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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살인소설 2: 다시 시작된 저주, 2015

호러 영화 짧평 2018. 1. 2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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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뭔지 정말...

1편도 모자란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합격점 이상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2편은 완전히 말아먹었네요.

1편이 스너프 필름의 느낌이라도 전달했다면, 2편은 그냥 아무 것도 못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 기본 스토리 구성부터가 전작을 못 따라갑니다.

전작이 비밀을 파헤치는 쪽이었다면 이번 건 참사를 막는 쪽이죠.

호러 영화에서 어느 쪽이 더 오싹할지는 다들 아실 겁니다.

전작만큼의 스토리 구성이 안 나오니까 양보다 질이라고 스너프 필름 비중을 왕창 늘렸습니다.

근데 그게 전작처럼 리얼하고 오싹한 느낌이 안 들어서 그냥 그저 그래요...





에단 호크가 전편에서 사망하며 하차한 탓에, 전편의 조력자였던 제임스 랜슨이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호감 가는 캐릭터로 1편에 이어 노력했고, 좋은 모습 보여줬습니다.

1편에서는 경찰이었는데, 2편에서는 때려치우고 부굴의 저주를 막으려 동분서주하는 역할입니다.

대단히 소시민적인 호러 히어로인데, 그래서 더 응원해주고 싶어지는 게 있어요.

배우한테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더불어서 1편에서 제목 멋대로 번역한 죄값을 이번에 톡톡히 치뤘습니다.

원래 1편에서 에단 호크가 작가로 나오는 탓에 살인소설이라는 제목을 갖다붙인건데, 이번 작품에는 소설이라고는 코빼기도 안 나오거든요.

원제가 Sinister, 사악한 내지는 불길한이라는 뜻인데 이걸 이런 식으로 바꿔버렸으니 원.




1편에서도 하는 거 하나도 없이 아바타 놀이나 하던 부굴은 더욱 찌질해져서 돌아왔습니다.

악신에게서 느껴져야 할 위압감과 공포는 온데간데 없고, 찌질하게 뒤에 숨어서 겁이나 주다가 사라지는 삼류 악당으로 나와버리는 게 이 영화 최대의 문제입니다.

아이들의 영혼을 빼앗는 악신이라더니 하...

애들이나 겁주다가 마지막에서나 좀 있는 척 하는 동네 양아치 같은 모습이 정말 꼴뵈기 싫었습니다.

너 하나도 안 무서워 임마.




이 영화 시리즈가 꾸준히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소재 자체는 진짜 괜찮다는 겁니다.

근데 1편에서는 그나마 진짜 스너프 필름 느낌이라도 나던 살인영화가, 2편 들어서는 그냥 아무거나 갖다붙이고 대놓고 보여주는 형태가 되어버렸어요.

아무리 호러 장르가 저가에 찍어서 남겨먹는 작품성 모자란 B급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대충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3편은 아마 영원히 못 나올 거 같네요.


제 점수는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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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벨: 인형의 주인, 2017

호러 영화 짧평 2017. 8. 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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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했던 영화 "애나벨" 은 제임스 완이 제작한 영화 중 가장 평이 저조한 작품에 속할 겁니다.


물론 재정적으로는 40배를 남겨먹는 희대의 대박이었지만요.


아무튼간에 컨저링 1, 2가 성공을 거두며 아예 컨저링 유니버스를 구축할 생각을 먹은 제임스 완 입장에서는, 애나벨의 실패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겁니다.


기왕 흥행도 대박을 쳤겠다, 프리퀄을 제대로 만들어서 시리즈의 유일한 오점을 덮어보고 싶었겠죠.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 바로 이번 영화, 애나벨: 인형의 주인입니다.


애나벨이 컨저링의 프리퀄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 영화는 프리퀄의 프리퀄이라는 독특한 작품인 셈이네요.




감독은 "라이트 아웃" 에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데이비드 샌드버그 감독이 내정되었습니다.


전작이 말아먹을만큼 말아먹어놨으니, 이제 리바운딩만 남은 셈이었죠!


여기저기서 호평이 들려와서 저도 참 기대가 컸는데... 컸는데...


그게, 전작보다는 낫긴한데 말입니다...





컨저링 시리즈의 핵심 요소를 꼽으라면 악마의 빙의와, 그걸 내쫓기 위한 엑소시즘일 것입니다.


본편 시리즈인 컨저링 1, 2에서는 각자 치열하게 악마와 대결하는 워렌 부부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애나벨: 인형의 주인에서는 정작 그 엑소시즘 요소가 완전히 제거된 수준입니다.


뭔가 흉내를 내긴 하는데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제가 보기에는 악마 스스로도 자기가 왜 퇴치된건지 잘 모를 겁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등장하는 악마가 사탄 그 자체가 아니냐는 언급이 있는데...


만약 그렇다고 치면 사탄은 아주 안일하거나 아주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더불어 애나벨이라는 영화 제목과는 달리, 애나벨이 딱히 큰 의미가 있었는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라리 힘을 여기저기 나눠쓰지 말고 한 곳에 집중했더라면 악마가 더 강력해보이고 위압감이 느껴졌을 겁니다.


마치 계란을 두 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양쪽 계란이 천천히 다 썩어가는 스타일의 분산 투자였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느낌입니다.


오히려 메인 악마보다는 다른 악마가 더 시선을 끌기도 하고요.


영화 전체적으로 밀어주는 걸 보면 혹시 이 영화는 내년에 개봉할 더 넌을 위한 기나긴 티저영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보는 내내 겹쳐보였던 영화가 있는데, 작년에 개봉했던 "위자 : 저주의 시작" 이었습니다.


두 영화 모두 빙의에 관해 다루고 있고, 빙의의 방식도 비슷할 뿐더러 프리퀄이라는 점도 동일하죠.


거기에 룰루 윌슨이라는 호러 전문 아역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같습니다.


두 영화 모두 합격점은 넘었지만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점도 똑같아서 너무 안타깝네요.





하지만 제가 느낀 것과는 달리, 아마 이번에도 제임스 완은 흥행에 성공할 겁니다.


하우스 호러의 창시자이자 마스터인 이 양반은, 결코 손해볼 장사는 벌이지를 않는 사람이니까요.


이미 또다른 스핀오프 더 넌이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고, 컨저링 3의 제작도 곧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시리즈는 한동안 승승장구 할 것 같습니다.


대중에게 소구하는 제임스 완만의 공포 스타일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저랑은 조금 안 맞는 거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라이트 아웃에서 좋은 영화를 만들었던 데이비드 샌드버그 감독의 감 자체는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컨저링 유니버스말고 라이트 아웃처럼 새 시나리오를 들고 감독했으면 좋겠네요.


애나벨은 프리퀄에 프리퀄까지 우려먹었으니 이제 다시 볼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워렌 부부의 창고에서 편히 쉬렴, 못생긴 인형아.




제 점수는 6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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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2ch괴담][221th]악마

괴담 번역 2011. 8. 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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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직접 겪은 이야기입니다.

10여년 전, 내가 아직 초등학생이었을 때, 형과 함께 할머니 댁에 놀러 가려던 때였습니다.

역에서 표를 끊고, 전철을 타고 할머니 댁으로 갔습니다.



처음으로 전철을 타는 것이었던데다, 형과 단둘이 할머니 댁에 간다는 것만으로 기뻤던 나는 형과 신나게 떠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앉아 있던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누나가 엄청난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것에 깜짝 놀란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방이었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자 문을 통해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역무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쓰러진 나를 데려다 놓았던 모양이었습니다.

형에 관해 묻자 역무원은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몇 분 후에야 그는 형이 죽었다고 힘겹게 말했습니다.



나는 영문을 모르고 원인을 물었지만, 역무원은 입을 꼭 다문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려보내졌습니다.

역무원과 어머니가 현관에서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들려왔습니다.



[...군은...악마에게...당해...렸습니다.]

악마?

나는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형이 악마한테 죽음을 당했다고 생각하며, 나까지 잡아가지 않을까 그 후로 5년간 겁에 질린채 살아왔습니다.



악마...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의 일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토요일이라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터였기에 배가 고파 점심을 만들고 있던 도중이었습니다.

점심이 없다는 것에 투덜거리며 식사를 차리던 도중,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의 전화였습니다.



어머니에게 여러번 전화를 했는데 휴대폰을 받지 않아 걱정한 나머지 집에 전화하신 것입니다.

나는 일단 휴대폰을 집에 놓고 간 것은 아닐까 싶어 어머니의 휴대폰에 전화를 하고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나도 슬슬 걱정이 되어 어머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할머니 댁에 계셨습니다.

다만 휴대폰 배터리가 나가서 전화를 못 받으셨던 것이죠.

그런데 할머니 댁에서 만난 어머니는 어딘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얼굴을 마주하고는, 고개를 끄덕인 뒤 말했습니다.

[슬슬 너에게도 제대로 이야기 해 주어야 할 것 같구나...]

나는 바로 형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나는 5년 동안 두려워하며 물어보는 것조차 할 수 없었던 "악마" 의 뜻을 알고, 지금까지 두려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진상은 이랬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어느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듣고 실신했었습니다.



그 여자의 앞에는 부모와 자식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린 아이가 너무나 시끄럽게 구는데도, 부모는 아무 제지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동안 시간이 지났을 때,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괴상한 모습의 남자가 일어나 손에 들고 있던 우산으로 마구 떠들고 있던 아이의 머리를 마구 찔렀다고 합니다.



그 여자가 비명을 질렀던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었죠.

그리고 내가 기절한 사이, 남자는 역시 계속 떠들고 있던 우리에게 다가왔고...

형 역시 우산으로 머리를 난도질당해 죽었던 것입니다.






그 남자는 온 몸을 검은 천으로 휘감고 있었고, 얼굴에는 웃는 것인지 화내는 것인지 모를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형상은 마치 악마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내가 형의 죽음에 관해 5년만에 알게된 진실이었습니다.



Illust by 모도(http://mmodo.egloos.com/)


* 이 이야기는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에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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