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ground

[번역괴담][5ch괴담][1033rd]카츠오 쇼

괴담 번역 2026. 6. 21. 23:17
728x90

 

초등학교 때, 아직 부모님과 함께 조부모님 댁에 얹혀살던 시절의 일이다.

가족 구성은 만화 '사자에상'과 비슷했다.

나는 타라짱(손자) 포지션이었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사자에상의 카츠오 포지션이랄까),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까지 이렇게 여섯 식구가 살았다.



참고로 그 삼촌(이하 카츠오라고 부르겠다.) 은 대학교를 중퇴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지금으로 치면 니트였다.

가끔씩 발작하듯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신적으로 병들어 있었던 것 같다.

집에는 삼촌과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일하러 가거나 외출해서 둘만 남는 날이 자주 있었다.



그럴 때마다 카츠오는 내게 다가와 이렇게 묻곤 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무서운 경험 해볼래?]

[머리가 어떻게 돼버릴 것 같은 일 해줄까?]



나는 그 말이 왠지 모르게 너무 무서웠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카츠오와 둘만 남겨진 날. 마침내 카츠오가 일을 저질렀다.

카츠오는 나를 2층 다다미방으로 데려가더니, 기둥에 내 두 손을 뒤로 돌려 묶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저항 한 번 못 하고 가만히 당했나 싶지만, 당시엔 어렸고 카츠오가 무서워서 반항할 엄두를 못 냈던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덜덜 떨고 있는데, 카츠오가 갑자기 TV 프로그램 MC처럼 비정상적인 하이텐션으로 떠들기 시작했다.

[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평생 잊지 못할 체험을 선사해 드리려고 합니다! ○○(본명)의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



이런 소리를 지껄이며 혼자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사시나무 떨듯 떨고만 있었는데, 카츠오는 마치 내가 거기 없는 사람인 양 신이 나서 별의별 소리를 다 했다.

무슨 쇼가 어떻느니, 천국이 어떻느니 하면서.



그렇게 한참을 떠들다가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지더니, 내 앞에 떡 하니 서서 말했다.

[너,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살면 안 돼. 너도 나쁘다는 걸 알아야지.]

그러고는 옆에 둔 상자에서 바늘을 꺼내 들었다.



나는 나를 찌르려는 줄 알고 그제야 [싫어! 하지 마!] 하고 울음을 터뜨렸는데, 카츠오는 갑자기 그 바늘로 자기 배를 찌르기 시작했다.

[아프다고! 야, 아프다고! 대단하잖아!]

카츠오는 악을 쓰듯 소리쳤고, 나는 이미 공포를 넘어서서 머리가 새하얘진 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바늘 5개 정도를 찔러넣더니, 카츠오는 옆 다다미방과 이어진 미닫이문을 열고 그 너머에 있던 의자를 가져왔다.

그러더니 다시 처음처럼 기괴한 하이텐션으로 돌아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이 쇼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박수!!]



또 혼자 박수를 쳤다.

바늘에 찔린 배도 엄청 아팠을텐데, 정말 제정신은 아니었던 거겠지.

그리고 바늘과 같이 두었던 밧줄을 꺼내 들고 의자 위로 올라가 또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 시점까지도 나는 넋이 나가서 멍하니 보고만 있었는데, 카츠오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상인방과 자기 목에 밧줄을 묶는 순간, 미친 듯한 공포가 엄습했다.

[하지 마! 하지 마!] 하며 악을 쓰고 울부짖었지만, 카츠오는 이미 내 목소리 따윈 듣고 있지 않았다.

[그러면 여러분, 축하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카츠오는 의자를 걷어차고 목을 맸다.

나는 너무 무섭고 혼란스러워서 미친 듯이 비명만 꽥꽥 질러댔다.

한 1시간쯤 지났을까, 체감상으로는 훨씬 긴 시간 후에야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외출에서 돌아오셨고, 2층에서 악을 쓰는 내 목소리를 듣고 계단을 뛰어 올라오셨다.



나와 목을 맨 카츠오를 본 두 분은 한동안 넋을 잃고 굳어 계셨다.

이내 할아버지가 나를 묶은 밧줄을 풀어주셨고, 할머니가 나를 꽉 안고 1층으로 데려가 주셨다.

그대로 할머니가 곁을 지키며 1층 안방 이불에 나를 눕혀주셨다.



그 사이 할아버지는 경찰과 우리 부모님에게 연락해 뒷수습을 하셨던 것 같다.

나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려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지만, 할머니가 [자거라, 그냥 푹 자두거라.] 하시며 다독여서 그냥 눈을 꼭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이후 이런저런 경찰 조사와 간단한 장례식이 끝난 뒤, 부모님과 나는 곧바로 그 집을 떠나 이사했다.



지금도 명절이나 추석 때 조부모님 댁에 가긴 하지만, 아직도 2층에는 무서워서 절대 올라가지 못한다.

목을 매고 미동도 없다가 갑자기 발작하듯 몸을 부르르 떨던 모습이라든가, 몸 안의 배설물들이 뚝뚝 떨어지던 광경이 아직도 눈에 끔찍하게 생생하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무서운 경험" 을 시켜주겠다는 카츠오의 목표는 완벽하게 달성된 셈이다.



최악의 형태로.

두 달 전쯤, 나도 당시의 카츠오와 같은 나이가 되었다.

참 기분이 복잡하다.

728x90