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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1028th]공중전화 점검

괴담 번역 2025. 3. 25.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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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겪게 된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저는 NTT 하청 업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업무 중에는 공중전화의 점검 및 수리를 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공중전화 쪽 업무는 무척 편하기 때문에, 그날은 점검을 담당하게 되어 아침부터 신을 내고 있었습니다.

점검이라고는 해도 동전이나 전화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고장 판정을 내고 수리를 하는 것인데, 매달 다른 업체가 돌아가며 점검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고장난 채 방치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날은 하루 동안 4곳을 천천히 돌고 사무실로 돌아갈 계획이었습니다.



오전에는 공원과 아파트 앞에 있는 공중전화를 각각 점검하고, 점심을 먹은 뒤 2시간 정도 낮잠을 잤습니다.

그 후 다음 장소로 향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내비게이션을 설정했습니다.

세번째 점검 장소는 제가 살고 있는 현에서는 꽤 유명한 심령스폿인, 터널 근처의 공중전화였습니다.



저는 원래 무서운 건 딱 질색이라 영 내키지가 않았지만, 안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공중전화는 산 쪽에 있었기 때문에, 출발지인 편의점에서는 30분 정도 거리였습니다.

가는 동안 지나다니는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마주오는 차도 없었습니다.



터널 앞 공중전화에 도착한 뒤, 점검을 위해 공중전화 박스를 여는 열쇠와 드라이버, 그리고 점검용 스마트폰을 챙겨 부스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공중전화 부스를 열려고 해도 무언가 단단히 잠겨있기라도 한 것처럼 꿈쩍도 하질 않았습니다.

부스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점검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본사 쪽에 연락을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산 속이라 그런지 전파가 약해 통화가 터지질 않아, 신호가 잡히는 곳까지 걸어가야만 했습니다.

조금 걸어가니 전파가 잡혀서, 본사 쪽에 연락해 세번째 점검 장소인 터널 공중전화 부스 문이 열리지 않으니 수리업체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그 순간,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슬쩍 공중전화 쪽을 바라보니, 긴 머리의 여자가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느 정도 거리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고, 산 속이라 안개인지 습기인지가 끼어 명확히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전화 중이었지만 그만 이상한 소리를 내고 말았습니다.



본사 쪽에서는 수리업체에 전달해야 하니 현장 사진을 몇장 찍어 보내라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무서워서 거절할까 싶기도 했지만, 곧이곧대로 이야기를 해봐야 믿어주지도 않을 것 같아 그냥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다시 공중전화 쪽을 바라보니 아까 있던 여자는 사라지고 없어서, 내가 잘못 봤나 싶었습니다.



공중전화 쪽으로 다가가서 바깥 사진을 몇장 찍고, 문이 열리지 않는 모습을 찍으려 부스 문에 손을 댔는데, 아무 문제 없이 문이 쓱 열렸습니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문이 열려버렸으니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동전을 넣고 수화기를 들어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봤습니다.



문제 없이 신호가 갔습니다.

동전 쪽은 OK.

그 다음 전화카드를 넣어보려 했는데, 기계로 카드가 들어가질 않았습니다.



이럴 경우 공중전화 내부의 전력장치가 고장났거나 카드 삽입부가 고장일 수 있어, 차에서 그 두 부품을 가지고 와 교체해 보기로 했습니다.

대부분 카드 삽입부 쪽이 문제였던 경험이 있기에, 우선 삽입부 쪽을 교체해봤습니다.

새로운 부품으로 갈아끼우니 전화카드가 정상적으로 들어가고 전화도 잘 갔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점검을 마치고 차로 돌아가 네번째 점검 장소로 향했습니다.

네번째 점검도 무사히 끝났고, 시간이 꽤 남아 나쁜 줄은 알면서도 근처 공원에서 또 낮잠을 잤습니다.

오후 4시 반에 알람이 울려 회사로 돌아갔죠.



회사에 돌아오자마자 세번째 공중전화에서 교체한 카드 삽입구를 상자에 담은 채 정비 담당자에게 전달했습니다.

2층 사무실에서 차량 사용일지를 작성한 뒤, 선배와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때우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정비 담당자에게 전화가 오더니, 부장이 1층에 가서 확인 좀 해보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1층으로 가서 정비 담당자 쪽으로 갔더니, 심각한 얼굴로 말을 꺼냈습니다.

[아까 네가 가져온 전화카드 삽입구를 확인해 봤는데, 모터 부분이...]

그러면서 내게 삽입구를 보여주었습니다.



삽입구 모터에는 긴 머리카락이 빽빽하게 엉켜있었습니다.

전화카드가 들어가지 않았던 이유는, 엉킨 머리카락 때문에 모터가 회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순간 공중전화 부스 안에 있던 긴 머리의 여자가 떠올라, 등에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정비 담당자에게는 교체한 장소만을 전달하고, 그날은 그대로 퇴근했습니다.

며칠 후 그날 찍었던 사진을 다시 확인해 봤지만 이상한 것은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그 터널에서 무슨 사건 같은 건 없었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조사도 해봤지만, 딱히 짚이는 바는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그 후로 딱히 이상한 일을 겪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꺼름칙해지는 체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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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에는 적어도 3번, 죽었던 놈이 있다.

그 녀석을 A라고 해두자.

첫번째는 유치원 시절, 골든위크 직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였다.



우리 집은 사정이 있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골든위크 지나서 유치원에 가자 A는 아무 일 없었다는 얼굴을 하고서는 유치원에 와 있었다.

본인 말에 따르면 골든위크 전에 쉬었던 건 한발 앞서 가족여행을 갔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몇명의 친구들은 A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어른들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두번째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로, 분명 집에 불이 나서였다.

그때는 나도 장례식에 갔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까 A는 전학생이 되어 돌아왔다.



저학년 때는 아버지 전근 때문에 이사를 갔다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었다.

유치원 때와는 다른 친구들이었지만, 이번에도 몇명의 친구들은 A의 장례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대학생이고, A와는 종종 대화를 나누는 사이였다.



그런데 얼마 전, A에게 연락을 받았다.

봄방학 때 그가 유학을 가 있는 곳에 놀러오지 않겠냐는 연락을.

2달 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죽었을 A에게.



이번에는 유학을 간 것으로 된 것 같다.

역시나 A의 죽음을 기억하는 친구는 무작위로 몇명인가 있었다.

내가 세번 연속 A의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아니, 어쩌면 내가 잊어버린 A의 죽음이 몇번이고 더 있었을지도 모를 일인가.

어쨌거나 나는 봄방학 때 A를 만나러 가려한다.

지금 그는 호주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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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시절, 같은 반 아이가 차에 치여 죽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 4학년이 된 해.

그 녀석이 전학생으로 우리 반에 왔다.



유치원 때부터 쭉 친구였던 녀석들이 같은 반에만 너댓명 있었고, 다들 당황한 표정이었다.

다같이 점심시간에 체육관 뒤에 모여, 공황에 빠져 격론을 나눴다.

[그녀석 사고로 죽었었지...? 어떻게 된거야?]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본인에게 [너, 죽었었잖아?] 라고 물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겉으로는 다들 평범한 반 친구로 대했지만, 내심 다들 꺼림칙한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전학생과 이야기를 해보면, 확실히 같은 유치원 출신이라고 말했고, 나에 대해서도 기억하고 있었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 일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사를 갔었고, 이번에 또 아버지가 전근해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딱히 사고를 당한 적도 없다고 했고, 당연히 죽은 적도 없겠지.



하지만 유치원 동창들은 죄다 그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기억이 있고, 분명히 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문제의 그 친구는 중학교 올라가기 전에 또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그 후 연락이 끊어졌다.

당시 다니던 유치원은 기독교계의 사립 유치원이었는데, 지금은 문을 닫아 딱히 알아볼만한 곳도 없다.



지금 와서도 이해할 수 없고, 기분 나쁜 이야기다.

게다가 최근 직장에서 우연히 유치원 때 이후 만난 적이 없던 친구와 재회하면서 더더욱.

어린 시절 이야기를 왁자지껄 나누다가, 문득 그 녀석이 [그러고 보니까 우리 유치원 때 교통사고로 죽은 녀석 있지 않았냐?] 라며 그 전학생의 이름을 꺼내자, 정신이 아찔해지는 듯한 오싹함을 느꼈다.



정작 본인에게는 아무런 기억이 없을 뿐더러 그가 무언가를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만약 그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지, 솔직히 복잡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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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1025th]불투명 유리

괴담 번역 2024. 11. 5.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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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한 뒤, 직장에서 친구가 된 녀석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 녀석, 불투명한 유리가 트라우마라고 한다.

회사 기숙사 화장실은 문에 작은 불투명 유리창이 달려 있었는데, 그 녀석이 사비를 내서라도 바꾸겠다고 해서 그 문까지 바꿨을 정도였다.



회식날, 2차에 가서 왜 그렇게까지 불투명 유리를 싫어하냐고 물어봤다.

술에 잔뜩 취한 것 같았는데, 그걸 물어보니 녀석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안 듣는 편이 좋아.]



그런 말을 들으면 역으로 더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나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옛날에는 TV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 같은 거 많이 했었잖아.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같은, 귀신 나오는 거. 병원에서 일하는 주인공 집에, 한밤 중 환자 할머니가 찾아오는 이야기가 있었어.]



주변에서도 다들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입원 중이라 찾아오는 건 무리일텐데... 어떻게 오셨지? 하는 이야기. 아니나다를까, 병원에 있던 할머니는 돌아가신 거고, 천국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하러 온 것 같다는 이야기였어. 그거 자체는 별 이야기가 아닌데, 재연 장면의 불투명 유리 너머 서 있던 할머니 귀신이 엄청 무서웠거든.]

귀기울이던 주변 사람들은 다들 [에이, 뭐야. 겨우 그런 이야기 가지고?] 라며 다들 야유를 보냈다.



[아니,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야기야. 그 후부터 불투명 유리가 신경 쓰이게 돼서, 집에서도 할아버지 댁에서도 계속 의식하게 됐거든. 그랬더니 검은 그림자가 보이는 거 같더니 그게 점점 뚜렷해지기 시작했어.]

목욕탕 불투명 유리 너머서도 검은 그림자가 서 있는게 보여서, 부모님이 불평하는데도 그날부터 절연 테이프를 붙여 가려버렸다고 한다.

할아버지 댁에서도 고집을 부려, 장지문 아래 붙어 있던 불투명 유리를 죄다 갈아치웠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교체한 책받침만한 사이즈의 불투명 유리를, [이런 것 하나도 안 무섭다. 한번 보렴.] 하며 그 녀석에게 건네주었다.

그 녀석도 용기를 내서 큰맘먹고 유리를 눈 가까이 대고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유리 너머 크고 작은 그림자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더라고. 깜짝 놀라서 그만 유리를 떨어트려 깨버리고 말았어. 그것들은 유리 너머 서 있는게 아니라, 그 안에 있어서 유리를 바라보면 보이는거야...]



순간 주변이 싸늘해졌다가, 함께 듣던 선배의 [잘 지어낸 이야기구만! 너 괴담에 재능이 있네.] 라는 웃음과 함께 분위기가 돌아왔다.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참고 있었기에, 나는 곧바로 화장실에 갔다.

그랬더니 화장실에는 마침 불투명 유리로 된 작은 창이.



아무래도 알아차리면 안되는 모양이다.

나한테도 뭔가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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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1024th]아까워

괴담 번역 2024. 10. 1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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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내가 전에 살던 지역은 한밤 중에 쓰레기를 수거해가곤 했다.

우리 아파트는 조립식 창고 같은 곳에 쓰레기를 가져다 놓게 되어 있었는데, 나는 보통 아침 출근 전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곤 했다.



하지만 그날은 이래저래 바빠서, 한밤 중이 다 되어서야 쓰레기를 버릴 짬이 났다.

집 현관문을 나서자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벌써 쓰레기 수거하는 분들이 왔나 싶어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역시나 쓰레기 수거장에는 벌써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죄송합니다. 쓰레기 한개만 더 가져가 주실 수 있을까요?]



하지만 대답이 없길래 못 들었나 싶어서, 이번에는 그 남자 바로 뒤에 바짝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그러나 또 대답이 없다.

이쯤되자 뭐야, 이 자식, 귀가 먹기라도 했나 싶어서 짜증이 치솟았다.



그래서 귓가에다 다시 한번 말을 걸어볼 생각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짙은 남색 상의를 입은 중후한 체격의 남자였다.

쭈그리고 앉아 쓰레기 수거장에 머리를 넣고,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부스럭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 뒤에 서서, 내려다보며 말을 걸 생각이었다.

정작 가까이 가보니, 그 사람은 그저 몰두하여 쓰레기 봉투에서 쓰레기를 꺼내고는 가만히 바라보다 자기 앞에 늘어놓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뿐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아깝네, 아까워.] 하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엄청나게 소름이 끼쳤지만, 그때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겠거니 싶었다.

당연히 엮이고 싶지 않아서 그냥 발길을 돌리려 했는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전혀 발이 움직이지를 않았으니까.



말 그대로 그 자리에서 옴짝달싹도 못하는 상태였다.

어떻게든 움직이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그 남자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친 순간, 위험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뭐라고 해야할까,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생기를 빨아들이는 것만 같은 눈이었다.

검은자위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텅 빈 구멍이 뚫려있는 것처럼.

하지만 눈이 마주치자 곧 시선을 돌리더니, 그 사람은 길 건너편으로 가버렸다.



큰길과는 반대편, 산쪽으로 사라져 갔다.

그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제야 갑작스레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구르듯 집으로 도망쳤다.



내게 진짜 이변이 찾아온 것은 그 후부터였다.

시작은 벗겨낸 양파 껍질을 버리는 것이 이유 없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부터였다.

싱크대 배수구에 버려져 다른 음식물 쓰레기와 뒤섞인, 엉망진창이 된 그것을 집어서 입에 넣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어서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묶어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었다.

마음 속은 개운치 않았지만, 그 무렵에는 그래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서히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것 자체가 견딜 수 없게 되어, 결국 전부 먹어치우게 되었다.



채소를 씻어 먹는 것도 납득할 수 없어서, 흙이 묻은 채소를 그대로 씹어먹게 되었다.

먹을 게 붙은 건 죄다 먹어치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름이 묻은 감자튀김 종이봉투까지 입에 넣었다.

그 당시 나에게는 위험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생명체로서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감정에 지배당해 저항할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아깝고 아까워서, 빨리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빼앗길 것 같은 위기감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나중에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시 나는 내가 식사할 때 말고도 밖에서 무언가를 먹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고 한다.



동료들은 너무 지쳐서 그런게 아니냐고, 잠시 일을 쉬는 건 어떻겠냐고 걱정을 했었지만, 나는 완고하게 그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이번에는 기억이 흐릿해지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문득 정신을 차리면 아까까지는 아침이었는데, 어느새 저녁이 되어 있다.



당연한 소리지만 그런 상태로 제대로 출근을 할 리가 없었고, 무단결근이 이어졌다.

다만 내 상태를 이상하게 여기고 있던 동료가 상사에게 상황을 전달해 준 덕분에, 해고까지는 가지 않고 일단 휴직 처리가 되었다.

사실 그 이후의 일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부모님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전하자면, 내 상태가 너무 이상해진 끝에 주변 사람들이 부모님에게 연락해 나를 고향 집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고향에서 느긋하게 지내다 보면 회복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점점 눈의 초점도 흐릿해지고 밤만 되면 밖을 나돌아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잠시 눈을 떼기라도 하면 금방 집에서 뛰쳐나가 어딘가로 가버리려 해서 힘들었다고 한다.



신앙심이 깊은 부모님과 동네 사람들이 절로 달려가 치성을 드리기도 했다지만, 나의 상태는 그대로였다.

기억이 흐릿한 와중에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이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대개 어두운 골목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무언가 목적지를 발견하고 거길 향해 빨려들어가듯 나아가고, 또다시 멍하니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했다.



다만 한가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기억이 있다.

나는 여느 때처럼 어두운 골목을 걷다가 목적지를 발견하고 거기로 끌려간다.

도착한 곳은 은색 문 앞.



나는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연다.

그리고 쪼그려 앉아서는 눈 앞의 물건에 손을 뻗는다.

그 순간, 누군가 등을 툭툭 두드리며 [괜찮으세요?] 라며 말을 걸어온다.



뒤를 돌아보자 회사원처럼 보이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의식이 맑아지는 감각과 함께, 나의 시야는 다시 어두워진다.

그 후 정신을 차렸을 때는 고향 집 이부자리 위였다.



고향 집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 골목에서 나홀로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갑자기 제정신이 된 나를 보고 더더욱 놀란 모양이었다.

그 후에는 별다른 이상 없이, 무사히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다.



내가 회복한 이유는 결국 알 수 없고, 마지막에 눈을 마주쳤던 남자가 진짜로 있었던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다만 만약 그 사람이 실재한다면, 나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게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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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괴담][5ch괴담][1023th]신입 찾기

괴담 번역 2024. 8. 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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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을 위해 집을 떠나올 때 할아버지가 해주신 이야기다.

몇십년 전, 할아버지가 도시에 있는 대학에 막 입학해서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증조할아버지는 고향을 떠나는 할아버지에게 신신당부하셨다고 한다.



[도시에는 젊은이를 망치는 유혹이 잔뜩 있단다. 게다가 너는 시골에서만 살던 신입생이니 속여먹으려는 사람투성이일 거야. 나쁜 친구들이 놀자고 꾀더라도 결코 넘어가서는 안된다.]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고 며칠 뒤, 대학 입학식이 있던 날 밤.

다른 방 선배가 [오늘은 신입생 환영회를 할테니, 밤 11시에 우리 방으로 오도록 해. 술도 잔뜩 마시자고.] 라며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당시 할아버지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으로 18살, 미성년자였다.

증조할아버지의 당부도 마음에 걸려, 혹시나 선배가 화를 내지는 않을까 쭈뼛거리면서도 권유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선배는 [그래도 하룻밤 정도는 괜찮잖아. 기숙사 사람들이랑도 친해질 기회라고. 마시기 싫으면 안 마셔도 돼. 먹을 것도 잔뜩 있다니까.] 라며 권유를 멈추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마음이 흔들렸지만, 뭐든 시작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그래도 저는 괜찮습니다.] 라고 거절했다.

선배는 떨떠름한 얼굴로 [그래? 그렇구나... 음...] 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섰다.

환영회날 밤, 할아버지는 성실하게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다.



저편 선배네 방에서는 모두가 웃고 떠들며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온다.

내심 부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정이 되어갈 무렵, 한 10명쯤 되는 선배들이 [아무리 그래도 너도 한잔 같이 마시자니까!] 라며 방으로 쳐들어왔다.



좁은 방에 사람이 꽉 들어차서 불편했지만, 할아버지는 자신을 챙겨주러 온 것에 기뻐 같이 떠들며 놀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내 자정이 지났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사이사이, 가끔씩 [쾅!] 하고 문을 열었다 닫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누가 방을 드나드는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 소리는 규칙적으로, [쾅! 쾅!] 하고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게다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선배에게 [누가 문을 열었다 닫는 거 같은 소리가 나네요.] 하고 말을 붙였다.

[뭐, 그렇지. 다른 방에서도 다들 마시고 있으니까, 크게 신경 쓸 거 없어.]

선배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만, 그 사이에도 [쾅! 쾅!] 하고 문을 여닫는 소리는 점점 커지며, 확실히 다가오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저기, 계속 다가오는데요!] 하고 선배한테 달라붙었다.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래도. 자, 이러면 안 들리지?]

선배는 침대에서 이불을 가져와 할아버지를 덮어버렸다.



할아버지는 어쩐지 기분 나쁘고 무서워서 이불을 꼭 뒤집어 쓴 채 식은 땀을 흘렸다고 한다.

이윽고, 선배가 이불을 젖히고 할아버지를 끌어냈다.

[아이고, 올해도 끝났네. 이제 맘껏 놀아.]



선배들의 이야기는 이랬다.

이 기숙사에는 "신입 찾기" 라고 불리는 무언가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1년에 한번, 4월 입학식날 밤.



기숙사 각 방의 문을 열고서는 안에 신입생이 있는지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저 문이 차례차례 열렸다 닫힐 뿐이다.

문을 잠그더라도 덜컹 열리고, 다시 문이 닫히고나서 확인해보면 그대로 잠겨있다.



단지 그것 뿐이고 딱히 해는 없는데다, 정말 신입생을 찾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걸 맨정신에 혼자서 보기라도 하면 너무 무서울테니, 다같이 모여서 술 마시고 떠들다가 문이 열릴 때쯤에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선배의 말에 따르면, 이 이야기를 처음부터 했더니 술을 마시고는 정체를 확인하곘다며 방에서 나간 신입생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후 복도에서 모습이 사라진 뒤, 영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일단 "신입 찾기" 가 다 지나간 후에야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그 다음해부터는 할아버지도 신입생을 데려와 술판을 열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이제 여든이 넘으셨지만, 그 기숙사에서 같이 지냈던 동료들과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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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좀 무서운 일이 있었다.

이제 좀 진정되어 글을 남겨본다.

나는 건강을 위해 매일 밤 걷고 있는데, 운동 코스 도중에 지하도가 있다.



철도 밑을 지나가는 길로, 높이는 2m, 길이는 10m 정도.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이지만, 전등이 많아 밝은 덕에 그리 무섭지는 않다.

그날도 평소처럼 지하도를 지나가려 하는데, 출구 근처에 누군가 있는게 보였다.



방금도 말했지만, 그 지하도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드물어서 호기심에 바라보게 되었다.

그 사람은 멈춰 서 있었다.

벽을 바라본채로.



당황해서 나도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한동안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데, 뭔가 소리가 들려왔다.

지하도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어, 터널처럼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마 그 사람이 무언가 중얼거린게 울려서 들린 것이겠지.

그러더니 그 사람은 갑자기 내 쪽으로 돌아서서는 무언가 중얼중얼 되뇌이며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겁이 나서 등을 돌려 달아났다.



그 사람과 나는 좀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달려서 도망치면 금방 떨쳐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중얼거리는 소리는 멀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크게 들려왔다.

달리면서 몇번이고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는 들려온다.

나는 영문도 모른채 소리를 지우기 위해 스스로 [아...!] 라던가, [와...!] 하고 소리를 지르며, 집까지 어떻게든 전력질주해서 도망쳤다.

집 현관문을 열 무렵에는 중얼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황급히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한숨 돌렸다.

한동안 그 자리에서 도대체 그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사람인가, 귀신인가.



뭐, 어찌 됐든 도망쳤으니 상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거실 미닫이 문을 열었다.

그 사람이 벽을 향해 서 있었다.

거실 벽에 이마를 대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무언가를 중얼중얼 되뇌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다시 도망쳤다.

그리고 그대로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와달라고 부탁했다.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이상한 것한테 쫓기고 있어. 무서워 죽을 거 같아.]



벌벌 떨면서 편의점까지 온 친구에게 말하자, 친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겁에 질린 내 모습을 보고 믿어주었다.

나는 이미 귀신이라고 어느정도 믿고 있었지만, 친구는 스토커나 미친 사람일 가능성도 있으니 경찰에 신고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게 더 현실적일테니, 나는 경찰에 연락하기로 했다.



이상한 사람에게 쫓겨서 도망쳤는데, 집에 와보니 그 사람이 있었다고 신고하자 경찰이 와주었다.

우리는 경찰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보니 아무도 없었다.



경찰은 당분간 인근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뒤 돌아갔다.

겁에 질린 나를 위해, 친구는 하루 묵고 가기로 했다.

나는 안심하고 잠을 청했다.



늦은 밤, 여러모로 피곤했을텐데도 잠에서 깨고 말았다.

물 한잔 마시고 다시 잘 생각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그런데 친구가 자고 있던 자리가 비어 있었다.



화장실이라도 갔나 싶어 주위를 둘러 보았다.

친구는 서 있었다.

깜깜한 방 안, 벽에 이마를 대고서.



무언가 중얼중얼 되뇌이고 있다.

나는 아까 지하도에서 마주쳤던 사람이 떠올라 너무나도 무서워졌다.

결국 친구를 내버려두고 다시 밖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도망치는 와중 미안하다는 말을 몇번이고 마음 속에서 거듭했다.

다시 편의점 앞에 도착하자, 숨이 차고 무릎이 벌벌 떨렸다.

가게 안으로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아, 주차장 콘크리트 블록에 쪼그려 앉아 숨을 고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 사이, 친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생각해보았지만 아무 대답도 나오지 않았다.

30분 정도 지나자, 친구를 버리고 왔다는 생각에 무서웠지만 집에 돌아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 내내 만약 이렇게 됐으면 어떻게 하나, 저렇게 됐으면 어떻게 하나, 온갖 생각에 마음을 졸였다.



두려움에 떨며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자, 집 안은 조용했다.

작게 친구 이름을 불러봤지만 대답은 없었다.

큰맘먹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친구는 자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가볍게 코를 골면서.

나는 마음이 놓인 나머지 눈물이 났다.

아까 있었던 일도 혹시 그냥 내가 잠결에 착각한 건 아니었나 싶었다.



안심이 되니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나는 그대로 잠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친구는 이미 일어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가 [좋은 아침.] 이라고 말을 건네자, 친구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친구는 어젯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꿈 속에서 친구는 콘크리트 같은 벽에 이마를 대고 서 있었다.

그리고 [다음!] 이라던가, [빨리!] 라던가,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옆쪽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는 그 누군가를 잡기 위해 쫓아가는 내용의 꿈이었다고 한다.

친구는 [어제 그런 일을 들어서 그런가?] 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친구에게는 그저 이상한 사람이 쫓아왔다고만 말했을 뿐, 벽을 향해 이마를 대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전혀 안했으니까.

전날밤 있었던 일과 친구의 꿈, 그리고 밤 중에 벽에 이마를 대고 있던 친구의 모습...

너무나도 일치했다.



그 후 아직까지 친구에게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유 없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나는 어떤 얼굴로 친구를 대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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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 같은 반에 코우군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코우군은 조용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타입이었지만, 혼자 노는 건 아니고 다른 아이들과도 잘 어울렸다.

나와도 딱히 친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교실에서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곤 했다.



어느 여름날 하굣길.

수풀 옆을 지나가는데, 검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뭔가 싶어 자세히 보니, 그것은 책가방이었다.



누군가 있었다.

뭘 하는건가 싶어 다가가 보니, 책가방을 메고 있는 건 코우군이었다.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어?]



코우군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대답했다.

[별 거 아니야. 개구리 가지고 놀고 있는 것 뿐.]

[개구리를 좋아하는구나.]



수풀 사이로 흐르는 개울가에 쪼그리고 앉은 채, 코우군은 등을 돌린 채 대답했다.

[그래. 개구리를 이렇게 하는 게 즐거워.]

왼손으로 참개구리 한마리를 잡아들더니 내게 보여줬다.



[어! 뭐야, 그거!]

코우군은 참개구리의 오른쪽 다리를 잡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참개구리의 왼쪽 다리는, 허벅지 부근에서 사라져 있었다.



[코우군이 자른거야? 그거...]

코우군의 오른손에는 미술 공작 시간 때 쓰던 커터칼이 들려 있었다.

칼날에는 붉은 피가 살짝 묻어있었다.



[맞아. 여기 있는 개구리의 왼쪽 다리를 모두 잘랐어.]

그렇게 말한 뒤 코우군은 손에 잡고 있던 참개구리를 놓아주고, 근처에서 뛰어다니는 새 개구리를 잡으려 했다.

놓아준 참개구리는 비틀비틀 기어가다, 개울로 들어가 그대로 흘러갔다.



어제, 3년만에 고향에 돌아와 동네 슈퍼에 들렀다가 어릴 적 친구인 다이군과 우연히 만났다.

나는 코우군이 문득 떠올라,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코우군은 내가 목격하기 전, 훨씬 어릴 때부터 개구리 왼쪽 다리를 자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 녀석, 개중에서도 올챙이가 발이 자라나기 직전에 잘라내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했었지.]

잘 잘라내면 상처가 아물어, 마치 선천적으로 왼쪽 다리가 없는 개구리처럼 된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요즘은 그런 짓 안하지?]



우리도 이제 20대 후반이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은 그런 짓을 하지 않을거라 믿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아, 그 녀석 죽었어. 오토바이 사고였지. 뭐랄까, 비 오는 날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는데, 어떻게 부딪힌건지 왼쪽 다리가 허벅지에서 잘려나가는 바람에 출혈과다로 살릴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



다이군의 말에 충격을 받아, 나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주변에서도 다들 개구리의 저주 아니냐는 소리를 하더라. 코로나 전에 있었던 일이니까 벌써 한 4년 됐나? 너도 시간 있으면 코우네 집에 가서 향이라도 피우고 와라.]
다이군은 그 말을 남기고, 카트를 끌어 계산대로 향했다.

나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저주라던가 액운이라던가 그런 건 모르지만, 그저 인과응보라는 단어가 머릿 속을 맴돌았다.

무엇이 코우군에게 개구리 왼쪽 다리에 집착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날 수풀 속에서 다리가 잘려나간 개구를 보며 행복해하던 그의 미소를, 나는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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