이 올라가질 않는다.




사람이 몇분 들어가 있기만 해도 입술이 시퍼래질 정도라는 것이다.


체온도 급격하게 떨어져 금새 사시나무 떨듯 나오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그 웅덩이에 들어가는 사람은 없다.




종종 기분 나쁜 게 수면 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새하얗기 그지없는 동물의 뼈가 말이다.


꽤 크기도 되는 뼈가 둥실 떠올라 웅덩이 위에 떠 있는 것이다.





그걸 보면 그 후 며칠동안 시름시름 앓게 되는 것이다.


그 지역에서는 "뼈항아리 폭포", 혹은 그냥 "뼈폭포" 라고 불리우며 아무도 접근하지 않는다고 한다.




Illustration by 느림보(http://blog.naver.com/loss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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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54th]돌밭 길의 요괴

괴담 번역 2016. 8. 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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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적적하게 돌밭 길을 걷고 있는데, 옆 경사면에서 작은 돌이 굴러떨어졌다.


그게 계속 이어지더니 끝내 무거운 땅 울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퍼뜩 위를 올려다보니 사람 하나는 가볍게 짓눌러버릴 크기의 바위가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순간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저 머리를 부둥켜안고 웅크렸다.


[아하하하하하!]




난데없이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눈을 감고 벌벌 떨고 있었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바위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바위는 눈앞에서 멈춰서 있었다.




그리고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가 사라짐과 동시에, 바위 또한 쓱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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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53rd]사라진 머리

괴담 번역 2016. 8. 2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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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내가 초등학생일 무렵 이야기다.


우리 동네 기찻길에서 한 중년 남자가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온몸이 조각나 여기저기로 날아간 끔찍한 사고였다.




하지만 기묘하게도 사지는 다 발견이 됐는데, 머리만은 보이질 않았다.


동네 사람들도 다들 불안감에 휩싸였다.


나도 무서워서 풀숲에는 가까이 갈 엄두도 안 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은 상상도 못 한 곳에서 발견되었다.

 

기찻길 인근 아파트 이층집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 안에서.


그 집은 평소 세탁기 뚜껑을 열어놓고 살았기에, 안에 머리가 들어간 것도 모른 채 계속 위에 빨랫감을 던져 넣었던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머리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세탁을 돌렸다가, 왠지 돌아가는 게 시원치 않아 뚜껑을 열었다고 한다.


그리고 안에 들어 있는 사람 머리를 보고 소동이 난거지.


내 기억으로는 사고가 있고 일주일은 지난 후에야 머리가 발견되었었다.




그 사이 아무도 썩는 냄새를 맡지 못했던 걸까?


한겨울이라 그랬던 것일까.


어린 마음에도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탓에, 나는 아직도 베란다에는 세탁기나 쓰레기통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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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52nd]눈먼 사랑

괴담 번역 2016. 8. 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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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눈이 먼다는 말이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여자에게 반한 뒤, 매일 그 사람을 생각하며 문자를 보냈다.




돌이켜보면 스스로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마치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 같았달까.


몇 달 정도 지나 사귀기 시작한 다음에는 더욱 심해졌다.




그 여자가 부탁하면 뭐든지 했다.


큰돈도 아깝다는 생각 없이 건네줬고, 보고 싶다고 하면 휴가까지 쓰고 달려갔다.


평범한 커플이라면 그 정도까지 될 일은 없겠지, 보통.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갑자기 [R이라는 사람 죽이고 와.] 라고 말했다.


모르는 남자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쪽지를 건네주면서.


나는 아무 의문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가방에 식칼을 넣고 밖으로 나섰다.




묘하게 신이 나서 달려가는데, 너무 신을 냈는지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무릎이 왕창 까지고 머리도 살짝 부딪혔다.


그 순간, 지금까지 돈을 갖다 바치고 이번에는 살인마저 서슴지 않으려는 스스로가 너무나도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그녀는 없었다.


그 후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녀의 사진도, 입었던 옷과 신었던 구두도 다 남아있지만 어쩐지 처음부터 그녀라는 존재가 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대로 그 남자네 집까지 갔다면 나는 아마 그 남자를 죽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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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51st]개와 산책

괴담 번역 2016. 8. 2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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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딱 1년, 개를 키웠었다.


아버지가 지인한테서 받아온 잡종이었다.


지인이 세상을 떠났는데, 개를 좋아하던 아버지가 어디 갈 곳 없는 개가 불쌍하다며 데려온 것이었다.




얌전한 늙은 개였다.


딱히 개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나도 종종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곤 했다.


아버지가 다니는 산책 코스랑은 다르게, 강가에서 바다 제방까지 1시간 거리.




그 주변에는 야한 잡지 같은 게 종종 버려져 있었거든.


종종 딱 달라붙어 있는 커플도 있고 했지만, 개를 따라다니다 보니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어느 여름밤, 사흘 만에 개와 산책을 나섰다.




아버지가 계속 야근을 하고 있었던데다 비도 쏟아져 한동안 산책을 못 했기에, 개도 스트레스가 꽤 쌓여있었겠지.


내가 가려는 길이 싫은지, 종종 멈추곤 했다.


그런데도 바다까지 걸어갔다.




누군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자 목소리로 동요 같은 느낌의 노래를.


주변에 인기척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무심코 개를 봤다.


어둠 속을 바라보며 낑낑대고 있었다.


갑자기 무서워져서 나는 총알처럼 거기서 달아났다.




그리고 사흘 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위에 눌렸다.


밤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어디선가 여자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몸은 움직이질 않았다.




심장이 미친 듯 뛰는데, 거기 맞추듯 노랫소리는 점점 커진다.


마치 초고주파처럼 째지는 노랫소리에 귀가 먹을 것 같아질 무렵, 나는 정신을 잃었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깨우러 왔다.




비몽사몽 간이었지만,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간밤에 꼬마가 죽었지 뭐니.]


나는 아연실색해져 어머니를 바라봤다.




[아버지가 산책하러 가자고 했는데, 차갑게 굳어서 움직이질 않더래.]


내가 처음으로 가위에 눌린 날, 집에서 기르던 잡종 개 꼬마가 죽었다.


우연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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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50th]사신 아줌마

괴담 번역 2016. 8. 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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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이야기다.


그녀가 초등학생일 무렵, 하천 부지에서 강아지를 주웠단다.


아쉽게도 집에서 기를 수는 없었기에, 다리 아래 골판지 상자를 가져와 담요를 깔고 거기서 몰래 돌보기로 했다.




방과 후면 먹고 남은 급식이나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 가져다주곤 했다고 한다.


강아지도 그녀를 몹시 따랐고.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강변에서 강아지랑 놀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어머, 정말 귀여운 강아지구나.]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처음 보는 아줌마가 싱글벙글 웃으며 보고 있더란다.




[저기, 이 강아지, 네 강아지니?]


계속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에요. 엄마가 기르면 안 된다고 해서...]




그렇게 대답하자, 아줌마는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그러면 혼자 있을 강아지가 걱정되겠네. 좋아, 아줌마가 그 걱정거리를 없애줄게!]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아줌마는 강아지를 가리켰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머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껄껄껄껄껄껄...




즐거워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은 표정인데, 눈만은 결코 웃고 있질 않았다.


아줌마는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절대 멈추지 않고 계속 웃었다.


그녀는 섬뜩해져 도망갈 생각으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갑자기 발밑에 있던 강아지가 쓰러졌다.


몹시 몸을 떨더니 그대로 멈춰서 움직이질 않았다.


당황해서 손을 뻗었지만, 강아지는 이미 죽어 있었다.




[잘됐네! 이걸로 쓸데없는 걱정 따위 안 해도 되겠어!]


아줌마는 그렇게 말한 뒤 콧노래를 부르며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한동안 거기서 멍하니 서 있었다고 한다.




그 아줌마는 지역에서 상당히 유명한 사람으로, "사신 아줌마", "껄껄 마녀" 등으로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가리키고 껄껄 웃으면 작은 동물들이 그대로 죽는다는 것이다.


아줌마는 그 후 큰 애완동물 가게에서 소란을 피웠다가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먼 친척이 거두었다는 말도 있었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도 있었지만, 진상은 모른다.


그녀는 그때 그 광경이 트라우마가 되어 개를 기르지 못하고 있다.


[기르고 싶지만... 어느 개를 봐도 그때 그 강아지가 죽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니까...]




정말 쓸쓸하게, 그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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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할아버지와 둘이서 산에서 캠핑했다.


숯구이였던 할아버지 오두막에 놀러 갔었던 것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정리를 끝낸 다음 오두막으로 들어가려는데 할아버지가 새파란 얼굴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에 들고 있던 숯을 던졌다.


나를 향해.


아직 뜨거운 숯은 깜짝 놀라 굳어 있는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둔한 충돌음과 함께 작은 비명이 울려 퍼진다.


갑자기 뒤에서 바람이 일어난다.


비명은 분명히 사람 목소리였다.




그것도 젊은 여자 목소리.


놀라 뒤를 돌아봤지만, 부스럭부스럭하고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어둠 속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마음이 놓인 듯했다.


나는 곧바로 오두막으로 끌려와 잠을 청해야 했다.


무슨 질문을 해도 할아버지는 입을 꽉 다물고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 후 할아버지는 나를 산으로 부르지 않았다.


나 역시 산에 오르는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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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748th]산이 부른다

괴담 번역 2016. 8. 1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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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미 산지, 쿠마노유 온천 주인장에게 들은 이야기다.


어느날 저녁, 쿠마노유 온천 근처에서 [산나물 채집 도중 발을 헛디뎌 조난했어요!] 라는 구조 요청이 들어왔단다.


온천 주인도 현장으로 뛰어갔다.




이미 경찰과 구조대가 잔뜩 몰려와 서치라이트를 밝히려 준비하고 있었단다.


그 옆에는 아직 쉰이 채 되지 않은 듯한 남자가 울면서 [빨리 아내를 구해주세요!] 라고 간절히 외치고 있었다.


그 지점은 텐구고개와 아카시 대교 중간 지점이라, 가드레일 아래에는 험난한 벼랑이 펼쳐져 있었다.




남편 말에 따르면 부부가 같이 산나물을 캐러 왔었다고 한다.


문득 한눈을 판 사이 아내의 비명이 들려왔고, 이미 벼랑 아래로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시라카미 산지는 아직 추웠기에, 서치라이트 점등을 기다리는 사이 구조대원과 경찰관들은 모닥불에 모여 불을 쬐고 있었다.




조난자의 남편은 그 옆에서 [불이나 쬐지 말고 어서 아내를 구해달라고요!] 라며 원망스러운 듯 애원했다.


이윽고 서치라이트 점등 준비가 끝나고, 강한 빛이 골짜기 아래로 비쳤다.


조금씩 둥근 빛을 좌우로 움직이며 시체 수색이 시작되었다.




이윽고 누군가 [앗!] 하고 외침과 동시에 서치라이트가 멈췄다.


"이게 무슨 일이람. 이미 숨은 끊어졌겠군."


온천 주인은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20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아득한 아래, 바위가 크게 솟아있는 골짜기 한가운데 여자가 떨어져 있었다.


구조대원이 확성기로 계속 소리를 쳐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숨이 끊어졌구나.




온천 주인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가 그렇게 직감했다.


하지만 발견 지점은 까딱하다간 구조대원까지 휘말려 사고를 당할 험난한 벼랑이다.


구조대원들이 골짜기 아래로 내려갈 방법을 논의하는데, 갑자기 조난자의 남편이 허겁지겁 뛰어왔다.




[빨리 도와주세요! 아내가 부르잖아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닙니다.]


구조대원은 필사적으로 남편을 달랬지만 들은 체만 체였다.




빨리 도와달라는 말과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이 계속 오갈 즈음이었다.


남자는 신음하듯 내뱉었다.


[아아... 왜 너희들한테는 들리지 않는 거지? 아내가 부르고 있잖아! 안 들리는 거야?]




그리고 다음 순간.


남자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나가 그대로 가드레일 너머로 뛰어내렸다.


누군가 외친 비명에 구조대원들은 모두 얼어붙었다.




남자의 몸이 바위에 부딪히며 으깨지는 기분 나쁜 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진다.


황급히 구조대원들이 벼랑 아래를 내려다보니, 서치라이트 불빛 아래 아까 그 남자가 떨어져 있었다.


기묘하게도 남자의 시체는 아내 바로 옆에 떨어져 있었다.




마치 "구하러 왔어." 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게 무슨 일이람...]


온천 주인이 그렇게 중얼거렸을 때였다.




차 한 대가 현장으로 다가오더니 30대가 채 안 된 것 같은 남자가 달려 나왔다.


[우리 부모님이 떨어지셨다고 들었는데요...]


그 부부의 아들이었다.




다들 할 말을 잃었다.


[지금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보지 마세요.]


누군가 말했다.




[그런 소리 마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골짜기 밑바닥에서 부르잖아요!]


다들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사이, 아들은 가드레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경찰관 한명이 허리를 붙잡고 늘어졌다.




[이 사람 말려! 말리라고! 안 그러면 이 사람까지 끌려갈 거야!]


그 경찰관의 말에 다들 정신이 들었는지, 다른 경찰관들도 뛰어가 아들을 뜯어말렸다.


[뭐하는 짓이야! 네놈들한테는 우리 부모님이 울부짖는 게 안 들리냐! 이 짐승만도 못한 것들아!]




아들은 반쯤 미쳐 날뛰었지만, 누구의 귀에도 그런 소리는 들리질 않았다.


결국, 하도 심하게 날뛴 탓에 아들은 경찰관들에게 연행되어 경찰차 뒷좌석에 갇혔다.


산악 사고 구조현장 같지 않은 기괴한 광경이었다.




아들은 계속 [아버지 어머니가 부르고 있어...] 라며 신음을 냈고, 틈만 나면 경찰차에서 뛰쳐나오려 해 다들 애를 무진 먹었다.


하지만 몇시간 지나, 부부의 시체가 골짜기 밑바닥에서 인양되었다.


그 순간 아들은 마치 악령이 몸에서 나간 것 마냥 얌전해졌다고 한다.




아들은 부모님의 시체 앞에서 통곡했지만, 아까 전과는 너무나 다른 아들의 태도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모골이 송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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